곽은주 2시집 『금강 랩소디』
충청남도 공주시 ‘공주여성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곽은주 시인이 2시집 『금강 랩소디』를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오늘의문학 특선시집’으로 발간된 이 시집에는 창작시와 함께 시인이 직접 그린 유화로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倍加)하고 있습니다. 이 시집은 ‘시인의 말’ ‘1 구름’ ‘2 물결’ ‘3 소금’ ‘4 날개’ ‘신웅순 문학평론가의 해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곽은주 시인은 ‘백수문학’의 신인상을 받아 시인으로 등단한 후, 시 창작에 전념하여 두 권의 시집을 발간한 분입니다.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신진문학인으로 선정되어 1시집 『숲은 너에게 동화가 있느냐고 묻는다』를 발행하였으며, 2시집 『금강 랩소디』는 충남 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발행되었습니다.
= 서평(신웅순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발췌하였음)
#1
곽은주 시인의 시집 「금강 랩소디」에 시는 73편 그림이 28점이다. 시화첩이라 불러도 괜찮을 듯 싶다. 제목 금강 랩소디의 랩소디는 관능적이면서 내용이나 형식이 비교적 자유로운 환상적인 기악곡을 말한다고 한다. 제목은 음악명이다. 이 시집에 시ㆍ화ㆍ음이 다 들어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옛사람들은 시를 ‘그림 같다’ 라든가 ‘소리가 있다’ 라든가 그렇게 평하기도 했다. 그림과 음악은 시와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시의 특성으로 정서, 리듬, 함축, 이미지를 들 수 있다. 음악과 그림이 시의 생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인의 시집에 눈길이 가는 것도 이런 시의 특성을 잘 드러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시인의 가장 슬픈 울음은 40대의 눈물이라고 했다. 40대의 막막한 눈물이라고 했다. 20대 60대의 시간을 청원했지만 그도 눈물이라고 했다. 시간을 청원한다 해서 시간이 얻어지는 것도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시간을 청원하고 있다. 지난날의 아쉬운 것들이 하 많이 있어 그런 것인가. 인생이란 거저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따지고 보면 인생 전체가 눈물이 아닌 것이 없다.
눈물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40은 온 길도 알고 갈 길도 안다고 했다. 40은 한 번쯤 인생을 되돌아볼 나이이다. 이쯤의 뜨거운 눈물이다. 디딤돌을 딛고 미래를 향해 가야할 나이이기도 하다.
시인에게는 회한의 눈물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닌 줄 알면서도 청원해보는 것이다. 많은 미련이 남아 있다는 증거이리라.
#3
시는 감정의 토로가 아니다. 감정이 미적 통로를 거쳐야한다. 이것이 정서이다. 시의 근본적 특징은 정서에 있다. 감정은 의식 속에 정서는 무의식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무의식을 의식 밖으로 끌어올리는 무수한 작업들을 해야하는 것이 시인이 할 일이다.
어찌 보면 시는 비논리적이고 추상적인 것 같지만 거기에는 진실이 숨어있다. 또한 시에는 두 가지가 맞물려 창작된다. 음악성과 회화성이다. 언어로 작곡을 해야 하고 언어로 그림을 그려야한다. 이런 점에서 직조된 시인의 시는 시의 특성들을 골고루 갖추었다고 생각된다.
금강은 충청도의 젖줄이다.『금강 랩소디』는 충청의 목소리이다.
시와 그림으로 들려오는 랩소디, 곽은주 시인의 시집 상재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행복이란 물질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소한 생활에서 얻어지기도 하지만 자신의 시 쓰기만으로도 시인에게는 따듯한 행복일 수 있다.
#4
금강 랩소디를 들으며 시인의 마음을 하나하나 따라가 천착해보기로 한다.
1부 표제 그림에 ‘구름이 바다에서 온다는 것을 바다에 가서 알았다.’라는 제목이 보인다. 지평선 너머에 구름이 있고 해변에 빈 배 두 척이 있는 그런 그림이다. 「비」 그림에는 ‘비가 온다’ 라는 제목이 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고 시인은 창가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뚝뚝 지는 빗방울을 바라보고 있다.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인은 잊고 있는 것과 버릴 것, 간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현학적이면서 철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