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에 물이 생겨서 연료필터에 물이 가득차게 되어 개~~~고생을 했던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차가 똥차이더래도 보험 가입 후 첫 견인한 사례였는데
그 다음 날 다시 견인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섬에서도 또 섬으로 들어가야 있는 제 소유지에 비파나무 묘목을 심어 보겠다고
광주에서 두 시간 거리를 달려 갔더랩니다.
을매나 찾아 보지를 않았느냐면....
다음 지도를 보니 제 땅 바로 옆으로 길이 났더군요.
길이 난 사실을 다음 지도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더랩니다.
그 다음지도를 참고삼아 땅을 찾아 헤메이고 있는데 도무지 못찾겠습니다.
그 와중에도 시간은 흘러 오후 5시 30분이 지나니 묘목은 고사하고 땅 위치만 확인하고 다시 2시간 달려 광주로 가야 겠다 싶었습니다.
섬의 길은 평탄하지 못하고
섬의 길은 넓지 못하여 도무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대략 이 쪽이겠거니 싶어 따라가는 길이 문득 높이 솟구치더니 아래로 꺾입니다.
이 길이 도대체 자동차가 갈 수 있는 길인가 싶어 하차하여 잠깐 살펴보는데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가 있습니다.
아핫....여기도 자동차가 다니는 길인가 보다 하고 거의 깎아지른듯한 길을
브레이크 쉼없이 밟고 밟으며 내려와서 좁은 공간에 주차를 하려고 앞으로 뒤로 톱질을 하는데
느닷없이 클러치가 헐렁해 집니다.
그리고 클러치가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내려가서 클러치 매커니즘(영어로 하니 쪼매 있어 보이지요? 마땅한 단어를 몰라서....ㅡ,.ㅡ;;)을 더듬어 보니
클러치의 스위치 격인 오페라 실린더 고무가 찢어져서 브레이크 액이 흘러 버렸습니다.
시간을 보니 5시 48분, 금요일 퇴근시간 무렵입니다........갑자기 트럭 구동이 안되니 막막해 집니다.
그 막막함이 앞으로 대책없이 12분 후가 되면 절망으로 변해 갈겁니다.
절망은 무슨?? 차에서 발발떨며 일요일 밤까지 사흘밤만 견디면 되는데..... 36년 버틴 선조도 있는데 고작 3일을 못버텨??
일단 섬에서 빠져 나가야 합니다.
당황하니까 실린더 명칭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송정리 단골 카센터에 전화를 해서 터진 실린더의 이름이 오페라 실린더임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긴급출동서비스를 신청한 후
가까운 본섬의 부품판매 회사 전화번호를 카카오 맵을 검색확인하여 전화를 합니다.
'엽세여~~ 제 차가 97년식 세레스인데요. 오페라실린더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부품금액은 전화이체 해드릴 터이니 아가씨가 퇴근하고 난 후에라도 제가 찾아 갈 수 있도록
아가씨하고 저만 아는 위치에 짱박아 놓고 퇴근해 주실래요?'
다행히 눈치빠르고 이해력 좋은 아가씨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입금확인이 되면 사무실 앞에 주차해 놓는 트럭 화물칸 구석에 짱박아 놓겠답니다.
견인기사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사장님 견인계약이 10km까지이네요? 10km 초과되는 거리는 부담하셔야 합니다.'
.........이런 무슨 계약을 그리도 짧게 했나 싶어 잠시 출동을 보류해 달라고 해 놓고
마을 주민하고 협상을 시도했습니다.
견인차를 부르느니 본섬에 가서 부품을 가져와서 고칠 심산이었던 것이지요.
.........그 막막한 순간에도 짠돌이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이놈의 짠돌이 소금가마 영감탱이.....ㅡ,.ㅡ;;;
3만원을 부르는 제 도시적 거리감에 섬의 공간개념으로 5만원을 부르는 현지 주민....
동정심이 1도 없는 현지 주민의 이성적인 접근에 문득 열이 훅 받습니다.
황당한 상황에 잠시 제가 평소의 지론을 팽개쳐 버린 겁니다.
당신의 세계는 당신의 세계대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라는 평소의 주의주장도 저를 압박하는 환경에
갈 길을 잃어 버린 것이지요.
잠시 생각할 여유를 달라고 주민에게 양해를 구한 후에 보험회사로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했습니다.
'제 견인계약이 10km라는데 맞는 내용인가요?'
담당자가 확인해 준 견인거리 계약내용은 50km 랍니다.
오케이!!
견인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최대한 빨리 현장으로 와달라고 하였습니다.
현장으로 해떨어 진 이후에 도착한 견인기사!! 꼼꼼하고 성실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언덕을 넘어 고개를 넘어 본섬의 부품판매회사 뒷길에 도착하니 시간은 밤 8시
부품은 트럭 구석에 몸을 숨기고 있습니다. 배려해 준 아가씨가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인근의 주유소를 찾아 누유된 브레이크 액을 구입하고 다시 걸어서 인근의 다이소를 찾아 스패너를 샀습니다.
다이소를 찾아서 털레털레 걸어가는 중에 여자사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트럭이 퍼져서 공구를 사러 가고 있다는 말에 여사친이 하는 이야기...
'네 인생이 많이 가여워.....'
'염병할 년....내가 가엽긴 뭐가 가여워?? 나는 잼나서 시방 깨춤추고 있다~'
가엽든 깨춤이든 콩춤이든 어찌되었든 준비완료!!!
핸드폰 후레쉬 기능에 의지해 트럭 밑으로 기어들어가 스패너로 오페라실린더 고정 너트를 풀려고 시도하는데
아핫....싸구려 다이소 스패너는 너트를 물자 마자 풀려 버립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이 섬의 정비업소는 모두 문을 닫고....그렇지 않아도 일찍 문닫는 가게들이 코로나로 더 일찍 닫습니다.
결국 마지막까지 기대지 않으려 연락하지 않던 현지의 군대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후배는 친구 개업식장에서 술을 마시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도 제 전화를 받고 스패너 세트를 들고 쫓아왔습니다.
역시 해병대!! 아....여기서 살짝 군대 이야기....죽을 때까지 놓지 못하는 남자들의 뻘소리.....ㅡ,.ㅡ;;;
-최근 강철부대라는 프로에서 모 특수부대 아이가 해병대 특색대 아이들을 보며 우습게 봤었다는 장면에 살짝 웃겼습니다.
그 아이들도 스스로 대단하다고 여기겠지만 해병대는 특색대 뿐만 아니라 일반병들까지 못지 않게 자부심이 넘치거든요.
제 기억중에 남아 있는 어이없던 일 하나가 육군 공수부대 출신 아이들이 여기는 내가 최고라는 의식입니다
원래 해병대는 50년 전부터도
1개연대의 편재자체가 산악부대(유격), 공수부대(공중강습), 기습특공부대(수상침투) 3개 대대로 조직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제 회사 동기 중에 육군 공수부대 출신 아이가 어느날 이야기 중에 바락바락 고집부리며 아는 척 해대는 것이
'해병대에 공수부대가 어딨어? 공수부대는 대한민국에서 특전사 한 곳 뿐이야'
예....결국 남대문에 가보지 않은 특전사 아이에게 졌습니다.
해병대에는 공수부대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고 웃고 말았습니다.
강철부대에서 해병대 특색대를 우습게 평가한 고놈의 귀여운 출연자에게도 그런 웃음 한 방 날려 줍니다.
긍게 지 잘났다고 생각하면 그냥 속으로 염불하고 말 일입니다. 표현되는 순간 바보됩니다. 아....그러면 제가 바보??
하기야 그리 잘난 부대가 많아야 이 나라가 더 안전해 지지요.
암튼!!!
어디 사람이 일한답니까?
원래 일은 공구가 하는 겁니다.
후배가 도착하자 마자 공구를 건네받고 순식간에 부품을 교환했습니다.
후배는 브레이크 액을 보충해 가면서 운전석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대고
저는 고쳐지는 차량의 상태를 보는 즐거움에 빠져 뿜어나오는 브레이크 액을 얼굴로 다 맞아 줍니다.
상황종료!!!
고물딱지 차 덕분에 잼난 기억을 하나 더 챙겼습니다.
어둠 속에 길게 누운 도로를 달리며 뿌듯함에 다시 새겨보는 이야기 하나...
기계든 사람이든 온전히 믿으면 새된다.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살펴보고 뒤돌아 보고 두들겨 볼 일이다.....암만~~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껴서 까무러질뻔....
암튼 금손 이세요
재산을 남겨야 할 이유도 없는데 짠돌이 짓하다 보니 어디가든 고생문이 활짝 열러서 환영해 줍니다.
실은 위의 장소도 해남에 귀산촌하신 저보다 훨씬 늙은 노부부의 부탁으로 관리사 증축작업하다가 간 것이라
시간대도 너무 늦었었고 고생의 연장선인 것도 부인못할 상황이었습니다.
고생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