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은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26일간 굶고..........도서관에 앉아서
있다가 쓰러지셨다는데...........
고려대 전체수석졸업...........
그녀는 쇄골이 뚜렷할 정도로 야위어
병원복을 입고 누워 있는데...........
주민등록도 말소이고..........
윌든이 생각난다.
왜냐하면.........나도 역시 이방인이니까
이러저러한 옛날의 추상주변을 늘............
빙빙 돈다.
어릴적에 지나온 일들과
자라오던 역사와
늘 일어나는 현실을.....잊지 않는다.
미래는 당연히 다가 오지만
마음은 늘 과거에 산다.
보살은 늘 입는 옷에.........
깊이 눌러쓴 모자에..........
냉정하지도 않고
손을 내밀지도 않는다.
나도 같은 것을 기준으로 길을 돌고 돌며
같은 길에서 헤매이고 방황한다.
겨울행이 내 어릴적.........꿈속이라면
중광보살님은............지금 나의 꿈이다.
그녀는 우주에 대한 연구가 목적이고
나는 부처님이 목적이다.
겨울행으로서...........나의 길을 삼고
보살로서 나의 도반으로 삼는다.
집이 있고 배우자가 있고
자식이 있고.............아파트와 차가 있다고 하여
머무를 곳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나그네다.
그녀와 나는 머무를 곳이 없기에............
걷고 또 걸으며
사색하고 또 사색한다.
우리는 어차피.............길고 먼 여행자이고
머무를 곳 없는 나그네이다.
애착하여 방과 부엌에 살다가...........귀로에
사라지느니.............
아예 길을 걷고 산에서 자고
들판에 걸터앉고
숲에서 휴식하리라!
중광보살이여!
천수경을 읽고.............능엄경을 읽으며.............
하느님과 부처님의 길을 걷는다면
대지가 강과 산과 물과 바다가
비와 눈과 달과 별이...모두 내 침상이 되련만..........
더오래 남아........
나의 도반이 되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