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여정을 돌아보며
이곳에 둥지를 튼 지도 어느덧 일 년이 넘었다. 지난해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터전에 정착했을 때만 해도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이곳의 따뜻한 분위기와 서로를 배려하며 보듬어 주는 이웃들 덕분에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참으로 보람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쏜살같이 지나간 날들을 떠올리면 기쁨이 가득하다. 그동안 쌓아 온 추억들을 마음의 곳간에 차곡차곡 담아 두고, 때때로 꺼내어 음미해 본다.
지난해 12월에는 이곳에서의 삶을 정리한 문집 《청명원의 아침》을 출간했다. 입주민 여러분의 따뜻한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큰 보람을 느꼈다. 이곳에서의 삶은 곧 이웃들과 함께하는 삶이었다. 아침체조와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서로 정을 나누며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어 가고 있다.
그동안 이곳에서 소중한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다. 지난 3월에는 벚꽃을 찾아 진해 군항제를 다녀왔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도 아름다웠지만, 해군기지사령부를 둘러본 일 또한 인상 깊었다. 마산에서 맛본 아귀수육의 별미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또한 국민체조 회원들과 함께 울산 방어진에서 먹었던 전복비빔밥을 떠올리면 지금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4월에는 기장 마라톤에 참가했다. 딸과 사위와 함께 완주하며 오래도록 간직할 추억을 만들었다. 국민체조 단원들과 회장님께서 베풀어 주신 따뜻한 환대 역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때 만들어진 ‘라우어 인생’은 지금도 아침체조에 앞서 율동과 함께 울려 퍼지며 청명원의 아침을 활기차게 깨우고 있다.
5월에는 ‘오월의 왈츠’ 행사로 강릉을 다녀왔다. KTX를 타고 떠난 열차 여행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동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산천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강릉에서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기념관, 그리고 허균과 허난설헌의 기념관을 둘러보며 조선 중기 문인들의 삶과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일 년의 여정을 되돌아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평안하다. 이제 이곳의 삶은 나의 일상이 되었고, 다시없을 소중한 여정이 되었다. 아침이면 정원을 거닐거나 송정해수욕장을 다녀오고, 스트레칭과 아침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세라젬과 수영으로 꾸준히 건강을 다지며 몸의 유연성과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아침에 가볍게 뛰어보면 몸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졌음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벌써 6월,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자연은 더욱 푸르러지고 꽃과 열매는 무르익어 간다. 라우어의 정원에도 온갖 초목이 싱그러운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아침저녁 산책길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으며,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고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