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이 밭둑에서 덩굴손으로 땅위의 지형지물과 울타리 등을
감아 단단히 부착시켜 의지하며, 6월 하순의 태양아래
잎이 넓고 길게 공간을 차지하면서, 무성하게 자라고,
한낮의 산들바람에 가볍게 흔들린다.
빨리 심은 호박에서는 벌써 조그맣게 호박열매가 열리고 있다.
그것을 보고 있자니, 벌써부터 여름철의 맛있는 밥상을 떠올린다.
호박은 여름의 우리식탁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호박이란 참 옛적부터 우리들의 영양섭취에 크게 기여하고있는 식료이다.
여름 무더위에 입맛 달아날 때, 우리의 전통 영양식품인 된장에다
듬성듬성 썰어 넣어 끊어서 먹는 호박된장국 먹을 때의 흐뭇한 감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여전하지만,그때도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그러기에 여름내내 호박이 자라나는 것을 보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다.
며칠 안 보다가 가서 보면, 대견하게도 어느새 많이 자라 있다.
우거진 풀과 넓은 잎사귀에 가려서 안 보이던 호박이
가까이 가서 연한 흰 빛깔이 있는 연두색 애호박을 발견할 때는
순간 보물을 발견하듯 놀란다.
게중에는 호박열매가 조그맣게 생겨서 잘 자라나나 싶어 좋아했는데,
며칠 지나 다시 가보면, 갑자기 떨어져 버리는 것을 볼 때는 실망스럽다,
지금 생각하면,수분이 되지 않으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호박은 한여름날 살갗에 따갑게 내리쬐는 땡볕 아래에서도
오히려 좋다는 듯, 열과 빛을 흡수하여 제 세상인양 잘도 자란다.
아마 남방 계통의 식물이어서다.
태풍에 바람이 세차게 몰아칠 때도,폭우가 내릴 때도,
그 넓은 잎으로 기꺼히 바람과 폭우를 맞으면서, 호박열매를 보호한다.
7월이 다가오는, 태양이 바로 머리위에서 내리쬐는 성하인 요즘,
길가의 호박이, 가는 사람들이 발길을 잠시 멈추고 자라는 모습을
보게 한다,
열흘정도에 한번씩 보러가면 부쩍 커버린 호박을 보는 즐거움으로
여름의 시간이 그렇게 흐른다.
낮이 맑든,궂은 대로 잘도 자라고 있는 호박은 날씨에 잘 적응하는
천연의 능력 보유자다.
그리고 여름이 무르익는 8월에는, 호박은 여기저기에 마치 큰바위를
깔아 놓은 것처럼 크게 자라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시간이 흘러, 가을의 쓸쓸한 소슬바람(추일슬풍)이 불어오면,
호박 잎사귀 진황색으로 변하고, 호박은 붉게 익어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나의 한해의 행복이여라.
그러나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호박은 끝까지 남아 겨울 안방에서 달짝지근한 호박죽을
맛보게 한다.
첫댓글 누가 호박꽃도 꽃이냐고 했던가요?
얼마나 이쁜꽃인데요~ㅎ
호박잎, 애호박, 늙은호박까지
버릴것이 없지요
음악까지 좋아서 느긋한
점심을 즐깁니다
제목은 호박이 여름친구라 했지만 호박의 일생을 사계절에 담아 잘 표현하셨습니다.
호박이란 야채에서도 인생을 배우게 하는 슬풍 형님은 시인 기질을 타고 났음이 분명합니다.
덤으로 처음 듣는 노래도 알게 하는 귀한 글 잘 읽었습니다.ㅎ
호박을 참 좋아하는데 그래서 내가
호박처럼 생겼나 ?~
호박꽃은 열매가 열리는 꽃이 있고
호박이 열리지 않는 꽃도 있더라구요
요즈음 호박이 제철이지요 ~
맛있어요 어떻게 먹어도 맛있습니다~^^
호박 없인 난 못 살아요 ㅎㅎ
유난히 호박을 좋아하는 저는
부침개도 호박이 주재료 에요
게다가 요즘엔 호박잎 으로
쌈을 싸서 먹지요
얼마나 맛있는지 요건 며느리도 몰라요 ㅎㅎ
음악 까지 완벽한 호박예찬글(^^) 수고하셨어요
추일슬풍님
감사합니다
호박전을 양념간장에졸인 반찬을좋아하던 아버지를위해 한여름 비지땀을 흘리시며 호박전을 부치던 엄마가 생각나네요 .
식구가 많아 10개쯤은 하시지않았을까요?
여름철 대표음식 호박
특히 호박잎은 살짝데쳐
된장에 쌈을싸서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 되지요.
배경음악 들으며 쉬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