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지 않은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은
요한 세례자가 먹고 마시지도 않자 마귀가 들렸다고 헐뜯고,
예수님께서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리시자 먹보요 술꾼이라고 비난한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변덕을 장터에서 놀이하는 아이들과 비교하신다(복음).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행태를 비판하시며 인용하신 말씀입니다.
보좌 신부 때 이 말씀을 묵상하며
주일 학교 중고등부 학생들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놀이를 마련해 주어도 그들은 그다지 신이 나는 것 같지 않았고,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주어도 그들은 그다지 진지한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너희는 내가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하여도 울지를 않네?’
그런데 가만히 복음 안에 머무르면서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대변하는 대리자이고, 청소년들은 그러한 저를 따라야 할
우매한 군중이라는 식의 발상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아이들이 무엇으로 기뻐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고,
오히려 그들의 기쁨은 별것 아니며 철없는 수준으로 생각하고
무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무엇에 눈물을 흘리고 심각하게 여기는지,
그들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채,
그저 저의 계획에 잘 따라오라고 강요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마치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신부님은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신부님은 가슴을 치지 않네요.’
우리는 어떠합니까?
형제들 안에 계신 예수님께서 기뻐하실 때 함께 기뻐해 주고,
눈물을 흘리실 때 함께 울어 주고 있는지요?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루카 7,34)
사람들로부터
비난 받기가 두려워진다면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였던
주님을 생각하라.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신
그분께서 걸어가신 길에서도
사람들의 비난이
얼마나 쇄도하였던가를.
- 김혜선 아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