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아 키릴렌코는 국적(러시아)과 나이(22), 경기 중 괴성을 지르는 모습 등이 마리아 샤라포바와 닮은 꼴이지만 기량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22일 한솔코리아오픈 1회전에서 키릴렌코가 온힘을 다해 리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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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마리아, 마리아, 시끄러운 마리아
한솔오픈 출전 키릴렌코, 샤라포바 못잖은 괴성 내지르며 2회전에
"마리아는 모두 시끄러운가?"
WTA(여자테니스협회)투어 한솔코리아오픈 1회전이 시작된 22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마리아 키릴렌코(54위·러시아)의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이런 수군거림이 나왔다.
금발에 깔끔한 외모로 '제2의 마리아 샤라포바'로 불리는 키릴렌코는 원조 '괴성녀'인 샤라포바만큼이나 강력한 괴성으로 코트를 쩌렁쩌렁 울리게 했다. 샤라포바는 비명에 가까운 하이톤 목소리지만 키릴렌코는 남자 비슷하게 묵직한 저음이라는 점만 달랐다.
키릴렌코는 이름이 마리아로 샤라포바와 똑같고, 같은 러시아 출신에다 동갑내기(22세) 미녀 스타라고 한동안 관심을 끈 선수다.
하지만 샤라포바가 윔블던 정복 등으로 대형스타로 성장했지만 키릴렌코는 아직 50위권을 맴돌고 있다. 키릴렌코는 이날 첫 경기에서도 호주의 신예 소피 퍼거슨(144위)과 접전을 벌인 끝에 2대1로 가까스로 승리해 2회전에 올랐다.
32명이 출전한 이번 한솔 코리아오픈엔 '얼굴 보고 선수를 불렀다'는 말이 나올 만큼 미모의 스타들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4번 시드를 배정받은 또 다른 미녀 스타 소라나 키르스테아(29위·루마니아)는 안나 레나 그렌펠트(77위·독일)에게 1대2로 패하며 탈락해 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을 '실망'시켰다.
대회 톱시드인 세계 21위 다니엘라 한투코바(슬로바키아)는 전날 열린 선수 환영 리셉션에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와 '코트의 모델'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자태를 뽐냈다. 한투코바는 23일 모리타 아유미(일본)와 1회전 경기를 치른다. 한국의 이예라(564위)는 한때 세계 4위까지 올랐던 일본의 다테 기미코와 1회전을 갖는다. 김동석 기자
동아일보
한솔코리아오픈 한국 3명 출전해 1회전서 2명 탈락
국제무대 ‘높은 벽’ 실감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한솔 코리아오픈은 지난해까지 5회째가 되도록 한국선수가 단 한 명도 단식 2회전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과연 어떨까. 3명이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출전했지만 22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열린 1회전에서 두 명이 탈락했다. 유미(638위·삼성증권)는 메건 쇼너시(813위·미국)에게 0-2(0-6, 3-6)로, 김소정(300위·한솔)은 셔널 시퍼스(139위·남아공)에게 역시 0-2(1-6, 3-6)로 졌다. 23일 다테 기미코(155위·일본)와 1회전을 치르는 이예라(564위·한솔)만이 남았을 뿐이다. 다테는 한때 세계 4위까지 올랐다 1996년 은퇴 후 지난해 12년 만에 복귀했다.
한국 여자 테니스는 WTA투어 개최, 삼성증권과 한솔그룹의 주니어 집중 지원 등 환경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이진수 토너먼트 디렉터는 “선수 육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나약해 국내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단식 우승자인 ‘미녀 스타’ 마리야 키릴렌코(54위·러시아)는 소피 퍼거슨(144위·호주)에게 2-1(4-6, 6-1, 6-2)로 역전승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중앙일보
[스타 데이트] 내달 현역 은퇴하는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 이형택
“후배들아 세계로 나가라, 지더라도 더 많이 배운다”
21일 강원도 춘천의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 이곳에서 만난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 이형택(33·삼성증권)은 흰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모자를 쓴 채 당장이라도 코트에 나설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가 내민 명함에는 ‘아카데미 원장 이형택’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형택은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챌린저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접는다. 국가대표 고별전이었던 7월 데이비스컵(국가대항전)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1그룹 플레이오프 중국전이 사실상의 은퇴 무대였다.
한국 테니스는 ‘이형택’이라는 이름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한국인 최고 세계랭킹(36위), 그랜드슬램대회 US오픈에서 두 차례 16강 진출, 한국인 최초의 ATP(프로테니스)투어 대회 우승,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합류 등 빛나는 발자취를 남겼다.
◆세계랭킹 150위? 말도 안 돼=이형택은 건국대에 진학할 때까지도 최종 목표가 국가대표였다. 그는 “꿈을 키울 만한 롤모델이 없었다. 국가대표가 되고 나면 그 후엔 뭐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형택은 1994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선배들이 줄줄이 패할 때 연이어 상대국 선수들을 꺾었다. 그가 95년 삼성증권 남자 테니스단에 입단했을 때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세계랭킹 150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형택의 랭킹은 300~400위권이었다. 이형택은 “동료들이 ‘그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감독님도 그게 이뤄질 거라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당시 선수들은 ATP 투어대회보다 낮은 등급의 퓨처스, 챌린저 대회에서 승수를 추가해 랭킹을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 WTA(여자프로테니스) 투어에서 활약하던 박성희(은퇴)의 조언이 전환점이 됐다. “작은 대회에서 이기는 것보다 큰 무대에서 지는 게 더 많이 배운다. 큰 물로 나가라.”
그는 99년 말 189위에 올랐다.
◆밤을 지새우고 나선 US오픈 16강전=“더 욕심을 내보자”는 목표를 세운 계기는 2000년 US오픈이었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밟아본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에서 상위 랭커를 줄줄이 꺾고 16강까지 올랐다. 한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형택은 “2회전에서 랭킹 13위의 프랑코 스킬라리(아르헨티나)를 만났는데 공을 받아보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세계 30위권, 10위권을 이겼다면 나도 그 정도 랭킹까지 갈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2000년 US오픈 16강전 상대는 당대 최고의 스타 피트 샘프러스(미국)였다. 그는 “경기 당일 새벽에 잠이 깨서 한숨도 못 잤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최고의 스타와 내가? 한 게임도 못 따고 진다는 생각만 들었다. 실제 그렇게 예상한 사람도 많았다고 하더라”며 “한 게임을 따내자 ‘할 건 다 했다’는 생각이 들어 편안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몰고 가며 선전했지만 결국 패했다. 그는 “겁없이 들이댄 덕분에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서른, 잔치는 시작…세계랭킹 36위=전 여자 테니스 대표 전미라(은퇴)는 이형택의 장점에 대해 “심리적 압박감에서 쉽게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택은 2003년 생애 첫 ATP투어 대회 우승컵을 안은 아디다스 인터내셔널대회 때도 부담 없이 경기했다.
그는 거기에서 안주하지 않았다. 2007년 US오픈에서 다시 한번 16강에 올랐다. 이형택은 “한 번이면 어쩌다가 갔다고들 할 텐데 두 번째였다. 결혼 후 두 아이를 얻고, 투어에서 내 장단점이 낱낱이 파헤쳐진 이후 얻은 소득이라 더 뿌듯했다”고 했다. 2007년 8월 이형택은 생애 최고 랭킹인 36위에 올랐다. 당시 31세의 그를 두고 ‘회춘’했다고들 했다. 이형택은 “테니스 치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투어 때 관광도 하고, 골프도 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테니스를 즐기자”며 마인드 컨트롤을 한 덕분이었다.
◆‘영어 울렁증’은 떨쳐내라=가장 큰 스트레스는 영어였다. 그는 “경기에서 이기면 카메라를 들이대며 영어로 물어볼 텐데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집중을 못할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것만 빼면 투어 생활이 즐거웠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생활한 경험도 소중했다. 앤디 로딕(미국·6위)은 대회 때마다 자신의 라커에 타블로이드지에서 오린 비키니 미녀들 사진을 붙여 놓는 버릇이 있다. 로저 페더러(스위스·1위)는 성격이 좋아 선수들도 모두 그를 응원할 정도지만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27위)는 경기장 밖 매너가 좋지 않아 선수들이 싫어한다. 이형택은 “영어를 잘했다면 정보도 많이 얻고 인맥도 넓혔을 것이다. 후배들에게 영어를 배워 두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은 어려운 환경에 금세 적응한다. 세계 무대로 나가야 더 큰 자극을 받고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춘천=이은경 기자
이형택은 …
▶출생 : 1976년 1월 3일 강원도 횡성
▶ 출신교 : 횡성 우천초-원주중-춘천 봉의고-건국대
▶키 1m80㎝, 몸무게 76㎏
▶ 가족 : 10년 연애 끝에 2004년 결혼한 부인 이수안(33)씨와 딸 송은(3), 아들 창현(2)
▶ 국가대표 성적 : 98년 방콕아시안게임 단체전 금, 99년 팔마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 단식 금, 2006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 2008년 데이비스컵 월드그룹에 21년 만에 진출
▶ ATP 투어 성적 : 우승 1회(2003년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통산 161승164패
▶ 현재 세계랭킹 : 134위 (최고 랭킹은 2007년 8월 6일의 36위)
▶ 그랜드슬램 대회 최고 성적 : 2000년·2007년 US오픈 16강
▶ 취미 : 골프(베스트 스코어는 76타). 장타에 집착하다가 그걸 버리니까 스코어가 쑥 내려가더라
▶ 주량 : 예전엔 많이 먹었지만 요즘은 소주 1병
▶ 애창곡 : 쿨의 ‘슬퍼지려 하기 전에’, 노래를 잘 못해 랩 부분은 생략
▶ 장래 희망 : 가족 네 명이 복식 조를 짜서 함께 테니스를 치는 것. 요즘 딸에게 테니스를 가르치고 있다
국민일보
테니스 前 세계1위 에넹 현역 복귀
US오픈에서 '슈퍼 맘 돌풍'을 일으키며 정상에 오른 킴 클리스터스(26·세계랭킹 17위)에 이어 여자프로테니스(WTA) 전 세계 1위 쥐스틴 에넹(27·이상 벨기에)도 현역에 복귀한다.
AP통신은 에넹이 23일(한국시간) 현역 복귀를 발표할 것이라고 벨기에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고 전했다.
세계 1위를 지키던 지난해 5월 돌연 은퇴를 선언한 뒤 유니세프 대사로 활동해 온 에넹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많은 잔부상을 앓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복귀에 부정적이었으나 최근 훈련을 다시 시작하며 복귀 가능성을 높였다. 에넹의 현역 복귀는 클리스터스의 최근 활약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넹과 함께 '벨기에 듀오'로 세계를 제패했던 클리스터스는 2년 반의 공백을 딛고 복귀한 지 1개월여 만에 출전한 첫 메이저대회에서 미국의 윌리엄스 자매 등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에넹은 클리스터스가 정상에 오르자 자신의 홈페이지에 "클리스터스가 해낸 성과에 진심으로 축하를 한다. 당신이 이룬 결과는 정말로 환상적이다"라고 적었다. 김준동 기자
편집 박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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