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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그.. 일러스트를 넣어보고 싶다라는 맘에 막 그리기 시작했지만..
스케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그림은 완성된 후였습니다.. ㄱ-;
다시 말하지만 찐한건 없어요 누님.. 살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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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머리맡에 있는 시계를 힘겹게 쥐고 확인하니 AM 6:40을 알리며 깜빡이고 있었다.
원래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타입이 아닌데 몸이 불편해서 눈을 떠버렸다. 게다가 오른팔은 어째서인지 움직여지지도 않는다.
어째서인지 평소와는 다르게 덥고 몸도 무겁고...
“음냐~ 키스케-...”
......... 원인은 셰릴 이 녀석인가.. 내 허리가 무슨 고목나무냐. 옆으로 누워서 이렇게 꽉 안고 있으면 네 팔, 다리에 쥐가 날텐데.
코알라처럼 매달려 있으니까 움직이지도 못하고 갑갑하고 불편하다. 불쾌지수 최고조다.
“이걸 그냥...”
내 오른팔엔 아주 당연하다는 듯 자기 머리도 올려놨다. 내 팔이 안 움직였던 이유는 이거였나.. 팔이 슬슬 저려오기 시작하는데.
“.....”
작은 숨소리가 새근새근하고 귀에 들어온다. 자면서 코가 막혔는지 살짝 거칠고 불규칙하다.
이렇게 귀여운 얼굴에 세상 걱정 하나 없는 애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으면... 때리지도, 깨우지도 못하잖아. 젠장.
“하하.. 난 지금 뭘 하는거냐...”
포기하자. 어정쩡하게 일으키려던 몸을 다시 침대로 돌려놨다. 잠도 안오고 그냥 멍하게 하얀 천장만을 바라봤다.
베개에 머리를 좀 더 파묻었다. 푹신한게 기분이 좋다. 잠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뭔가 의미가 있는것도 아닌데.
그냥 문득 멍하게 있으니 떠오르고 말았다. 그러다가 다시 셰릴의 얼굴을 본다.
천진난만하게 자고 있는 얼굴.
19살이란게 안 느껴질 정도로 훨씬 어려보이는 얼굴.
그 모습에 맞게 지독할 정도로 순진한 녀석.
지금 넌 뭘 생각하고 있냐, 셰릴.
기억은 1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와 같이 작업을 하고 있던 나에게 나완 전혀 상관없을 법한 큰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글렌 키스케씨.. 인가요?』
“네, 그런데요.”
『셰릴 크로우양의 보호자 되시죠?』
“......”
보호자? 왜 나에게?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긴장하고 있는데 간호사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듣고 있으면 듣고 있을수록 머리는 하얗게 지워졌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다.
마지막 기억에 남았던건 병원의 위치를 들음과 동시에 뛰쳐나갔다는 것.
다시 전화의 내용을 잘 떠올리고 보니 내용은 이러했다.
평소와 같이 도장에서 연습을 하던 셰릴이 코와 귀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는 것이다.
원래는 근처 작은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상태가 심각해져 큰 병원으로 했다는 것이다.
셰릴은 현제 부모님들과 의절 중이므로 그녀의 사부, 사범인 그레이라는 작자가 내 연락처를 알려준 모양이다.
그 나름대로의 최대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자세한건 알 수 없지만 뇌질환이라는데... 그거 그렇게 큰 병이던가?
“네..? 다시 말해주시겠습니까..?”
난 내 귀를 잠시 의심했다.
“그러니까 셰릴양은 현제 뇌졸중중 하나인 폐색증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폐색증이란게 어떻게 생기는지 아직까지 알려진 원인은 없습니다만.
뇌동맥이 얇아지는 것인데 이것의 증상으로는 손, 발의 힘 부족, 언어장애, 의식장애, 가볍다면야 경련이나 구토로 끝나겠지만...“
“그럼 가볍지 않다는... 겁니까..?”
“셰릴양의 경우에는 손과 발의 힘 부족 증상입니다. 어떤 의미론 다행이지만 셰릴양의 경우엔.. 가장 중요하지요...?”
그 녀석한테서 검을 뺀다면 셰릴은 살아가지 못한다. 그게 그 녀석 인생의 전부다. 그걸 버려야 한다니..
“그리고 셰릴양은 동맥 경화성 동맥 폐색증도 같이 앓고 있는것 같습니다.”
범생이티가 팍팍나는 의사선생이 뿔테안경을 바로잡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동맥 경화성 동맥 폐색증이라니... 그건 노화현상에 일어나는...
“그렇습니다. 셰릴양의 경우엔 몸에서 산소를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어요. 그 결과, 무릎의 연골을 시작으로 다리 전체가 서서히 마비돼가는 증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대로 운동을 계속 하다보면 손은 젓가락을 겨우 쥘 정도로 약해지고 다리는 돌처럼 굳어 쓸 수 없게 됩니다.”
“수술이나 치료법도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후유증이 다소 위헙하긴 해도..”
“네, 수술이나 치료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요즘은 후유증도 거의 없지요, 다만...”
“다만?”
“수술과 치료를 받은 후, 셰릴양은 지금의 30%.. 아니, 20%도 되지 않는 체력을 갖게 됩니다. 악력도, 근육의 힘도. 지금처럼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리허빌리를 통해 어느정도 기본적인 쳬력은 만들 수 있겠지만 기껏해야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두면... 평생을 휠체어와 같이...”
“아니, 아니.. 잠깐, 잠깐만요.”
이건 너무 갑작스럽다. 당사자도 아닌 내가 지금 이 얘기를 들어야 하나? 들어서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내가 셰릴을 위해 뭘 해줄 수 있는거야? 이 수술을 시켜서 셰릴이 좋아할까?
하지만, 그래도 재활치료만 잘하면 다시 검을 쥘 수 있어. 똑같진 않아도 현란한 기술을 부릴 수 있어.
노력만 한다면. 내가 옆에서 잘 지켜만 준다면. 좀 더 좋아질 수도 있을꺼야.
“수술... 하시겠습니까..?”
“....”
그걸 나에게 물어봐야... 난...
“조금만, 조금만 더 경과를 보고 결정할께요, 선생님. 상태가 조금이라도 안좋아지려 하면 포기할께요.
그러니까. 이번 말에 있는. 대회까지만. 그때까지만요. 나도 두 번 다시 검을 놓긴... 싫으니까요.”
셰...릴...? 다 듣고 있던거냐? 언제 이리로 온거야..? 분명 심각하다고..
“그냥.. 좀 전에.”
어색하게 웃고 있다. 그 웃음, 너무나 슬프게 느껴져 마음이 저려온다.
왜 어울리지도 않게 강한척 폼 잡고 서 있는거냐? 울고 싶잖아? 왜 내가? 라고 억울해해야 하잖아! 왜... 왜...
“왜, 키스케가 울고 있는거야?”
“안 울었어..”
“그래? 내 눈엔 그렇게 보였는데.”
새끼 제비같이 위태위태한 목소리와 표정, 몸도 한층더 야위게 보이는건 나만의 착각이겠지...
“아니, 그래도 뭔가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수술에 영향이...”
“아뇨, 셰릴이 그렇게 말했으니 조금만더 기다려 주십시요.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제가 데려올테니까요.”
그건 갑작스레 찹아온 이상기후와 같았다. 너무나 황당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아무런 대비도, 준비도 하지 못한채 맞이하는.....
“우응....~”
셰릴의 얼굴이 내 몸으로 더 깊게 들어오려 꼼지락거린다.
병원에서 그런 일이 있고부터 1주일이 흘렀다. 아직까지 이상은 없어보이지만... 이 천진난만한 얼굴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이 표정, 지금 이 순간을, 언제 나도 모르게, 한 순간에.
갑작스레 들이 닥친 태풍과 같이 모든걸 잃게 될지 모른다.
기분 나쁠 정도로 우울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어느덧 시계는 AM 7:30을 지나도 있었다.
어느덧 방안도 황혼에 녹아드는 어둠이 아니라 아침해에 밝게 방을 비춰주는 아침으로 변해있었다.
나도 이제 슬슬 일어나자. 몸 전체에서 신호가 오고 있다.
“어이, 어이, 이 잠탱아. 언제까지 잘꺼냐. 일어나.”
찰싹, 찰싹, 어정쩡하게. 그리고 엄청 힘든 자세로 몸을 일으켜 왼손으로 셰릴의 뺨을 톡톡두들였다. 두드릴 때마다 눈썹과 몸을 꼼지락거린다.
꼼지락거리는건 좋은데 나한테 계속 들러붙지 말아라.
“우웅... 일어날께에..” 라는 말과 함께 15분 동안 말이다.
슬슬 나도 짜증이 돌기 시작한다. 잠결에도 있는 힘껏 매달려 있는 셰릴을 반 강제적으로 띠어두고 침실겸 거실인 싱크대 앞으로 내려갔다.
아직도 잠결인 셰릴은 베개를 꼭 껴안고 이불을 얼굴까지 뒤집어쓰고 뭔가를 웅얼거리고 있는데.. 그냥 무시하자.
내 집은 원룸이라 방의 형태는 직사각형이다. 앞에는 현관이 있고 거기서 4~5 발자국 들어오면 침실겸 거실인 네모난 방이 하나 나온다.
있는건 침대에 식탁. 그리고 조그만 TV. 아, 냉장고도 있긴 하다. 최근들어 셰릴이 관리를 하면서 쓰기 시작했다.
크진 않지만 냉동실과 냉장실이 다 붙어있다.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눈뜨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니 몸은 기초 대사량을. 음식을 원했다.
그냥 멍하게 있다가 배속에서 울림이 오자 그걸 깨닫다니, 나도 어지간히 둔한 모양이다. 의자에 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느릿하게 움직였다.
“뭐야, 전부 만들어야 먹을 수 있는 음식뿐인가... 기껏 먹을 수 있는건 빵 정도려나...”
그나마 내가 뭔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빵이 전부였다. 어제 문 닫기 직전에 떨이로 사온 빵 한 아름.
떨이로 파니까 싼 맘에 이것저것 다 집어오긴 했는데 이렇게 얼핏 봐도 50개는 족히 넘어 보인다. 게다가 서비스도 이것저것 받았으니까...
“그냥은 못 먹겠지... 커피라도 탈까.”
이정도 양이라면 삼시 세끼를 빵만 먹어도... 2주일은 버틸 것 같다.
요즘 세삼 깨달은 것이지만 기계들이란게 참 많이 편해졌다. 신기한게 많아서 커피도 단 몇 분이면 만들 수 있다. 커피 메이커? 라고 하던가.
아무튼 그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벌서 거무틱틱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다만 귀찮은건 내 취향대로 재료를 조합해야한다는 것.
그런 사소한 것까지 귀찮아하면 어떻게 하냐. 라고 떠들 사람이 분명 있겠지만 내 성격이란게 이런거다.
난 쓴건 잘 못 먹어서 설탕과 우유가 많이 들어가야 커피를 먹을 수 있다. 밀크나 카페오레 같은 정도가 적당하겠다.
커피를 70%, 우유 15%, 설탕 10%... 나머지 5%? 나도 몰라.
검은 커피가 하얀 우유를 흡수하더니 곧 연하게 색이 변모해나갔다. 수저를 몇 번 휘젓는 것에 색이 정해지는 것처럼 아주 신비롭다.
당연 그런 법칙 따윈 없는 거지만 난 그것을 시험해보고 나서야 그걸 깨달았다.
후르륵. 아쉽게도 이번 조합은 실패다. 혀끝에 닿는 커피의 맛이 쓰다. 처음만이 아니라 끝 맛도 써서 완벽하게 실패다.
“욱... 써...”
설탕을 4스푼 정도 더 넣은 후에야 너무 달작지근해진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너무 달았지만 말이다.
‘슬슬 깨우지 않으면 안되는데...’
내가 빵 쪼가리와 커피를 다 먹어 갈 때 즈음 시계는 AM 8:00을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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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저라는 순간부터 내용은 암울하게 뻗어나갑니다. 죄송합니다. (--) (__)
저 요상한 병명. 그에 걸맞는 증상들. 사실인지는 저도 몰라요-! 일단 조사 해보기는 했지만.. <도망>
첫댓글 허얼..저런 병은 나이 먹고 걸리는걸로 알고 있는데 셰릴이 저런 병에 걸리는게 가능 하려나;; 아무튼간 셰릴 정말 불쌍하네요. 프리드우드맥님을 작가로 만나서 이 어린 나이에 죽게되었으니..[퍽]
↑윗님 죽는다니요.. 셰릴은 죽어두 우리 마음속에있는거졍~(그게그거잖아! 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