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마지막 날 아침
큰 아빠는 일찌감치 일어나셔서 호텔 앞에 있는 별빛누리공원으로 산책을 나가시고
생각보다 일찍 일어난 딸들이 서둘러줘서 예정된 시간보다는 일찍 나섰다
고사리해장국을 먹으러 출발.
내비가 친절히 안내하는 음식점에 도착했는데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갈등하다가 우선 오메기 떡을 사러 용문시장에 먼저 들르기로 했다.
카페에 가서 오메기와 그곳 조각케잌으로 요기를 하고
점심으로 결정한 흑돼지 요리를 맛나게 먹는 걸로 합의했다
제주 용문시장, 활기넘친다
지난번 제주 토박이가 알려준
오랜 전통의 낙원떡집은 찾기가 어렵다
딸들이 우연히 진아떡집을 가리킨다.
사람들이 줄 서 있어 왜그런가 봤더니
모 티브이 프로그램에 소개됐었나보다
낱개로 포장해 얼려서 주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만들어준다.
그 날 재료소진될 때 까지만 만든다고
큰엄마가 48알 짜리 2박스나 선물해 주셨다
집에 와서 먹어보니 맛나다.
아침 식사용으로 4개씩 담아 차곡차곡 쟁여놨다.
아침준비 끄읕~~~~
이제 함덕해변으로 달려 카페 델문도를 찾아가보자
함덕해변에 들어서자
아름다운 에매랄드빛 바다가
하얀 포말을 아주 높게 올려보내고 있다
오늘따라 바람이 많다
여긴 제주잖아
1층과 2층의 느낌이 서로 다르다
1층에 내려가보면 바다가 바로 내 발밑까지 와 있다
바람도 덜 타는지 아늑한 느낌이 들고.
2층 테라스에 나가보면 마치 배를 타고 있는 느낌이 들어
넓은 바다 어딘가를 항해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해안선이 참 이쁘다
반도의 끝 같기도 하고,
만(bay , 灣 ) 처럼 보이는 이런 해안선을 난 참 좋아한다.
곡선이 아름답고 그 속을 드나들며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파도가 또 아름답다.
점심 먹을 시간도 좀 이르니
해안선 끝자락까지 걸어보기도 하고
아늑한 소파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점심은 그래도 제주인데 흑돼지고기는 먹어줘야지.
이번엔 흑돈가 맞은편 늘봄에서 먹기로 한다.
사실 늘봄을 찾아갈 때 딸들이 눈여겨 본 곳은
언뜻 눈에 띈 카페 '에스프레소라운지'였는지도 모르겠다.
어! 여기 유명한 곳인데
그래 맛난 점심 먹고 비행기 시간도 넉넉히 남았니
차 한잔 하고 가자.
1,2층의 천정을 하나로 열어놓은 구조가
너무너무 시원하고 쾌적하게 느껴진다.
공간마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꾸며놓아 변화를 주었다.
이상한 형제들이 자꾸 신경씌여
더 있고 싶은 마음 접고 딸들에게 이제 그만~~
제주여행은 바다로 시작해서 카페로 끝낸 기분이다.
각자 가고 싶은 곳, 먹어보고 싶은 것 의견내어
함께 가보고 공감하고 감탄하면서 3일을 보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헌데 난 아직 퇴직한 기분이 안들고
마치 긴 방학을 지내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