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박흥주 대령과 10.26.(딸과의 대화)

[관악산방]

朴대령은 늦게 얻은 아들을 매우 귀여워해서 어쩌다 쉬는 날이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지하방에서 아이를 안고 마당으로 나가 돌도 안된 아이에게 햇빛을 쬐어주곤 했다.

朴대령은 가난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金妙春씨의 기억에 의하면 너무나 당당했다고 한다.

어느날 큰딸 혜영이가 아빠에게 학교 친구들이 플루트를 배운다며 플루트를 사달라고 조르자 朴대령은 딸을 앉혀놓고 말했다.

다음은 큰딸 혜영씨의 기억.

박흥주 대령 『혜영아, 너 비단장수 왕서방이 뭔지 아니?』
 
딸   『비단장수가 비단장수지, 뭐』
 
박흥주 대령  『비단장수는 비단 팔아서 돈이 많겠지?』
 
딸   『장사하면 당연히 돈이 많겠죠,뭐』
 
박흥주 대령  『아빠는 비단장수가 아닌 군인이야. 군인이 뭐하는 사람이지?』
 
딸   『나라 지키는 사람이오』
 
박흥주 대령  『그렇지. 그럼 군인은 돈이 많은 사람일까?』
 
딸   『아니오』

박흥주 대령  『네가 플루트를 꼭 사달라고 조르면 아빠가 군인을 그만두고 비단장수를 해서 돈을 벌어 사줄 수 있어. 그렇게 해줄까?』

딸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플루트는 없어도 좋아요. 아빠 그냥 군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