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상담실(위클래스)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당연히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강원도교육청 기준으로 2016년부터 배치되었다고 하니 햇수로 따지면 10년 안 되었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오해가 있는 게 사실이다. 위클래스가 뭐하는 곳이냐, 전문상담교사의 역할이 무엇이냐 등등의 크고 작은 일들이 학교 내에서 발생한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나도 교직에 25년째 생활하고 있지만 위클래스가 있는 학교에 근무해 본 적이 처음이다. 전문상담교사와 함께 근무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다행인 것은 교감으로 첫 시작을 위클래스가 있는 학교에서, 전문상담교사가 있는 학교에서 하게 되어 난 참 복이 많은 교감이다.
교감인 나에게 전문상담교사를 받을 지 아니면 일반 교원을 받을 지 선택사항이 주어진다면 나는 당연코 전자를 선택하겠다. 그 이유는 말로 표현할 수 없도록 전문상담교사의 존재가 학교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점점 다양화가 되어지고 고령화 저출산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이 귀하다보니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 절실해 지고 있고 최근까지 코로나19라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현상 때문에 학생들 간의 관계 맺기가 점점 서툴어지고 있다는 점은 수업 이전에 상담이 필요함을 반증해 주고 있다.
『초등 상담교사의 마음수업』의 저자들은 모두 초등학교에 근무하거나 근무했었던 전문상담교사들이다. 성장기에 있는 초등학생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면서 그들의 마음을 살피며 감정을 조절해 가는 상담활동을 꾸준히 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담활동을 '마음수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마음수업은 학생들의 마음의 건강을 살피는 수업이다. 신체에도 건강이 필요하듯 마음에도 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학생들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에 마음의 건강 상태도 학생들 수만큼 다양하다. 친구 관계, 부모 관계, 개인적인 심리 관계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마음은 다치고 아프고 치료가 필요한 수준에 이르는 지경에 놓이게 된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정서와 학습과의 관계는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듯이 함께 가야 한다. 학습 이전에 '마음수업'이 꼭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학생 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부모와 담임선생님의 마음까지 보듬고 가는 일을 전문상담교사들이 하고 있다는 사실!
『초등 상담교사의 마음수업』에는 학생들 개인별로 이루어진 다양한 '마음수업' 유형이 실제 사례로 정리되어 있다.
초등학교 교사라면 내가 맡고 있는 학생들의 마음 상태를 이 책을 통해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싶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내 자녀가 겪고 있는 마음과 감정의 상태를 어떻게 처방해야 되는지 전문상담교사의 팁을 통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초등 상담교사의 마음수업』은 나같은 교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교육에 에너지를 쏟으며 기진맥진해 하는 모습을 늘 보아온다. 학급의 교사들에게 든든한 동료이자 조언자로 때로는 긴급 해결자로 '전문상담교사'가 우리 곁에 있음을 호소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싶다. 상담의 필요성을 깨닫고 학교에서 제일 필요한 일이 바로 상담이라는 사실을 주변 교감들에게, 아니 학교장에게 말하고 싶어 하는 책이다. 학교 행사를 크게 진행하기 보다 보이지는 않지만 학생들의 마음과 감정을 보듬고 가는 수업이 지금 이 시기에 학교가 꼭 해야 하는 일임을 말해주고 싶다.
서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초등학교는 중고등학교와 생활하는 모습이 전혀 다르다. 학급의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는 초등학교에서는 학급의 경계를 허물기가 어렵고 특히나 담임교사의 영역을 침범하기가 쉽지 않다. 간혹 '성역'처럼 여겨지는 그 영역을 넘다가 서로 간의 상처를 주고 받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한 아이의 마음의 건강을 올바로 직시하기 위해서는 함께 가야 한다. 담임교사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각 학교에 설치되어 있는 위클래스의 전문상담교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담임교사가 사는 길이고 학생이 사는 길이고 곧 학교가 사는 길이다.
『초등 상담교사의 마음수업』을 읽으면 왜곡, 역전이, 자아중심성 이론, 상상의 청중에 관한 용어와 같은 새로운 상담 용어들도 배울 수 있다.
전문상담교사는 담임교사와는 조금 다른 시각과 입장에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마음의 전문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