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피부에 주름과 흰머리가 생기듯, 눈도 늙어간다. 피부 등은 쉽게 보여 노화를 알아차리기 쉽지만, 정작 눈의 노화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눈은 지름 2.4cm, 무게 약 7g의 공 모양으로 각막, 공막, 동공, 홍채, 수정체, 유리체, 망막, 맥락막, 황반부, 시신경 등의 구조물들로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 세월이 흐르면 각 구조물이나 세포 내에서 무수한 변화가 나타난다. 눈의 노화로 발생하는 변화와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노화로 발생하는 눈의 변화 노안 빛은 각막을 통과하면서 한 번 굴절된 뒤 수정체를 통과한다. 수정체는 항상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는 각막과 달리 두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물체가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재빨리 초점을 바꾸고 맞춰 사물을 즉각적으로 인식하고 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두께를 조절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이 생긴다. 각막 불투명 나이가 들면 초롱초롱하던 검은자(각막)가 몽롱해지고 흰자(공막)는 누렇게 변한다. 각막 안쪽의 내피세포는 각막 안으로 눈물을 끊임없이 펌프질해 눈을 투명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세포가 줄어들면서 눈동자가 혼탁해져 몽롱하게 보인다. 각막 안쪽에 흰 고리 모양의 주름도 생기는데 이를 ‘노인환(環)’이라 한다. 노인환은 혈관이 없는 각막에 영양분이 잘 들어가지 못해 생기지만 시력을 저하시키지는 않는다. 흰자가 누렇게 되는 이유는 공막을 싸고 있는 결막에 미세혈관이 많이 생기고, 자외선에 의한 색소 침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많이 부시는 이유는 눈동자의 투명도가 떨어지고 혼탁해져 빛이 산란되기 때문이다. 눈물 분비 감소 눈물의 양이 급속도로 줄어들어 눈이 쉽게 피로하고 충혈된다. 눈물의 분비를 관장하는 것은 테스토스테론이나 에스트로겐과 같은 성호르몬이다. 나이가 들면서 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덩달아 눈물 양도 줄어드는데, 특히 폐경기 전후 여성에게 눈물 양이 급격히 줄어든다. 눈물이 줄어들면 눈에 세균이 많아져 끈적끈적한 눈곱도 자주 끼고, 바람이나 먼지 등의 자극에 갑자기 눈물이 흘러나오거나 시리고 가렵게 된다. 또 피곤한 눈에 영양분을 더 많이 공급하기 위해 혈관이 늘어나 눈이 쉽게 충혈된다. 색감(色感)도 떨어진다. 수정체의 미세혈관이 계속 늘어나 황색으로 변하면서 사물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가시광선 중 단파장인 파란색과 청록색, 보라색은 잘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그나마 장파장인 붉은색이나 주황색이 다른 색에 비해 선명하게 보인다. 밤눈 어두워짐 밤눈이 어두워지는 것은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는 홍채의 인대에 힘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빛이 약한 곳에서는 동공을 크게 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최대한 늘려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이것이 잘 안 된다. 또 나이가 들면 동작의 이미지를 감지하는 막대세포의 수가 젊은 시절의 30% 이상 줄어든다. 미국 앨러배마대 노화연구센터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 어둠 속 동작에 대한 분별력이 떨어져 야간 운전으로 사망하는 빈도가 증가한다고 ‘노령 운전자의 운전 위험요인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발표했다. 노인성 안질환 백내장 눈이 오랜 시간 동안 자외선에 의해 손상을 입거나 전신 질환으로 인해 수정체에 단백질이 변성되면서 발병한다. 전 세계 실명 질환 1위이며, 백내장은 70대의 70%, 80대의 80%가 앓고 있을 정도로 노년기에 가장 흔한 안과 질환이다. 녹내장 눈 속 압력(안압)이 높아져 망막의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이 망가지면서 시야장애가 일어나는 병이다. 풍선 안에 공기가 꽉 차 있는데 공기를 계속 넣으면 풍선이 얇아지다 터지는 것처럼,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이 가늘어지고 약해지다가 망가지기 쉽다. 황반변성 노화로 인해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에 변화가 생기면서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황반이란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으로, 시세포의 대부분이 이곳에 있어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에 의한 말초순환장애로 눈의 망막에 발생한 합병증을 말한다. 당뇨병이 생기면 말초신경에 순환장애가 생기면서 망막의 혈관이 쉽게 터지고, 높은 당이 포함된 혈액이 흘러 들어간다. 이 때문에 망막의 미세순환에 장애가 생겨 혈관과 조직이 손상돼 황반이 손상된다. 황반이 손상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익상편 자외선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눈 질환이 바로 익상편(군날개)인데, 결막에 흰 날개 모양의 섬유조직이 자라나는 질환이다. 익상편은 주로 눈 안쪽(콧등 쪽)의 결막으로부터 눈동자 방향으로 희뿌연 날개 모양의 섬유조직이 자라는 질환으로 작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점차 자라면서 충혈, 자극,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문증 눈앞에 하루살이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증상을 말한다. 나이가 들면 망막과 수정체 사이에 있는 젤리 형태의 유리체가 수분과 섬유질로 분리되는 액화 현상이 생긴다. 유리체는 처음에 시신경 부분에 강하게 붙어있는데, 액화 현상이 진행되면서 점점 떨어진다. 이때 유리체가 시신경과 붙어있던 부분에 고리 모양으로 혼탁한 부분이 남아 비문증이 발생한다. 유리체 액화 현상은 40세가 지나면 나타나고, 80~90대가 되면 유리체 대부분이 액체로 변한다. <도움말/ 서울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 |
출처: 국민건강보험 블로그「건강천사」 원문보기 글쓴이: 건강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