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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 제빵 기능사 자격증 도전
최 순 태
한평생 봉직한 공무원을 정년퇴직 한지 약 1년 반이 지났다. 퇴직 후 처음 몇 달 동안 직장생활에 시달려 그동안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던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생활을 하고 난 뒤 나는 마냥 취미활동으로 소일하는 일도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이제는 인생의 후반기에 일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다른 문화적인 삶도 병행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운동이나 취미생활도 우선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 되어야 누릴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결혼을 다른 사람보다 늦게 한 나는 아직 두 명의 자식이 결혼 전이고, 아직 미취업 상태이다. 지금은 모두 학교를 졸업했지만 그들의 대학재학 시절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대출받은 학자금을 공무원을 그만둔 이후 3년에 걸쳐서 상환하느라 매월 연금액에서 일정부분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받는다.
중․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동기들은 주로 교직에 많이 종사하는데 친구들은 정년이 조금 남아 있어서 여전히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다. 간혹 동기회 모임에 가면 그들은 직장 얘기를 주제로 이야기 한다. 그럴 때마다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서글픈 생각이 든 적도 있다.
물론 친구들도 때가 되면 퇴직하겠지만 지금 내 심정은 그렇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년을 넘긴 남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더구나 나와 같은 행정직 공무원 출신은 기술직으로 나온 사람에 비해 구직이 쉽지 않다.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들은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고용하여 일을 시키기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일자리를 구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던 중 고용노동부에서 수강료를 보조해 주는 취업성공패키지란 제도가 있다는 말을 듣고 두류네거리에 소재한 서부고용센터를 찾게 되었다.
담당자의 상담을 받으니 내가 대상이 된단다. 국가에서 전액을 보조하는 생활보호대상자에는 해당되지 않으나 건강보험료를 일정액 이하로 납부하는 사람은 국가가 일정부분을 보조하고 본인도 수강료의 일정부분을 부담하여 학원에서 자격증취득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서부고용센터에 신청서를 즉시 접수를 하니 내 집과 가까운 업무 수탁기관을 소개해 주어 그 기관을 방문하였다. 거기서 여러 번의 상담과 테스트를 거친 뒤 제과, 제빵 기능사 자격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하였다.
학원은 집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을 선택하기로 하고 미리 걸어서 가 보았다. 30분이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물론 지하철이 지나가는 노선이나 요즈음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서 일부러 걷기도 하는 실정이므로 걸어서 학원에 다니기로 하였다.
학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네 시간 수업이 예정되어 있으며, 토, 일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실제 수업일이 69일에 달하는 장기레이스에 돌입하였다. 이제까지의 나태한 마음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다.
수업시간보다 약간 이른 오후 1시 20분에 강의실에 도착하니 나를 포함해서 7명이 와 있었다. 연령층도 다양하였다. 20대인 아가씨 3명, 30대 주부, 40대인 남자분과 여성분, 그리고 60대인 내가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첫 시간부터 바로 실습이 시작되었다. 맨 처음 제과 과목인 과일케이크 제조법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젊은이들은 잘도 따라 하는데 손재주가 없는 나는 서툴기만 하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므로 “잘 될 거야” 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성실하게 수업을 따라가려고 노력하였다.
먼저 필기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학원에서 나누어 준 수험서를 몇 회 정독하고 필기시험장인 산업인력공단 대구지부에서 시험을 보았다. 시험은 CBT(computer base test) 방식으로 되어 있으며 온라인 테스트인데 컴퓨터상 출제된 문제에 정답을 체크하여 제출하면 즉시 합격여부를 알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시험을 본 일은 처음이어서 매우 생소하였다.
이틀에 걸쳐서 제과, 제빵 기능사시험을 보고 간신히 합격하여 비로소 실기시험을 볼 자격을 얻었다. 하루에 네 시간씩 진행되는 실습시간에 부지런히 모든 제조 공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집중하였다. 모두들 열심이었다.
내가 만든 과자와 빵은 집으로 가져와 가족들에게 제공하였다. 다행히 집식구들은 모두 빵과 과자를 좋아하였다. 서투른 솜씨로 만든 제품을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들이 고마웠다. 그저 가장인 남편이자 아버지가 만든 것이라 맛은 없어도 체면을 살려주는 것 같다.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으므로 서둘러 원서를 접수하여 우선 제빵기능사 시험부터 도전하였다. 시험 종목은 우유식빵이었는데 내가 평소 식빵문제가 출제되기를 바라던 터라 매우 기뻤다.
감독관으로부터 간단한 주의사항 설명을 듣고 재료 계량을 하였는데, 많이 떨리고 긴장이 되어 서두르다가 제시간에 완료하였으나 그릇의 무게를 정확하게 저울에 달아서 기록하는 것을 빠뜨리는 실수를 하였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내 생각에 빵 제품은 잘 나와서 은근히 합격을 기대 하였으나 기준 점수에 한참 모자라는 점수를 받고 낙방하고 말았다. 다 내가 잘못한 탓이라 생각하고 학원수업시간에 내가 주도적으로 실기시험 준비를 하였다.
제빵 시험은 실패하였으나 제과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또 다시 피나는 연습에 돌입하였다. 제공받은 교재와 동영상을 들으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하니 어느 듯 시험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험 당일 미리 도착하여 시험장에 입장하였으나 또 다시 제품계량에서 실수하고 시험 종목인 시퐁케익(시퐁은 “프랑스 말로 비단”을 의미함)은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여 만드는 별립법인데 잠시 착각하여 노른자와 흰자를 함께 섞어서 만드는 공립법으로 제조하는 나를 발견하고 잠시 낙담하였다.
시험 감독관께 지금이라도 계란을 추가로 제공해 줄 수 있는지 문의하였으나 즉석에서 거절당하였다. 어차피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예 포기하고 퇴실할까 잠시 고민하면서 멍하게 서 있었다.
다른 수험생들은 순조롭게 다음단계로 진행하였다. 나는 기왕 잘못된 방법으로 만들어서 불합격은 당연하나 다음 공정을 진행하면서 시험장의 분위기를 익히고 나머지 제조법을 터득하기 위해서 끝까지 남아서 완성품을 제출하였다. 10일 후에 인터넷을 통하여 합격여부를 확인하였으나 당연히 내 이름은 없었다.
두 번의 실패를 하고 다음 시험을 준비하려니 맥이 빠지고 자신감은 더욱 떨어져 갔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열심히 공부하여 다음 기회에 반드시 합격해야 되겠기에 다시 제과 및 제빵기능사 원서를 접수하였다.
3월 24일 제빵시험에 2번째 도전을 하였다. 건포도식빵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재료계량을 제시간에 하지 못하고 반죽온도도 맞추지 못했다. 그 다음 공정은 학원에서 배운 대로 무난하게 한 것 같다. 그러나 결과는 나와 보아야 하는 것이어서 안심이 되지 않는다. 시험 채점을 하고 작품에 대한 평가는 감독관의 몫이기 때문이다.
4월초가 되면 제과 2번째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본 시험의 결과가 좋으면 한 가지 종목은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만일 떨어진다면 적어도 한 번 이상 더 도전할 것이다. 적어도 3번은 도전해야 할 것 아닌가?
이렇게 시험을 치루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수업일이 되었다. 그날의 과제는 옥수수식빵이었는데 이제까지 배운 수업과정의 학원 자체 평가가 실시되어 수강생들은 자기의 솜씨를 발휘하여 강사님께 제출하는 것으로 모든 수업이 종료 되었다.
학원 수강을 끝내고 나니 기간 내에 합격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물론 제과나 제빵 시험에 합격한 분도 있다. 다음 기회에 열심히 하면 소원은 이루어지리라 여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지막을 장식하였다.
내가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무언가 배우고 싶은 욕망을 충족하고, 나의 능력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를 시험하는 것이며, 나아가서 이 자격증을 바탕으로 나만의 조그만 가계를 차리거나 사랑하는 가족을 위하여 빵이나 과자를 만들어 주고 싶은 소박한 마음밖에 없다.
비록 아직까지 자격증 취득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시작하였으니 곧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확신한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다 잘 될 것이다. 라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본다.
첫댓글 대단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꼭 해 내시리라 기대합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시는 열정과 용기에 격려를 드립니다. 한 번의 실패는 훌륭한 기능인을 만들기 위한 단련과정인것 같습니다.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다시한번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글을 읽어가는 동안 입안에 군침이 돕니다. 최선생님 작품을 음미하고 솜씨를 평가 해보고 싶습니다. 곡 장인이 되어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화이팅!!
도전에는 성공이 뒤따르게 됩니다.. 꼭 이루시리라 확신합니다. 최상순드림
생소한 분야에 도전하시는 도전정신이 대단합니다. 아마 좋은 결실이 있어리라 여겨집니다. 화이팅! 입니다.
저는 운전면허증이 없지만 운전면허증은 단번에 취득하는것보다 삼세판 쯤 지난 후 따면 도로 연수를 오래 덜해도 된다는 말을 저는 모르지만 들은 풍월입니다. 지면을 통해 도전을 공개하시는 것도 꼭 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 생각됩니다. 꼭 합격하셨어 선생님의 제과제빵 솜씨를 맛보게 되리라 믿습니다.
시청출신 하재열씨가 퇴직한후 조리사 자격을 취득하여 복지회관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빵 제과 자격증을 취득하여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면 노후대책에 좋을것 같습니다. 성과 있기를 바라며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끝없는 도전정신과 성실함에 박수를 드립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꼭 결실이 있으실 겁니다.
저도 퇴직 하기 전에는 이 것 저 것 꿈이 많았습니다. 요리도 배워보고 싶고 제과 제빵사 자격도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마음 뿐...최순채 선생님의 도적과 실천 정신이 존경스럽습니다.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