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윤석, 오달수 '고(故)박종철 열사 고등학교 후배'
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장 역의 김윤석과 일간지 사회부장으로 잠시 얼굴을 비쳤던 오달수는 고(故) 박종철 열사의 고등학교 2년 후배다.
배우 오달수는 제작진을 찾아가 "작은 배역이라도 맡고 싶다"며 '셀프 캐스팅'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남다른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김윤석은 "영화 '1987' 출연이 내가 올해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며 "고(故) 박종철 열사의 후배로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대사를 할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2. 문성근 '고(故)문익환 목사의 아들'
극중 정권 실세인 안기부장 역을 맡은 배우 문성근은 고(故) 문익환 목사의 아들이다.
고(故) 문익환 목사는 군부독재시절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 매진했던 인물이다.
영화 엔딩 장면에 "박종철 열사여, 이한열 열사여!"라고 소리친 인물도 바로 문익환 목사다.
1987년을 직접 몸으로 겪은 배우 문성근은 장 감독의 '악역' 제의에도 "만들어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흔쾌히 승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3. 우현 '고(故)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이끔'
실제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 집행부로서 고(故)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은 물론 49재 행사를 이끌었던 배우 우현은 "출연하게 되어 감회가 정말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현은 "87년도에 가장 치열한 대학생활을 보냈기 때문에 영화가 제작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다른 감회가 있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4. 조우진, 정인기 '셀프 캐스팅'
처음 시나리오가 충무로에 퍼졌을 때 많은 배우들이 장 감독에게 직접 출연 요청을 자처했다.
박종철 삼촌 역으로 등장한 조우진과 진실 성명서를 발표한 김승훈 신부 역할의 정인기 역시 '셀프 캐스팅'으로 출연이 성사됐다.
배우 조우진은 "어떤 역할이든 작품에 참여하는것 만으로도 정말 뜻깊은 일이고, 배우라면 무조건 해야 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책임과 의무감을 가지면서 참여했다"고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강동원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고 생각했다”며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좋은 영화 찍으면서 보답하려 한다”고 말했다.
<1987>은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서슬 속에 비밀리에 제작 됐다. 장준환 감독은 지난해 12월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권에서는 영화가 실제 만들어질 수 있을지 걱정했다”며 “부당한 일을 당할 수 있어 비밀리에 제작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기적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밀리에 제작되던 <1987>에 가장 먼저 힘을 보탠 인물을 바로 강동원이었다.
장 감독은 “강동원과는 단편 작업을 하면서 친분이 있었다. 그에게 최근 뭐하냐고 물어봤을 때 조심스럽게 ‘1987년 이야기를 하려 한다’고 말했더니 ‘시나리오 완성되면 보여달라’고 답하더라”며 “사실 강동원이 할 만한 역할이 처음엔 없었다. 당시에는 ‘저예산 영화로 해야하나’는 고민을 하고 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강동원에게 ‘잘생긴 남학생’(이한열)이라는 배역밖에 없다고 했으나 강동원은 ‘폐가 되지 않는다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강동원이 최초로 <1987>을 시작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을 찾은 배우 강동원.
이한열기념사업회 또한 순수하고 우직한 이한열의 모습을 열연한 강동원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한열 역을 해낸 강동원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며 “박근혜 정부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 배우로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로 가장 먼저 달려와 배역을 수락했다”고 적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회색의 느낌이었는데 끝날 때는 푸른색을 느끼게 되는 벅참이 있었다. 그래서 되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 '택시운전사'도 그랬지만 '1987' 역시 희망을 보게 되는, 희망을 그리게 되는 게 있는 것 같아서 벅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태리는 "제가 이 영화 시나리오를 읽어본 건 촛불 평화 시위가 한창 광장에서 벌어질 때였다."면서 "저는 영화를 고를 때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이야기인가?'라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그때 그런 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강조하며 영화 '1987'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사건 축소기도에 동원되는 형사 조반장 역을 맡은 박희순은 '1987년도에 일어난 일이지만 현재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잊고 싶은 과거지만 한번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일들이기 때문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역할을 받고 시나리오를 읽으며 캐릭터를 준비하다 방에서 혼자 울었다."며 공교롭게도 그때 밖은 한참 촛불집회하는 사람들로 붐볐다."고 운을 뗐다.
"당시 드라마 촬영 중이라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대로 참여하지 못하면 바로 후회할 것 같았다. 드라마 마치고 바로 집회부터 나갔다. 그래서 꼭 이 영화를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당시 1987년을 살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창석은 " '1987'은 각자의 자리에서 주인공으로서의 큰 역사의 물결을 만들어냈던,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다. 역할이 크건 작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