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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알페가의 사제 진.
그레이튼 대륙을 남북으로 양분하는 그레이튼 산맥! 이 산맥을 기준으
로 해서 제국은 북(北) 제국, 남(南) 제국으로 나뉘어져 있다.
만약 이
거대한 산맥으로 제국이 나뉘어져 있지 않았다면 아마도 역사의 흐름이
바뀌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미 대륙 전체에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제국이기 때문이었다. 북 제국의 서쪽 경계선을 형성하는
하느강
반대쪽엔 대륙의 동맹국인 신전의 국가 셀이 위치하고 있다.
절대신의
신전을 중심으로 동쪽에 전신(戰神)인 검신(劍神) 카이겐의 신전, 서쪽
에 평화의 신인 지신(智神) 알페가의 신전, 북쪽으로 용신(龍神) 드라가
의 신전, 남쪽으로 대자연의 신 정령왕(精靈王) 가이어의 신전이 위치하
고 있었다. 비록 신전을 중심으로 한 작은 국가이지만 대륙 신앙의 중심
이자 수많은 종족들이 끊임없이 왕래하는 곳인데다가 이런 이유로 흥미
거리를 찾는 드래곤들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기에 제국에서도
함부로 대
하지 못하는 곳이기도 했다. 그 곳 알페가의 신전에서 진은 사제 수업
을 받고 있었다.
- 진! 어서와서 도시락 먹어요! 친구들도 같이 와요! -
아름다운 목소리가 알페가 신전에 뒤뜰에 울려 퍼졌다. 순간
4∼5명의
소년들이 그 목소리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하였다.
- 써니 이제 안 와도 돼! 나 이제 어린애가 아닌데..... -
써니는 민이 만들어준 도시락을 가지고 신전을 찾아왔다. 신전에서 생
활하는 그에게 민과 써니가 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즐거움이었다.
- 임마! 우리에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는 줄 알아? 게다가 이렇게 예쁜 누나가 가져오는 건데. 복에 겨웠
군! -
진과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일제히 진을 약 올리기 시작하였다. 진
은 어느 덧 이 알페가의 신전 생활에 많이 적응하였다. 이미
여느 견습
사제들을 능가하고 공공연히 차기 신관의 재목이라는 소문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진의 재능에 감탄하면서 좋아하였다. 물론 시기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 들 중에서 진에게 못되게 굴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
사람들
은 이미 써니에 의해 조용히 정리(?)된 뒤였다.
이날은 진이 사제로 승격되고 1주일간 휴가를 받은 날이었다.
진은 오
랜만에 보는 써니었기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 써니. 어머님은 잘 계시지? -
- 예∼! 아주 건강하게 잘 계셔요, 매일 매일 진 생각만 하시구요. -
진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거의 6개월만에 찾아가는 집이었다. 민
은 돈 크로아에게 틈틈이 배운 실력을 가지고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았
다. 써니가 좋은 재료들을 구해준 데다 각각의 물건들마다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고 있어 비교적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다. 그래서 민은 어렵지
않게 지낼 수 있었고, 여기서도 써니의 실력은 여실히 발휘되어 민에게
추근대거나 행패를 부리던 많은 사람들과 드워프, 엘프들이 이미 깨끗하
게 정리가 된 후였다.
1주일간 진은 민과 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써니에게
자신이
그 동안 배운 마법과 공부한 것들을 자랑하면서 즐겁게 보냈다. 민도 써
니도 간만에 느끼는 즐거움이었다.
- 어머님! 이제 신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건강하세요! -
어느덧 1주일이 지나 신전으로 돌아가는 날이 되었다. 세 사람
아니 두
사람과 드래곤 하나 모두에게 아쉬운 시간이었다.
- 건강하고... 항상 이야기한 것이지만 진정한 힘은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믿는 바! 자신이 지켜야 할 바! 그 것을 위해 사용해야 한
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
진과 써니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며 신전으로 향했다.
민은 신전
으로 돌아가는 아들을 위해 묵묵히 기도할 뿐이었다.
신전으로 돌아온 다음날 진은 신전 관리의 임무를 맡았다. 신전 청소
와 방문자 안내, 가벼운 치료 정도의 일이었다. 그 날밤 진은
신전 제단
에 촛불을 켜고 잠을 자기 위해 관리실로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 텅! 텅! 텅! -
누군가가 신전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진은 간단히 예복을
갖춘 후 신
전문을 열었다.
- 이 밤중에 누구지? 이보세요 거기 누구세요? -
신전문을 조용히 여는 순간 헤질대로 헤진 누더기를 걸친 한
사람이 신
전 안으로 넘어지듯이 쓰러졌다.
- 이보세요! 괜찮아요? 이보세요! -
처음엔 갈 곳 없는 부랑자가 신전에서 신세를 지기 위해 들어왔는가 하
고 생각했으나 자세히 보니 몸 이곳 저곳에 상처를 입은 소녀였다. 진
은 소녀를 안고 관리실 침대에 눕힌 다음 누더기 같은 겉옷을
벗기고 상
처를 살펴보았다. 단순히 나뭇가지나 기타 뾰족한 것에 긁힌
것이 아닌
칼이나 창에 찔리거나 베인 상처였다. 게다가 이미 많은 피를
흘린 상태
였다.
- 어린 아가씬데 누가 이렇게.....? 일단 서둘러야겠다. -
상처부위를 성수로 깨끗이 닦고 약을 바른 후 붕대로 상처를
감쌌다.
그리고 나서 진은 원기를 북돋아주는 회복마법을 걸었다.
- 온 세상의 평화를 수호하는 알페가여 당신의 힘을 빌어 이 상처입은 자에게 평안을 주소서. -
진의 손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퍼져 나와 소녀의 몸을 감쌌고,
잠시 후
소녀의 숨소리가 고르게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치료를 마치고 진은 다
시금 잠자리에 들기 위해서 침소에 들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진은 신전문을 부술 듯 강하게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 문을 열어라! 빨리 문을 열어라! -
순간 진은 이 소녀와 관계가 있음을 직감했다. 즉시 소녀를
침대 밑으
로 옮겨 놓은 후 커다란 상자로 막았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신전으로
나가서 문을 열었다. 문 앞엔 갑옷을 입은 기사 몇 명이 서 있었다.
- 전 이 알페가 신전의 사제인 진입니다. 무슨 일로 이 밤중에 신전을
찾아오셨는지요? -
진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은색의 갑옷 위로 왼쪽 어깨에 은색
휘장의
성의를 걸친 3명의 기사가 진을 밀치고 신전 안으로 들어왔다.
- 비켜라! 다 알고 왔다. 어서 그 여자를 내놔라! -
진은 곧 바로 그들의 앞을 막았다.
- 제국의 성기사(聖騎士)단 이시군요! 그 명성을 익히 들었습니다. 하
지만 이렇게 무례하게 신전을 더럽히는 것은 알페가의 사제로서 묵과할
수 없습니다! -
그의 말에 3명의 성기사(聖騎士)들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 뭐라고? 이 건방진 것이! -
한 명의 성기사의 손이 올라가는 순간 진의 손이 그 성기사의
배에 닿
았다. 그 순간 그 성기사는 강하게 문 밖으로 퉁겨져 나갔다.
- 으∼아∼악! -
남은 두 명의 성기사는 놀란 기색으로 퉁겨져 나간 성기사를
살펴보기
위해 밖으로 달려나갔다. 진은 손에 레이피어 - 사제들이 사용하는 가벼운 검 - 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 결례를 용서하십시요! 하지만 아무리 제국의 성기사라고는
해도 예의
를 지키지 않으면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겠습니다. -
성전 앞에 쓰러져 있는 기사는 쉽게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나머지
두 기사 중 하나가 진에게 다시 달려들려는 순간 가벼운 박수
소리가 들
렸다.
- 멋진 바람 마법입니다. 꼬마 사제님! 제 부하들의 무례를 용서해주시
지요. -
이 세 명의 성기사와는 다르게 어깨에 황금색 휘장이 그려진
성의를 걸
친 남자가 조용히 말에서 내려 진에게 걸어왔다. 앞서 무례했던 3명의
성기사들과 조금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겠습니다. 내일 아침 정식으로 찾아오겠습
니다. 그럼 이만.... 가자! -
그의 말에 나머지 두 명의 성기사는 쓰러져 있는 성기사를 부축하여 뒤
를 따랐다. 진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지켜보고는 신전문을 닫았다.
- 대장님! 그냥 이렇게 돌아가는 것입니까? -
진에게 한방 얻어맞은 성기사와 다른 두 명의 성기사는 다소
불만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대장이라고 불리운 성기사가 부하들에게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화를 냈다.
- 이 바보 멍청이들아! 그 소년을 자세히 보지 않았구나! 그
녀석은 견
습사제가 아닌 진짜 사제란 말이다. 도대체 성기사라는 놈들이
상대의
신분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이 어리석은 녀석들아! -
세 명의 성기사들은 대장의 말에 크게 놀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
다.
- 이 바보들아! 우리는 절대신의 은총을 받는 성기사단이다.
그러나 믿
기지는 않지만 그 소년 사제는 평화의 신인 지신(智神) 알페가의 정(正)
사제란 말이다. 만약 우리가 강제로 성전을 뒤지고 그 와중에
그 사제
가 다치기라도 했다면 우리는 셀의 신관회의의 정식 재판에 회부되어 처
벌을 받게되었을 거다. 게다가 그 사제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고. 네
녀석이 당한 마법은 절대신의 축복을 받은 갑옷에조차 그 정도의 힘을
보였는데 만약 보통 갑옷이었다면 한동안 일어나지도 못했을
거다. -
성전의 국가 셀은 대륙 신앙의 중심이었기에 그 신전의 사제들은 절대
적인 지위와 권한을 인정받고 있었다. 특히 전반적인 신전의
업무를 맡
는 정(正)사제는 더욱 그러하였다. 그 세 명의 성기사들는 진을
그런 막
대한 영향력을 갖는 정 사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제 수업을
받으면서
신전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견습사제 정도로 생각했었다. 물론
이 밤중
에 정사제가 신전관리를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야간에는 주로 견습 사제들이 다음날 행사를 위해 성전의 청소와
준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례였기 때문이었다.
성기사단 대장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견습사제가 성전에
있을 야간
이기에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그 여자를 데리고 가려는 계획을
세웠었
기 때문이었다.
- 정(正)사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어야 했다. 빠르게 일을
처리했어야 하는데... 어쩔 수 없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그
녀는
이미 많은 상처를 입었으니 결코 도망칠 수는 없을 테지만 만약을 위해
너희 셋은 성전을 감시해라. 난 내일 정식으로 허락을 받고 성전을 수색
하기 위해 페하의 친서를 가지고 오겠다. -
다음날 아침 진은 야간에 있었던 일을 신관회의에서 대신관
칼스에게
보고한 후 그 소녀를 돌봐주기 위하여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 소녀
의 신변을 위해 자신의 방으로 옮겨 놓았기 때문이었다.
- 일어나셨군요. 자 이 음식부터 드세요. -
순간 그 소녀는 그 음식 쟁반을 밀치며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진을
밀쳐내지는 못하고 진의 힘에 밀려 쓰러지고 말았다.
- 음∼! 치료의 답례치곤 조금 거칠군요. 전 이 알페가의 신전의 사제
인 진입니다. 이 곳에 있으면 한동안 안전할 것입니다. 도망은
몸을 추
스린 후에 해도 늦지 않아요. 음식은 다시 가져다 드리지요. 아참 도망
갈 생각 말아요! 아마 시도를 해보았겠지만 제가 마법진을 걸어 놓았습
니다. 그럼! -
진이 다시 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번엔 상당히 점잖은 태도로 진
을 맞이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 포기하신 건가요? 당신 마음이 아직도 많이 굳어있군요. 전
당신이
누구고 왜 성기사단이 뒤를 쫓는가 하는 것엔 관심 없습니다.
단지 당신
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을 본 사제일 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장담하건
대 여기에서 저와 함께 있는 것이 도망가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됩니다. 편히 쉬십시오. -
사제관을 나온 진은 대신관 칼스의 부름을 받고 대신관실로 향했다.
- 똑! 똑! 사제 진입니다 -
대신관 칼스는 신관회의에서 그 소녀를 성기사단에 넘기는 것이 좋겠다
는 결론을 내렸다고 이야기하면서 일단 그 소녀를 치료하는 동안에는 보
호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 하지만 대신관님! 저희는 알페가의 사제가 아닙니까? 게다가 이곳은
평화를 상징하는 알페가의 신전입니다. 성기사단이 쫓는다는
것은 반란
죄가 아니면 신성 모독죄를 범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넘겨주면 그 소
녀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
그것을 모르는 대신관 칼스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곳이 아무리 제국의
동맹국인 신전국가 셀이라고는 하지만 명목상으로 동맹국이지
실제로는
막강한 제국의 영향력 안에 있는 것이 다른 속국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 하지만 상대는 성기사단! 성기사단은 곧 제국의 힘을 상징하네! 우리
가 그들의 요청을 거절한다는 것은 제국에 대한 반대를 의미하는 것이
되지 않는가? 제국과의 마찰은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아. 어제
처럼 강제로 들어오지 않고 정식 절차를 통해 요구해 온다면
거절할 명
분이 없네! 이미 결정된 사항이니 그렇게 알게나. 돌아가게! -
진은 찬성할 수는 없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사제들은 신의
대리자들
이기에 순종(順宗)의 덕목이 가장 큰 가치관이었기 때문이었다.
며칠 후 성기사단은 제국의 황제 폴 스타인의 친서를 가지고
평화의 신
지신(智神)알페가의 신전에 정식으로 죄인 신병인도 요청을 해왔다. 대
신관 칼스는 정중히 거절을 하면서 그 소녀가 완쾌가 되면 넘겨주겠다
는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성기사단 측에서도 처음엔 많은 반대가 있었
으나 황제 폴 스타인의 - 더 이상 신전에 부담을 주지 말라! -
는 명령
에 의해 신전 측의 제의를 받아 들였다. 하지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
문제는 소녀의 상처가 다 나은 후였다.
- 대신관님. 더 이상 제국의 요청을 거절 할 수는 없습니다.
제국 폴
스타인 황제의 이해가 없었다면 저의 신전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
니다. -
주임신관 루이의 말에 뒤이어 나머지 다른 신관들도 루이의 말에 동조했
다. 그들의 말을 조용히 경청하던 대신관 칼스의 말이 이어졌다.
- 모두의 뜻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페가의 사제들입니
다. 어떠한 죄를 지은 죄인이라도 우리에게 몸을 위탁한다면
그들을 보
호해 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지 않습니까? -
- 하지만 대신관님. 상대는 제국입니다! 그들이 강제로 그 소녀를 데려
간다고 해도 우리는 막을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들이 호의를 보일
때, 우리 쪽에서도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좋지 않을 것입니다. -
대신관 칼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폴 스타인 황제의 친서를 거절
했는데도 많은 이해를 해준 것은 이미 신전의 입장을 많이 봐준 것이었
기 때문이었다.
- 이제 그 소녀의 상처도 거의 다 나았고 원기도 거의 회복하였습니
다. 일단 몇 일 후 있을 절대신 신전에서의 대신관 회의를 통해 방법을
모색하겠습니다. 그 후에 결정을 내리도록 하지요. -
대신관 회의는 한 달에 한번 각 신전의 대표사제들이 절대신의 신전에
모여 신전 업무와 기타 셀의 행정에 대한 결산을 하는 자리였다. 신전국
가 셀은 일종의 연합동맹체로 각 신전의 대신관들이 3년 단위로 돌아가
면서 셀의 행정을 대표하였다. 이 자리에서 각 신전은 신전 업무보고 뿐
만 아니라 각 신전 측에서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을 건의를 통해 해결점
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회의의 결론은 각 신들의 직계 대리자
들인 대신관들에 의한 것이기에 절대적인 것으로 제국의 황제도 관여하
기 힘들 정도였다. 현재 대신관 회의 의장이 바로 알페가 신전의 대신관
인 칼스였다. 칼스는 이번 대신관 회의에서 이 소녀에 대한 신병인도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건으로 신청할 예정이었다.
진은 사제의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틈틈이 소녀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말문을 열지 않았다. 단지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창 밖을 내다 볼 뿐이었다.
- 이봐요 아가씨! 벙어리는 아닌 것 같은데..... 말하기 싫다면
뭐 저
로서도 할말은 없지만 저희에게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저희로서도 아가
씨에게 더 이상 힘이 되어 드리기 힘들 것입니다. 조만간 아가씨의 신병
인도에 대한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편히 쉬십시오 그럼 이만
-
이 번에 열리는 대신관 회의에 대신관 칼스의 수행자로 선정된 진은 회
의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준비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와
중에도 가끔씩 그 소녀에게 들러서 말을 걸어보았지만 그녀의
태도엔 변
화가 없었다.
- 이제 한 1주일 정도는 절 못 보실 것입니다. 제가 없는 동안은 저를
대신하여 다른 사제가 아가씨를 도와 드릴 것입니다.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진은 사제 킴에게 이 소녀를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하고서
절대신
의 신전으로 출발할 준비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