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쯤에 집으로 가게 된다. 왠지... 진짜 집으로 가는 기분이다.
내 방은 아주 작단다. 방은 작은 데 창은 아주 크단다.
아직 가보지 않은 그 집이 벌써부터 좋다. 나는 나의 이런 점을 늘
경계할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그러니 그냥 내 맘대루
그 기분을 즐기고
싶다.
이번 비로 집이 풍덩 물에 잠기고 몇년새 하나 둘 정리하던 내 물건
들이 그야말로 싹쓸이가 됐다. 거기에는... 헌책방에서 구입한 70년대판
새로줄 빽빽한 고서도 있었고, 또... 내가 열 번도 넘게 또 보던 만화책들,
만화책에 적힌 글귀를 옮겨 적은 일기장,
기타 요리학원 다닐적에 열심히 필기해 놓은 것 들,
씨그램 스쿨 수료증과 노트,
컴퓨터 그래픽 관련 책들,
서양 점성학 관련 도서와 동양 역학 관련 도서, 특히
타로카드 관련 원서와 얼굴 모를 지인에게서 받은 동양역학과 한의학
관련 서적 기타등등.......이것들이 물에 잠겨서 다 종이죽이 되었다.
그 집에 십삼년 살면서 내가 가장 바랬던 건,
밤에 창문을 열고 한가로이 별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비가 오면 창문을 열고 비구경 해도 괜찮은 여유였다.
새로 이사가는 집은 엄마 말로는 좀 낡았단다. 현재 수리중이고...
그래도 2층이다. 이제 비가 와서 맘 졸이는 일은 없을 거다.
몇년 동안 차근차근 해치웠던 것들이 한꺼번에 날라가고,
새로 이사가는 집의 내 작은 방은 당장 옷장 하나만 달랑 있을 거다.
그렇다고 앞으로 거기서 뭐가 그리 보태어 질 것 같지는 않다.
책상 놓을 공간도 아쉬우면 상 접어서 세워두면 되고,
의자 대신 푹신한 쿠션과 방석을 두어도... 되겠지.
그리고... 이제는 친구도 있었슴 좋겠다.
내가 하소연 하고 싶을 때의 필요가 아닌
그저 바에 앉아서 가만히 맘 편하게 칵테일이나 같이 마실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었슴 좋겠다.
사실, 그동안 내가 잃은 것은
이번 비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까짓 거, 그리 소중하지도 않았던 것이,
내가 생각해도 참 무신경하고 시큰둥 했다.
오히려 비로 넘어진 장독대에 찢긴 발의 상처가 더 아팠다.
원식이 오빠,
오빠 동생분은 오빠와는 많이 다른 분 같더군요.
근데 동생분이 오빠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오빠 행복하세요.
어차피 세상이라는 게 그런 거니까.... 마법의 주문을 걸어보죠.
햣!!!!!!!!!!
행복 만땅!!!!!!!!!!!!!!!!!!!!!!!!!!!!!
카페 게시글
♬와글 와글
집.
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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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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