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6월 22일(일) 0230시 기상하여, 선잠으로 지친 눈을 비벼가며 집 사람이 말아준 김밥도 챙기고
0500 낡아 빠진 애마(저의 일본인 친구는 "엘로우 벤츠"라고 부른다)에 시동을 걸고
0600 올림픽공원 남2문 주차장에 들어 섰습니다.(요금은 하루 이천원정)
- 당초, 집결지로 부터 제일 가까운 주차장은 남4문이었습니다. 근무자는 \15,000/일 이라고 하였습니다. 납득 할 수 없다고 하자, 남2문으로 가라고 하였습니다. 남2문과 남4문의 주차요금이 이렇게 큰폭으로 차이가 나는 이유를 도무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황망한 일이라니!! "강남 스타일"인지요?! 그러한 이유로 저는 주차장에서 집결지 까지 족히 1,000m 이상을 장비가방을 끌고 새벽 산책(?)을 해야만 했습니다. 30분 정도 고난의 행군이었습니다. 도무지, 도무지!!
-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앞/올림픽 공원 평화문 광장에 도착, 선착순 제 1번입니다.
0700 한국수중환경협회(독도 지킴이 황대영) 주최 2014년 울릉도/독도 탐방행사에 참여한 것입니다. 전세버스 3호차가 배정됩니다. 승차 인원은 33명(유 명예께서 인솔하시는 바사나, 삼성, 삼선고 동창, 한국방송 등 각 팀 참가 인원)
0730 식전 행사 등 어수선 끝에 강능행 출발
0850 횡성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고
1030 강릉항에 도착
- 저는 이곳이 처음이므로 예상보다 잘 다듬어진 모습에 잠깐 감탄했습니다.
1130 35노트(약 65km/h)로 항해한다는 씨스타3호 쌍동선에 승선 - 이와 같은 여객선은 오래전 거문도 투어 때도 이용한 기억이 있습니다.
1420 울릉도 저동항에 입항
1530 오찬 - 늦게 나마 다음에 진행할 잠수를 위하여 배불리 먹어야 합니다./잠수기록은 중략합니다. 로그북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930 정찬 - 오늘 하루는 모든 생활이 조금씩 뒤로 밀리는 기록입니다. 울릉도에 입도한다는 일이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확증입니다.
2000 겨우 호텔 책크인 - 우리가 이용한 여관의 이름은 "독도 호텔"입니다. 최근에 신축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법 근사하고 쾌적합니다.
- 호텔 앞 해안에는 야시장/포장마차 가게가 있습니다. "호박막걸리"를 곁들여 싱싱한 활어회를 시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정무렵까지 저희는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아시는 분은 다 아시지만, 저는 공식적으로 단주斷酒를 선언한 바 았습니다.)
2014년 06월 23일(월) 0400 유 선배님께서 맞추어 놓으신 알람이 느긋하게 퍼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고 자각하는 것과 "이럴수가!!"하는 탄식에 잠이 확 달아나는 것은 거의 동시였을 것입니다. TV를 켜고 <한-알제리 전>월드컵축구경기를 시청하는 순간, 우리팀은 이미 0-3의 믿을 수 없는 패전 스코아를 기록중이었습니다.
0630 조찬 - 제 2일째 독도 방문 일정에 쫓기다시피 때 이른 아침식사를 자청하였습니다.
0730 다이빙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15인승 소형버스에 서둘러 탑승합니다. 리조트는 해안 건너편으로 구비구비 굴곡이 극심한 언덕을 타고 넘어 20분 남짓 숨가쁘게 내달려야 합니다. 언덕의 경사로는 제 생각에 거의 45도의 가파름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경사로에 낡아 빠진 버스가 멈춰 서기라도 하면, 현기증이 납니다. 뒤로 굴러떨어질 것만 같은 공포가 엄습하는 겁니다. 예전에, 어떤 동남아의 투어 현장에서 이런 기분나쁜 경험을 자주 치뤘습니다.
- 독도행 항해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1회 잠수만으로 만족하고 느긋하게 휴식시간을 즐겼습니다.
1100 이 시간에 점심식사를 하는 것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기만 하던 청소년 시절 이후 없었던 일입니다.
1230 독도행/'씨스타1호'에 승선 합니다. 유 선배님과 저는, 독도 앞바다에서 <스쿠바 잠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다소 버거운 무게의 공기탱크와 무게추도 운반해야만 했습니다. 아뿔싸!! 이것은 "한 여름밤의 꿈"이었습니다. 서해안의 비극적인 "세월호" 사고의 여파가, 머나먼 동해안의 독도 잠수를 가로 막는 최대변수로 작용할 줄이야!! 선장과 항해사는 "꿈도 꾸지마라!!"는 듯이 완강 일변도 였습니다. "선박 안전유지를 위하여, 선내에서 다이버의 환복행위를 포함한 어떠한 준비행위도 허락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노 해군사관 두 사람은 굴욕과 함께, 꿈의 환상을 접어야 했습니다. 허락된 독도 상륙 시간 30분안에 드라이 수트로 환복하고 스쿠바 잠수를 준비하여, 수표면 초대형 태극기 펼침 퍼포먼스를 수중 촬영한다는 진행은 말 그대로 꿈도 꿀 수 없는 불가능이었습니다. 전혀 아무런 대비도 없이, 이와같은 행사 준비가 가능하다고 부추긴 주최측이 밉살 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독도에서 잠수를 진행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히 해결할 수 없고 복잡한 속사정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언제 저의 이 소박한 꿈이 실현될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런지요?!
1400 독도 상륙 - 수표면 태극기 펼침과 독도 선언 퍼포먼스 진행/저는 간단한 스킨 다이빙 장비를 착용하고 유 선배님과 몇 분의 지원자와 함께 30분간이라는 시간에 쫓기며 거의 반사적으로 무념무상 서서입수 자세로 독도 선착장 앞바다로 돌입하였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그나마, 독도 앞바다 수중으로 온전히 뛰어드는 행운을 가진 것을 위안으로 삼겠습니다.
1430 독도 출항 - 잠수 팀 debriefing
1615 울릉도 회항
1650 저동항 상륙 - 식후 행사/기념촬영 및 주최측의 독도 홍보대사 가수 박진광 공연 등의 이벤트
1730 출항
1915 항해중, 벼란간 출현한 수십 마리의 돌고래 무리가 우리 배와 나란히 경주하는 쇼를 펼칩니다. 카메라를 들이 댈만한 여유도 없는 아주 잠깐 사이의 이 미술 쇼같은 진풍경을 관찰할 수 있었던 일 또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우리 동해 바다에는 정말 개체수가 많은 돌고래가 서식하고 있구나!!
2030 강능항 입항
2110 만찬 회식/강릉 뚝배기
2345 여주 휴게소
2450 귀환/몽촌토성역 앞
2014년 06월 24일(화) 0130 바사나 해단
0230 부평/귀가
-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간직하렵니다. 미련으로 남아 못 다한 꿈은, 아직은 큰 희망과 새로운 모험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생애에 걸쳐 반드시 재도전하리라고 다짐합니다. 분명히 독도는 내 나라의 내 영토입니다. 그 영토의 영해에 마음놓고 잠수하는 일에 장애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끝*
첫댓글 아 부럽습니다
독도는 꼭 가볼려고 했는데
글을읽다보니 그래도같이다닌 기분이네요
글잘읽었읍니다
여생으로 봐서 박 사장님이, 저보다는 훨씬 기회가 많으실 것이 분명합니다. "희망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저 또한 아쉬움이 큽니다. "반드시 스쿠바 장비를 착용하고 잠수해 보리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독도에 가신다면 저도 꼭 동참하겠습니다.
독도 파이팅...바사나 파이팅..박강사님 파이팅..
저는 오직 선배님이 펴주신 멍석에 주저 앉았을 뿐입니다. 그저 감사드립니다.
바사나 회원 여러분들과 독도 투어에 참여 하게되어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행사를 위해 수고하신 바사나 회원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