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준다고 하는 생선.
나는 차를 몰고 쌍봉 사거리에서 석창방면으로 약간 경사진 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서행을 하고 있는데 조그마한 탑 차가 옆으로 다가오면서 유리창을 열고 말을 건다.
“사장님 회를 좋아하십니까?” 라고 묻는다.
나도 유리창을 열고 대답하였다.
“아 저는 사장이 아닙니다. 그리고 회를 좋아하지만 왜 그러십니까?” 라고 말했다.
“대형 마트에 생선을 납품하고 재고가 남았는데, 생선이 싱싱하여 공짜로 드릴 테니 가져다 회를 썰어 드십시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서서히 올라가면서 골통을 굴리기 시작을 했다.
펄펄뛰는 싱싱한 생선, 썰어가지고 소주한잔 쭉 들이키면 천하가 빙글빙글 내 세상 같이 황홀하게만 느껴진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고 그러는데 차를 대고 공짜를 받아가야 하나 어쩌야 하나.
차가 올라가지를 못하고 멈칫멈칫 하니까 뒤차가 크락션을 울려대어 귀청이 찢어질 것 같이 빵빵거린다.
내가지금 순천을 가는 중인데 공짜로 준다고 하는 생선을 받아가는 것은 시간상 도저히 안 될 일이다.
고맙다고 사양을 하고 그냥 지나가고 있으니 참으로 아쉽고 허전하며 서운해서 죽을 맛이다.
그전에 낚시를 한다고 한나절이나 바다에 낚시를 담그고 멸치 대가리도 구경 못한 생각이다.
그런데 며칠 후에 동료들과 술을 한잔 하는 중에 한 친구가 그전에 겪었던 생선 이야기를 한다.
그 친구도 나와 똑같이 그길로 올라가고 있는데, 탑 차가 따라오며 생선을 공짜로 준다고 하는 제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짜로 준다고 하는 그 차를 따라서 내동의 한적한 장소까지 갔다고 그런다.
내동에 가서 한다는 소리가 “실은 대형마트에 납품을 하고 싱싱한 생선이 좀 남았습니다.”
“생선 3 궤짝이 남았는데 기름 값이나 하려고 절반가격으로 드릴테니 가져다 드십시오.” 라고 말을 하더라는 것이다.
견본 상자를 열어가지고 보여주는데 생선이 싱싱하더라는 것이다.
그 친구 계산해보니 절반가격이면 싼 생선을 먹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덜컹 산다고 하였겠다.
차를 돌려대면 실어드린다고 하여 차를 돌려대니 3궤짝을 실어주기에 무작정 돈을 계산하고 그 차는 가버리고 말았다.
이 친구는 생선 3상자를 싣고 입을 하마처럼 크게 벌리고 흥흥거리며 집에 와서 내려 보니 빈상자만 덜렁덜렁 싣고 왔더라고 그런다.
그 친구 마누라가 그 이야기를 듣고 땡 밭에 콩까지 튀듯 펄펄뛰며 야단을 치는 바람에 혼이 났었다고 그런다.
공짜가 그렇게 좋으냐고 하면서 발바닥이 안보이도록 뛰어가서 그 생선 장사를 잡아가지고 돈을 뺏어오라고 닦달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 친구 완전히 기가 죽어가지고 축 쳐져서 만만하니 소주만 마셔대어 속이아파 혼이 났었다고 그런다
공짜로 준다고 하는 생선을 빈 궤짝만 실어준 그 사기꾼은 그렇게 쉽게 번 돈을 어디다가 썼을지 궁금하다.
혹시 자녀들의 학자금으로 쓰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