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무덥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 졌다. 추석이 지나자 기온이 10도이상 떨어져 아침 저녁으로는 따
뜻한 온돌방이 생각나고 겉옷을 하나 걸처야 할 정도다. 언제 무더운 여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어느새 여름
이 까마득히 멀리 물러나 있다.
대원隊員의 백두대간 완주를 위하여 빠진 구간을 안내해 주기로하고 그 첫번째 산행으로 지리산 구간을 지
난 6월말에 다녀온 후, 두번째 산행을 7월에 가려고 하였으나 덥기도하고 태풍, 비등의 핑계로 미루어 왔는
데..., 추석이 지나자 대원隊員이 은근히 압력을 넣어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9월 19일, 월
요일, 백두대간 안내, 두번째 산행길에 나섰다.
백두대간 안내 계획
- 첫번째 산행--중산리~천왕봉~삼도봉~벽소령~성삼재; 29.4km (2박 3일)....'11/6/28~6/30 (완료)
- 두번째 산행--성삼재~만복대~봉화산~백운산~육십령; 64.9km (3박 4일)....'11/7월==>9월20
일~9월23일로 변경
- 세번째 산행--도래기재~구룡산~태백산~화방재 ; 22.6km (1박 2일)....'11/9월
-- 두번째 산행 계획 --
- 9/20(화); 성삼재~만복대~ 고기리~수정봉~여원재(19.36km), 여원재 하늘아래 편한집에서 민박,
- 9/21(수); 여원재~고남산~ 매요리~사치재~복성이재(19.8km), 철쭉 식당에서 민박,
- 9/22(목); 복성이재~봉화산~중재~백운산~선바위고개(18.77km), 무령고개로 내려 민박예정(미정)
- 9/23(금); 선바위고개~영취산~깃대봉~육십령(11.8km), 산행후 장계로이동 후 귀경
그런데, 이 번에 갈 구간은 65km가 되는 비교적 긴 구간이다. 나는 이 구간 산행을 준비 하는 동안, 2년전에
나혼자 이 구간을 지나며 고생했던 생각이 났다. 그때는 3일째 되는날 영취산에서 무령고개로 내리는 등로를
놓쳐서 어쩔수 없이 육십령까지 가게 되었고 힘들게 산에서 물을 구하여 새벽 2시반경에 육십령에 내려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4일 일정을 잡아서 그때 밤 길을 걸어가느라 못 보았던 대간마루금을 보기도하고, 이번에야
말로 무령고개로 내려가서 1박하고 여유있게 산행하기로한다. 깜깜한 밤에 나에게 생명수를 보시해준 샘터
도 둘러보고...,
그런데, 첫날 성삼재~여원재 구간이 20여키로나 되어서 아침 일찍부터 산행을 시작하여야 어둡기 전에 여
원재에 닿을 수 있다. 그래서, 산행 하루 전날 구례에서 자고 다음 날부터 산행하기 위하여, 9월19일, 오후에
집을 나선다. 배낭을 메고 집 근처 버스 정거장으로 가는데 기온도 떨어지고 을씨년스럽게 비까지 뿌려덴다.
3시반에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구례행 버스를 탔다. 버스는 중간에 탄천휴게소에 잠간 정차하는데..., 여
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는 이번 주에는 구름이 많거나 조금 있겠지만 비는 오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고속버스는 예정대로 3시간 걸려 지난번에 떠나온 구례터미널에 우리를 내려주고 종착지, 경남 하동으로 떠
나간다.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김치찌게로 저녁을 먹으며 내일 먹을 점심도시락을 챙기고 주인 여자에게 숙소가 어디
가 깨끗한지 물어 터미널에서 10분여 거리에 있는 그리스 모텔에 들었다. 모텔은 3만5천원에 지은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비교적 깨끗하다. 내일부터는 일찍 일어나야 하므로 9시 뉴스가 끝나자 마자 잠자리에 든다.
내일부터 백두대간 안내 4일째가 시작된다.
백두대간 안내 4일째; 성삼재~만복대~고기리~수정봉~여원재(19.36km)
9월 20일 화요일 흐림,
지난 번에 알아둔대로 성삼재로 가는 6시 버스를 타기 위하여 4시반에 일어난다. 밖으로 나왔더니 날씨가 쌀
쌀한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터미널까지 와서 아침식사로 어디에서 김밥이나 살까하고 살펴 보았으나 어디에도 김밥을 파는데가 없다. 터
미널에 있는 김밥집은 닫혀 있고..., 할 수 없이 터미널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편의점에서 햄버거와 우유를 사
서 터미널에 왔더니, 이럴 수가..., 샷터가 내려와 있던 김밥집이 문을 연게 아닌가. 6시가 다되어 문을 연 것
이다. 아쉽지만 오늘 아침은 햄버거로 할 수 밖에...,
버스는 정각 6시에 우리 둘만 테우고 출발하더니 화엄사 주차장에 들려도 승객은 하나도 늘지않고..., 구름이
덮혀있는 노고단을 바라보며 성삼재로 오른다. 성삼재로 오르는 동안 모두들 어디로 피난이라도 떠나 갔는
지..., 차도 사람도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버스가 몇차래나 깊은 숨을 몰아 쉬더니 마침내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한다. 배낭을 챙겨 버스를 내렸더니...,
찬바람이 흠칫 놀랄만큼 세차게 얼굴을 때려온다. 주차장은 텅비어 있고 주위에는 개미새끼 하나 보이지 않
는다. 나는 순간적으로 이거 너무 추워 이 복장으로 산행을 못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우선
고개 마루를 벗어나 산속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성삼재를 떠나 도로를 따라 심원마을쪽으로 조금 내려가다
고리봉쪽으로 들어선다.
첫댓글 끈을 이어가는 두 산꾼의 여정이 정말 부럽습니다. 인생은 끈으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가는 길이 비록 고행길이라도 점을 선으로 이어가면서 몸으로는 대자연의 오묘함을 입체감으로 만끽하면서 수행길이 되리라 믿습니다.
무더위를 보내고 갔더니만, 어느새 찬 바람이 불어와 따스한 햇살이 그립기조차 했습니다. 세월이 왜 이렇게 빨리 가나...?
이제 주인공이 바뀌었네. 하여튼 대단한 부부네!!!
이사장, 우리가 참 별나게도 살고 있지...? 그런데 대단한은 "XXX가 단단한'이라고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