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발 비행기는 11시25분이다. 공항에 10시 30분쯤 도착을 했다. 젼과 작별인사를 하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100여미터 걸어 가는데 한국사람 같은 여성이 있어 말을 걸었다. 키가 아담하고 착하게 생겼다. 한국사람
이세요 ? 라고 물으니 이 아가씨 멈칫 하더니 한국사람 같으세요 ? 라고 되 문는다.
그리고 그냥 지나갔는데 다낭공항에서 또 마주쳤다. 그리고 잠깐 얘기를 했는데 지금 유럽으로 여행가는 중이라 한다. 그것도
혼자서... 영어도 나보다 훨씬 잘한다. 부럽다.
비행기 옆 좌석에 베트남 아가씨가 앉았다. 분위기가 말을 걸 분위기가 아니다. 그래서 셀카로 백 배경으로 찍었다. 베트남 여성들은 피곤하거나 주위에 별 볼일 없는 상황이면 이 사진처럼 마스크하고 썬글라스 끼고 자는 척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다낭 올 때 옆에 앉은 아줌마도 그랬는데, 아니 그 아줌마는 담요로 자신을 돌돌 말기까지 했다....
다낭에 도착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비행기 안에서 곰곰이 생각을 했다.
비행기가 서자마자 비행기 안에서 인터넷 카페에서 확보한 전화로 한국 여행사에 전화를 했다. 한국말로 전화를 받는다. 호텔에서
체크 아웃 하고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상품이 몇 개 있다.
일반적으로 호텔 체크 아웃은 12시까지 인데 비행기 시간은 밤 10시30분에서 12시 5분 사이가 많다. 여행사의 답변은 오늘은 여행객들이 없어 여행 상품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점심시간이 됐는데 배도 고프고 마땅히 갈 곳도 없어 그동안 갔었던 해변가 『산해진미 식당』으로 갔다. 산해진미 사장님과 다시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여행용 가방을 식당에 맡기고 조금만 배낭만 메고 밖으로 나왔다.
밖의 날씨는 내리 쬐는 햇볕에 몹시 덥다. 해변에도 너무 더운지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 마라톤 출발장소 공원 그늘에서 조금 쉬다 또 장소를 옮겨 그늘에서 쉬다 시간 때우기는 마사지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어콘을 틀어 놓은 홀에서 시원하게 맛사지 받는 것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 진다. 택시를 잡아 타고 맛사지 샵으로 가는데 이 택시 기사가 정상적인 코스로 안가고 돌아간다. 그래서
40,000동 나올 요금이 50,000동이 나왔다. 새끼
다낭에 와서 네 번째 맛사지를 받는다. 한국에 이런 값싼 맛사지 샵이 있다면 아마도 매일 갈 것 같다.
맛사지가 끝나 짐 맡겨둔 산해진미 식당을 가는데 걸어서 가기로 했다. 한 3키로 거리다. 늦은 오후라 그렇게 덥지는 않다. 도로변을 피해 주택가와 상가 지역으로 걸어갔다. 이제 진정한 베트남 체험을 하기 위해 베트남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손쉽게 먹는 음식을 실행하기로 했다. 골목길을 한참 걸어 거다 허름한 길거리 음식점에 들렀다.
손님으로 성인 1명, 어린이 1명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나도 한쪽에 작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메뉴를 살펴보니까 삶아 놓은 국수가 있어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이것을 달라고 했다. 끊는 물에 국수를 넣더니 어묵 같은 것도 넣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넣으라고 했더니 정량을 다 넣고 한두개 더 넣어 주는것 같다. 삶은 계란도 하나 더 시켰다. 국수 맛과 어묵 같은 것도 맛이 그렇고 그런데 위생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사실 여기 앉아 위생을 원하는 것은 사치도 한참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수는 다 먹고 어묵은 2개정도만 먹고 다 남겼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아줌마를 쳐다보는데 아줌마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마음이 통했는지 우리 둘은 한바탕 크게 웃고 말았다.
한바탕 웃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다. 국수 값으로 30,000동을 냈더니 5,000동을 거슬러 준다. 그래서 거슬음 돈은 됐다고
하니까 극구 돌려주신다.
베트남에서 물건을 사본 경험은 이번이 세번째다. 과일을 한번 샀고 물을 샀고 그리고 길거리에서 국수를 사 먹어 봤는데 상인들은
너무도 순박하고 착하다. 거슬음 돈 5,000동(250원)을 받고 다시 다낭 해변쪽으로 걸어 갔다. 걸어가다 도로변에 근사한 음식점이
있어 맥주한잔 마시기 위해 의자에 앉았다.
여학생으로 보이는 서버 여러 명이 내게 다가와 주문을 받는다. 혼자 왔냐고 먼저 묻는다. 그래서 혼자 왔다고 하니까 『유러피언들만 혼자 다니는 줄 알았는데』 라며 중얼 거린다. 맥주 한잔을 시키고 땅콩 하나를 시켰다.
주위를 살피면서 시간도 때울겸 천천히 마셨다. 그리고 한잔이 부족해서 한잔 더 시켰다. 기분이 좋아 진다.
베트남에서의 여행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두려움과 의심의 눈초리로 낯선 땅 베트남을 홀로 찾았지만 착하고 정 많은 베트남
사람들을 접하니 미안스럽다. 한국에서 베트남 사람 만나면 무조건 친절로 대해야 겠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다낭 공항에서 시간이 남아 면세점 구경을 하는데 모금함이 보였다. 그동안 쓰고 남은 베트남 돈을 그 모금함에 다 넣고 왔다. 모금함 안에는 1,000동짜리 지폐가 대부분 이었는데 나의 50,000동짜리 1개와 10,000동짜리 지폐 2장이 비교되어 큰 액수로 보여 진다.
빈시에서 보낸 2박3일은 꿈만 같다. 짧은 영어로 다낭에서 마라톤을 완주하고 빈시에 도착하니 고향에 온 것처럼 마음이 푸근했다.
빈시에서 만난 짜와 그의 가족들.. 또 3일 동안 만났던 여러 베트남 사람들...
그들은 나를 위해 많은 시간과 경제적 부담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깊은 정을 듬뿍 앉겨 주었다.
매 끼니마다 한잔 하자며 한잔 술을 따라 주시는 짜의 아버지, 매 끼니마다 하나라도 더 먹으라고 먹을 것을 내 앞에 갖다 놓는
자상한 모습
내 어찌 이 빚을 다 갚으리오.. 나 혼자가 아닌 가족과 함께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짜는 하노이 대학 영문학과에 다니는데 한국에 또 한번 오고 싶다고 한다.
교환학생 신청하라고 하니까 무척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노력하겠다고...
오랜만에 여행기를 써 봤는데 뭔가 어색하고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첫댓글 수고가많으셨네요
언젠가 혼자 여행을 해 봐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기회가 이번 여행이 된것 같습니다.. 감솨합니다.
전혀 어색하지 않고 단백한 여행기 잘 읽었읍니다.짜의가 한국에 오면 꼭 만나고 싶습니다. 짜의 아빠와 전설님이 만나면 딱 좋을 듯합니다. 술 좋아하는 것으로 ㅎㅎㅎ.
긴 시간 여행기 쓰시면서 다시한번 여행의 기쁨을 느끼셨겠습니다.언제나 배움에 매진하시는 산성님 멋쪄유~
짜의 가족이 한국에 오면 디-데이로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원이 기억에 남을 멋진 여행하셨네요. 사진을 첨부한 여행기 너무 훌륭했습니다.
세세한 내용까지 여행기에 담아, 읽으면서 실제로 여행을 한 느낌이었습니다.
산성님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혼자서도 즐겁게 여행을 할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조만간 맥주한잔 하면서 여행 뒷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산성님 힘
예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맥주한잔 대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