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거기에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요2:1-11)
① 오프닝 유머, 대문 앞에 크게 ‘개조심’이라고 써놓은 사람의 마음은 사나운 개를 조심하라는 선한 마음일까요, 개에게 물려도 책임 못 진다는 고약한 마음일까요? 글쎄요!
② 지금은 연예인이요 쇼 프로그램의 리더요 명 MC이지만 십대 후반에 우리나라 씨름판에 혜성 같이 나타나 당대 씨름의 최고수였던 이만기 씨를 네 번이나 이긴 사람이 있습니다. 두 번 진 기록도 있습니다만! 바로 강호동 씨입니다. 그가 남들이 한번 이기기도 힘들어 하던 이만기 씨를 네 번이나 이길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 나중에 이야기했는데 그만큼 이만기 씨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동작을 읽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느냐 하면 고수들은 상대방의 첫 동작을 보고 그 다음을 읽어내는가 하면 그가 하고자 하는 바를 안다는 것입니다. 바둑의 고수들도 상대가 첫 수를 어떻게 두는가를 보면서 그 마음을 읽어낸다 하잖아요!
③ 본문 말씀은 예수님이 이 세상의 구주로서, 메시야로서 처음 행하신 기적입니다. 그러니 이 기적 속에는 예수님이 앞으로 행하실 사역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 정말 주의해서 잘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성경 본문을 특별히 좋아하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첫째는 천주교 신자들입니다. 그 내용은 예수님이 그 귀중한 사역의 시작을 어머니 마리아의 말을 들어서 시행했다는 것입니다. 아직 예수님 당신이 나설 때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마리아를 예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로 내세웁니다. 마리아께 간구하면 예수님이 잘 들어주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리아 상 앞에 기도합니다. 마침내 마리아 승천설이라는 것까지 주장합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마리아를 그냥 예수님을 낳은 어머니로, 한 사람의 여인으로 생각합니다.
④ 본문 말씀 2장 1절부터 5절까지 보겠습니다.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좁은 동네입니다. 한 집안의 잔치는 곧 마을 잔치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도 일손을 보태려고 그 잔치 집에 계셨고 예수님과 제자들도 손님으로 초청받았습니다. 그런데 한참 잔치의 흥이 오를 무렵 포도주가 떨어져 감을 어머니 마리아가 알아차렸습니다. 큰 일입니다. 잔치의 흥이 깨질 판입니다. 혼인 잔치를 망칠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한 가정의 새출발이 엉망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들 예수의 비범함을 알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⑤ 그런데 보세요! 오해의 여지가 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예수님이 어머니 마리아를 보고 “여자여!”라고 부른 것입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 것은 이 ‘여자여’라는 단어의 원어는 여자를 높여 부르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하나님의 아들로서 한 여인에게 말씀하신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게 살필 수 있는 내용은 분명히 예수님은 상관하지 않겠다고 어머니께 대답했습니다. 아직 나설 때가 아니라구요! 기적을 행할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머니 마리아는 막무가내입니다. 하인들에게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지시해버립니다. 정말 엄마는 못말려! 어머니 마리아는 아들 예수의 능력을 익히 알고 있었던 듯 싶습니다. 아무튼 천주교인들은 이 본문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리고 마리아를 높입니다. 기도 응답의 결정적인 도움을 마리아에게서 얻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것입니다.
⑥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본문 말씀을 매우 좋아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이 손수 술을 만드셨다고 말하고 이로써 큰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음주를 합리화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예수님이 물로써 술을 만드셨다는 것을 알리려고 본문 말씀이 기록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로 새출발하는 한 가정의 어려움을 도우시려고 이런 기적을 행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메시야로서의 첫번째 이적의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어떠한 어려움에서도 구해내시는 구주이십니다.
⑦ 자 이제 그 기적의 현장을 들여다 볼까요! 2장 6절, “거기에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우리도 마찬가지이지만 유대인들은 식사를 하기 전 그리고 외출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꼭 손을 씻었습니다. 그래서 잔치 집에는 손님들을 위해서 큰 돌 항아리에 물을 채워놓았습니다. 7절, 8절을 이어서 봅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⑧ 그런데 여기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은 세상 인심을 볼 수 있어요! 무슨 이야기냐 하면 잔치 자리에서 처음에는 좋은 술을 내었다가 사람들이 취해서 맛을 잘 알지 못하게 되면 그보다 못한 술을 내놓는다는 것입니다. 9절, 10절,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여전히 좋은 포도주인 것을 연회장이 인정했습니다.
⑨ 결론적으로 11절,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기적과 표적의 차이는 기적이 단지 놀라운 일을 행하여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자기를 높이는 것인 반면 표적은 그 놀라운 일에 의미가 담겨져 있어서 보고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교훈과 은혜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⑩ 이제 이 표적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그 전에 하프타임 유머, 공부를 못하는 아들에게 화가 난 엄마가 꾸중을 했다. “아니 넌 누굴 닮아서 그렇게 공부를 못하니? 제발 책상에 앉아서 공부 좀 해라!” 그러자 아들이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엄마, 엄마는 에디슨도 몰라? 에디슨은 공부는 못했어도 훌륭한 발명가가 됐어! 공부가 전부는 아니잖아!” 그러자 더 열 받은 엄마가 아들에게 소리쳤다. “에디슨은 영어라도 잘했잖아!”
⑪ 많은 신실한 기독교인 된 사람들이 말합니다.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무미건조한, 무의미한 삶을 살았는데 예수님을 믿고 교회를 착실히 다니면서부터는 참으로 의미 있고 보람 있는, 그래서 살 맛 나는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참으로 즐거운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이야말로 물이 포도주 된 사건 아닙니까! 물 먹은 삶에서 포도주 마시는 삶이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인생에 기쁨을 가져다 주시고, 재앙이 아니라 평안과 소망을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⑫ 여기서 잠깐 기독교인이 술 마시는 것에 대해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술을 한잔 쯤 마시는 거야 별 문제이겠습니까? 그런데 술을 즐기는 것이 문제이고 술을 이길 수 있다고 믿는 것이 큰 과실입니다.
⑬ 끝으로 좀 이상하다싶은 설교 제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본래의 전체 문장은 이렇습니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더라!” 200여년 전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청년이 종교학 시험을 치루면서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시험문제는 오늘 설교 본문의 내용을 종교적으로 신학적으로 논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시험 시간이 불과 5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그 학생은 한 줄의 답도 적지 못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모두 답안지를 제출하고 나간 뒤였습니다. 보다 못한 교수가 그 학생에게 다가가 한 줄만이라도 쓰면 낙제는 면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마침내 그 학생은 한 줄의 답을 쓰고 답안지를 제출했습니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더라!” 교수는 감동하여 그 학생에게 최고의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 학생의 이름은 바이런이었습니다. 영국의 세계적인 낭만파 시인입니다.
⑭ 이제 말씀을 맺습니다. 예수님의 메시야로서의 첫 표적이 갈릴리 지방 가나의 한 결혼식에서 있었습니다. 결혼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떨어져 하마터면 잔치를 망칠 뻔한 그야말로 한 가정의 망신스런 새출발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예수님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셔서 그 결혼이 성황리에 잘 마치도록 도우셨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의미는 무미건조한 물이 단맛 나는 포도주가 되었듯이 예수님은 우리 인생이 참으로 즐겁도록 주관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예수님과 함께 평안하고 즐거운 삶을 사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