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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애월곶자왈 노꼬메오름이 만든 신비원 [곶자왈대탐사Ⅱ:객원기자 김대신의 곶자왈 10년 생명을 읽다] 2011년 10월 20일 <제민일보 >
함몰지형과 일색고사리군락
서쪽 산방산에서 동쪽 묘산봉까지 제주의 절반이 한눈에 들어오는 노꼬메오름. 830m의 해발고도에서 알 수 있듯 노꼬메오름은 높은 곳에 자리 잡아 제주의 반을 굽어본다. 고도도 높은데 산체도 웬만한 오름보다는 커서 자태가 사뭇 당당하다. 가파르게 나 있는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광활하게 펼쳐진 풍경이 보는 이를 압도하고 멀리 바다까지 아우르는 광활함은 가쁜 숨을 잊게 할 만큼 황홀하다. 여기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애월곶자왈이 시작됐다.
노꼬메오름 정상부근에서 바라 본 애월곶자왈 (Photo by 순둥이)
애월곶자왈지대는 납읍-원동곶자왈용암류를 형성하며 제주시 제1산록도로와 평화로 주변을 지나 애월읍 납읍리 금산공원까지 9㎞에 걸쳐 이어진다. 해발 약 400m 이하에서부터 100m 까지는 그 흐름이 불명확하지만 경사가 급한 발원부를 제외하면 2~3㎞에 이르는 넓은 폭을 유지하고 있고 비교적 흐름이 온전하게 남아 있다. 곶자왈 내부는 발원부에서 해발 400m까지는 비교적 큰 규모의 암괴들이 분포하지만 하부로 갈수록 점차 작아진다. 노꼬메오름에서 맹렬한 세를 보이던 흐름은 평화로를 넘으며 뚝 끊긴 듯 희미한 흔적만 보이다 납읍 금산공원에서 갑자기 솟아난다.
# 흐름이 잘 보존된 곶자왈
일반적으로 곶자왈지대는 발원부의 해발고도가 높고 그 흐름이 길수록 여러 기후대를 포함하기 때문에 식물상 및 식생이 다양해진다. 이런 이유로애월곶자왈지대 경우는 온대 뿐만 아니라 난대식물도 포함되어 다양한 식물상과 특이한 식생을 보인다.
《사진모음 by 순둥이》
애월곶자왈지대에는 약 400종류이상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곶자왈지대 중 면적은 제일 작은 편에 속하나 발원오 름인 노꼬메오름의 해발고도가 높아, 온대림과 난대림이 해발고도에 따라 자리를 잡았다. 상부는 온대성 식물의 분포가 많으며 중간부의 형체는 모호하지만 말단부인 금산공원에 난대림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노꼬메오름의 분화구에서 제주시 산록도로를 지나 평화로의 면허시험장 인근까지 이어지는 곶자왈의 흐름은 비교적 잘 남아 있어 깊은 함몰지형은 빈약하지만 약 400m 까지 고도별로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함몰지형을 따라 일색고사리가 우점하고 큰톱지네고사리와 섬사철란, 붉은사철란, 주걱일엽 등이 자라는 점은 교래곶자왈지역과 유사하지만 전반적으로 함몰지형의 규모가 작아 협소한 편이다.
노꼬메오름을 오르는 백작부인 (Photo by 순둥이)
좀 더 세세히 살펴보면 이 지역의 식생이 여느 곶자왈과 차이를 보이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노꼬메오름 하단부에서 운전면허시험장 바로 위쪽까지를 포함하는 낙엽활엽수림이 형성된 애월곶자왈 상부에는 고로쇠나무와 비자나무, 팥배나무, 단풍나무 등이 우점하고 있다. 특히 고로쇠나무의 분포가 많은 것이 특징으로 교래곶자왈을 포함해 비슷한 해발고도를 보이는 다른 곶자왈과도 식생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또한 비자나무의 분포는 애월곶자왈의 또 다른 독특한 식물상이다. 그리고 말단부인 납읍난대림지대에는 대표적 난대식물인 후박나무와 종가시나무가 우점하고 있는 등해발고도별 분포가 뚜렷해 나름 특이한 식생이 형성되어 그 가치를 더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 확인된 난티나무를 비롯하여 백작약, 거미고사리, 큰톱지네고사리, 거미고사리, 섬공작고사리, 참여로 등 독특한 식물들이 분포하고 있다.
# 독특한 식물들의 안식처
《사진모음 by 순둥이》
애월곶자왈지대의 난티나무와 백작약의 분포는 흥미로운 점이다. 난티나무는 육지부와 달리 제주도에는 그 분포가 매우 제한된 수종으로 맹아가 거의 없고 통직하게 자라며 한라산 Y계곡 등에서만 확인된 바 있다. 현재까지 애월곶자왈지대 해발 약 500m 내외의 지역에 10여주 이상이 요철지형을 따라 독립목 형태로 분포하고 있다. 또한 숲속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백작약은 애월곶자왈지대의 독특한 식물상 중 하나이다. 백작약은 한라산 1000m 이상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다년생 초본류로 곶자왈지대 수림내에 매우 드물게 자란다. 기존의 자생지가 주로 해발 1000m 이상 지역에 위치하고 있던 점에 비추면 곶자왈의 분포는 매우 특징적이다. 곶자왈지대로 인해 분포의 하한선이 보다 낮아진 셈이다. 이처럼 곶자왈지대의 특이한 지형지질 특성으로 인해 바위틈을 따라 높은 습도를 유지하고 비교적 일정한 기온을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애월곶자왈지대를 따라 분포하는 비자나무의 분포도 흥미롭다. 해발 700m 부근에서 시작되는 비자나무의 분포는 곶자왈의 흐름이 이어지는 해발 400m 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비자나무의 분포는 주변의 궤물오름, 바리메오름, 이메오름, 병악 등으로 이어지는데, 곶자왈지대의 분포의 가장 독특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곶자왈수림내에서 비자나무는 아교목형태로 생육하는데 가슴높이의 직경이 10㎝내외, 수고는 5m 내외의 개체들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식물상은 애월곶자왈지대의 주변이 방목지역과 경작지 등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곶자왈지대가 중요한 종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납읍난대림지대(금산공원) (후박나무 ▶)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위치한 납읍난대림지대 (3만3980㎡)는 애월곶자왈지대의 말단부분으로 애월곶자왈지대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해발 400m 이하에서 볼 수 없는곶자왈의 흐름은 여기서 끝을 보게 된다. 간혹 끊어진 곶자왈 흐름의 흔적들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작고 미미한 편이다. 납읍난대림지대에는 양치식물 15종류를 포함하여 약 130여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종가시나무를 비롯하여 후박나무,팽나무, 곰솔의 우점도가 매우 높은 것이 주요 특징 중 하나인데, 아마 인위적인 간섭의결과로 보인다. 초본층에는 밤일엽, 후추 등의 식물이 우점하여 자란다. 몇몇 수종에 의한 우점도가 높은 것은 지난세월 동안 인위적인 간섭에 의한 결과로 탐방로 개설 등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는 부분이 적어질수록 점차 다양한 식물이 분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지역에서 특기할만한 식물로는 후박나무라 할 수 있는데 도내에서는 드물게 후박나무의 거목을 볼 수 있다. 남해안의 도서지역에서는 당림(堂林) 이나 어부림(魚付林) 등으로 잘 보호되는 사례가 있으나 예로부터 후박나무의 수피(厚朴)를 한약재로 많이 이용하여 크고 작은 수난을 당했던 수종 중 하나이다.
납읍난대림지대에는 뿌리근처의 직경이 약 15㎝에서부터 120㎝크기의 후박나무가 약 300주 정도 자라고 있다. 이러한 후박나무림은 향후 식생변화에 따라 점차 쇠퇴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나 후계림조성도 필요한 부분이다.
(◇ 魚付林 ~ 어군(魚群)을 유도할 목적(目的)으로 해안(海岸)ㆍ호안(湖岸)ㆍ강안(江岸) 등지(等地)에 나무를 심어 이룬 숲. 대부분(大部分) 어류(魚類)는 어두운 그늘을 좋아하므로 어류(魚類)를 끌어들이고 또한 수중 미생물(微生物)의 발생 (發生)을 촉진(促進)시키는 구실을 함)
김대신 객원기자
● 김대신은...
제주대 대학원 생물학과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했고 이학석사학위를 받았다. 논문 및 저서로 「곶자왈지대의 식물상」, 「곶자왈이야기」, 「제주의 습지」 등이 있다. 지난 2003∼2004년 제민일보곶자왈특별취재반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라산연구소 녹지연구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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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음갈때 길안내한번해도라 애월옆 동내 그림그리는친구도 같이 대령가게.
경허자...ㅎ
귀덕사는 사름 말이주이?
귀덕서 은둔 아닌 은둔하는 명사인 분인데,제주를 방문하는 명망가와,지체높은 분들이 참으로 많이도 알현하고 있더란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