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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내달리는 계절은 시원한 나무그늘, 구수한 미숫가루 한잔을 그립게 합니다.
들판에 밀과 보리를 거둔 자리에 줄지어 정답게 벼모가 심겨졌겠네요.
뜨거운 태양 아래 모두들 줄기를 올리고 잎을 피우고 열매를 달며 부지런한 하루를 보내고 계시지요?
지난 6월의 마르쉐@꾸러미장은 대안적 먹거리 구조를 짜는데 있어 농부시장과 더불어 튼튼하게 자리잡아야 할 CSA, 농가 꾸러미를 소개하는 시장이었습니다. 꾸러미 농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냈더니 미디어의 카메라가 우리들의 시장을 많이 소개하기도 했었구요. 아직 우리사회에서 꾸러미가 생소했던지 미디어에 효과적으로 전달되지는 못했지만 마르쉐@ 출점자들의 참여와 수고 덕분에 가족소농들의 자립과 생태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농사를 지원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된 듯하여 보람 있었습니다.
날씨도 마르쉐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리 뜨겁지 않은 날씨에 손님들도 많이 찾아주셨네요. 시장 중간중간 긴 줄이 늘어서서 약간씩의 불편함이 있었고, 마로니에공원을 최대한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시장 일부를 예술가의집 뒷마당으로 옮기게 되어 당황한 출점자들도 계셨습니다. 늘 최선을 위해 고치고 또 고치고 노력하지만 모두에게 만족스럽기는 쉽지 않습니다. 소소한 불편과 아쉬움을 감내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시장을 위해 미소로 함께해 주시는 출점자 여러분들께 늘 고마운 맘을 전합니다.
7월 마르쉐@혜화동을 위한 공지와 신청 안내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적정규모의 장터를 위해 노력하지만 오시는 손님들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럴수록 천천히, 눈을 마주친 대화가 소중합니다.
물건을 더 많이 준비하시기 위한 노력보다도 더욱 즐거운 마음, 건강한 에너지를 많이 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도 물론 이것저것 꼼꼼하게 점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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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마르쉐@ 기억할 것 >
** 지난 마르쉐@에서는 2,736,900원의 지속가능기금과 570,000원의 출점비가 모아졌습니다.
여기에 마르쉐 보자기와 브로셔 판매금을 더한 후 쿠폰 환급금과 오차를 뺀 총 3,034,400원의 금액은 다음 마르쉐@ 개최비용의 일부로 요긴하게 쓰여집니다.
** 반짝반짝, 자원봉사자들의 빛나는 활약.
지난 6월 자원활동에 참여하신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랑-김선기 / 아라리오-박정은, 신새미 / 빵굽는소녀 햄냥-김현지 / 서포터즈 우리 - 김가윤, 김혜진, 백상운, 김선경 / 숙명 환경봉사단- 오수빈, 김수연, 김수정 / 최이연 / 김영숙 / 이벙글 / 김연우, 전은지, 배지선 / 채승한 / 문찬주 / 정재우 / 황혜진 / 박신혜 / 김승희
** 마르쉐@뒷풀이에는 늘 맛있는 음식이 함께 합니다.
이번 뒷풀이는 아빠맘두부의 두부, 데미타스의 수박, 팜구루의 고춧잎과 마요네이즈, 쿠치나소리조의 루콜라쥬스, 차마시는 사회의 아이스녹차, 이랑의 복숭아 와인 나눔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성별식에서 양념을 빼먹고 오셔서 판매하지 못한 나물떡볶기는 인텔릴겐챠 식구들이 양념을 보태어 주셔서 자원봉사자들의 간식으로 잘 사용했습니다. 마르쉐@농부워크숍에서는 횡성 우리텃밭 꾸러미 를 위해 마을 할머니들이 만드신 쑥떡을 손님들에게 나눠주셨고요.
늘 감사하고 든든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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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마르쉐 안내>
일시: 7월 13일 일요일 오전10시-오후3시
장소: 예술가의집, 마로니에공원
신청마감 : 6월 22일 밤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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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주제는 "밀과 보리">
“밀 익는 마을 마다 타는 저녁놀…” 초여름의 서정을 시인은 이렇게 노래하지요.
하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밀 익는 마을을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밀살리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지만 한국의 밀 자급율은 여전히 1%대. 그나마 0.4%까지 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다행일까요?
얼마전까지 자급이 충분히 가능했던 보리도 자급률이 불과 21%로 식량자급률 47% (곡물자급율로는 23%) 대한민국의 오늘을 실감하게 해 주는 작물들입니다.
OECD국가 평균 식량자급률은 92%라니 참 갈길이 멉니다.
그래도 마르쉐@혜화동에는 우리밀통밀, 앉은뱅이 밀로 만들어진 맛난 먹거리들이 자리잡고 있어 늘 반갑고 고맙지요.
이번 달에는 우리에게 늘 고마운 밀과 보리를 생각하며 우리들의 시장을 준비합니다.
이번 마르쉐 출점신청은 6월 22일 일요일 자정까지입니다.
신청시간 꼭 지켜주시고, 7월 마르쉐에서 만나요~
함께 보내드린 출점신청서 양식을 발송에 문제가 있으면 마르쉐 메일(marcheat@naver.com)로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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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마르쉐@혜화동을 준비하며 >
** 음식물 위생관리 : 무더위가 당연한 날씨. 음식물 선도 관리에 특별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르쉐는 비상설 야외 장터로, 출점팀의 일거수일투족이 수많은 방문객들에게 노출되는 장터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점팀은 갖추어진 주방시설이 없는 제한된 장소에서 많은 집기와 식재료들을 다루어야 합니다. 땅바닥에 음식물을 내려놓거나, 지폐 만진 손으로 음식물을 다루거나, 심지어 머리카락 쓸어넘긴 손으로 음식물을 제공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겠지요. 준비물품이 많은 경우, 작업용 보조테이블을 준비하셔서 음식물을 땅바닥에 내려놓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고온다습한 여름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음식물 관리와 위생에 보다 면밀히 신경 써주시고, 현장에서 어떻게 조리하고 어떤 동선으로 제공할지 사전에 충분히 시뮬레이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종로구와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나 종로구가 필요에 의해 시장의 먹거리들을 수집하여 안전검사를 시행할 경우 협조하는 것에 대해 약속을 드렸습니다. 출점팀 여러분들도 염두에 두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검사는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진행합니다)
** 그릇 보증금에 대한 안내 : 손님에게 음식 가격을 말씀하실 때는 반드시 그릇 보증금을 따로 밝혀주시고 그릇 반납 안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바쁘다 보면 음식값과 그릇 보증금을 합한 금액만 말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손님은 그릇을 돌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가 없을 뿐더러,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는 오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 방통대출판부 건물 옆 무료 주차장 : 현재 10대 가량 주차가 가능한 방통대출판부 옆 건물 주차 공간을 무료로 빌려쓰고 있습니다. 주차장 관리하시는 분께서 신경이 많이 쓰이시나 봅니다. 주차 후 나오실 때 입구를 막아놓은 봉을 원래대로 가로막아 놓아달라는 요청입니다. 입구가 열려 있으면 마르쉐 행사차량이 아닌 차량이 들어와도 통제할 방법이 없으니, 그리 하라는 당부입니다. 이 주차장을 이용하실 때는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 판매용 테이블 사용 : 마르쉐 판매 테이블은 나무합판 테이블과 사이즈가 조금 더 큰 플라스틱 테이블, 조립형 바구니 테이블이 있습니다. 나무합판 테이블과 플라스틱 테이블은 출점팀당 한 개씩(둘중 하나), 바구니 테이블은 농부팀 우선으로 추가 배정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른 출점팀에서도 바구니 테이블에 대한 요청이 많아 추가 제작을 의뢰하였습니다. 부족한 테이블은 각자 상황에 맞게 개별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충분히 드릴 수 없어서 저희도 몹시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현재 상황은 이렇습니다. (ㅠ)
** 공원의 주인은 시민 : 마로니에공원으로 장터가 확장되고 날씨가 좋아지니 일찍부터 동네 어르신들이 다가와 이것저것 물어보고 방해가 되기도 하지요? 어떤 분은 아무것도 구입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데, 할일이 그렇게 없는지 온종일 기웃기웃,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잠깐 생각해보면, 그분들이 이 공원의 원래 주인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장터의 풍경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르겠구요. 나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이더라도 공원을 즐길 권리는 누구에게 있지요. 곤란한 상황, 곤란한 만남에 잘 대처하는 방법, 반갑지 않은 이웃과 공존하는 방법을 익혀가는 것,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 다만 소일거리 없어 보이는 어르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방문을 배척하지 않는 마르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손님들의 개인식기 준비와 재사용 : 손님들의 식기와 포장용기 개별지참 독려는 7월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손님들이 즐겁게 기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다 과감한 아이디어! 두 팔 벌려 기다리겠습니다!!
신청서 작성시 시민들의 용기 준비와 재사용을 격려하는 출점팀별 제안사항을 해당란에 적어 보내주세요.
마르쉐친구들이 내용을 따로 모아서 적극 홍보하겠습니다.
** 공원 바닥 오염 주의 : 공원 바닥이 화강암 재질로 되어 있어 얼룩에 무척 취약합니다. 음식물이나 채소잎, 특히 오일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화강암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각별히 주의해 주세요. 또 이쑤시개를 이용한 시식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음식물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바닥오염에 신경을 써야하고요. 불안한 분들은 미리 매트를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염된 화강암이 원상복구되지 않으면 마르쉐@에 변상책임을 묻겠다고 합니다.
** 얼음 신청 : 지난달에는 예상보다 날씨가 얌전하여 사전 신청받아 주문해놓은 얼음이 많이 남아버리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만, 이번달에도 얼음 신청을 받습니다. 개별 준비하여 들고 오는 수고로움을 덜어드리기 위한 서비스(!)고요, 각얼음 한봉지 2,500원입니다. 필요 수량을 잘 헤아려 참가신청서에 표기해주세요.
**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손님용 식기 : 장터에서 사용하는 식기는 마르쉐 식기로 통일하기로 약속되어 있습니다. 따로 준비하신 다른 그릇이 설거지 과정에 섞여 들어오면 설거지 담당 자원활동가들의 작업흐름이 흐트러지고 그만큼 그릇 회전에 시간이 지체되어 전체 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만약 준비하신 판매품이 도저히 마르쉐 식기에 맞지 않아 개별적으로 준비할 예정이시라면 사전에 반드시 마르쉐친구들과 협의해주세요. 사전 협의 없는 개별식기 사용은 불가합니다.
** 마르쉐 식기 렌탈은 출점팀만 : 마르쉐 식기는 출점신청신청서에 신청하신 그릇을 개장 전에 렌탈부스에서 보증금을 내고 받아가서 음식 판매시에 손님에게 음식값+그릇보증금을 받고 식사가 끝난 빈 그릇을 손님에게 돌려받은 후 그릇보증금을 돌려드리며 손님과 한번 더 대화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손님이 직접 식기 렌탈 부스에 찾아와 그릇을 빌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르쉐 식기는 보증금보다 시중 판매가격이 높아서 개별 렌탈을 하게 되면 분실이 우려되기도 하고, 그릇과 함께 돌아오는 손님의 만족스런 얼굴을 한번 더 만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번거롭더라도 잘 정착시켜 마르쉐만의 문화로 만들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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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가를 모집합니다>
마르쉐@는 출점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장입니다.
마르쉐@ 출점자 간의 약속에 따라, 1년에 한번은 출점 대신 자원활동에 참여합니다.
자원활동은 마르쉐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합니다.
신청은 marcheat@naver.com로 주시면 됩니다.
또한 마르쉐@에 관심이 있는 주변 분들에게도 마르쉐@자원활동에 대해 많이 알려주세요.
자원활동가에게는 마르쉐@쿠폰과 브로셔, 마르쉐@이야기 1회 무료 신청권을 드리며,
여성환경연대를 통해 자원봉사확인서 발급도 가능합니다.
<<6월 마르쉐@혜화동를 마치며>>
“마르쉐@는 날씨가 자원봉사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르쉐의 열성적인 출점자이기도 했고 자원활동가이기도 한 브랜드마켓터 한지인씨의 말입니다.
딱 그런 날씨였습니다. 오랜 무더위 끝에 소나기 구름들이 공원에 포근하게 내려앉은 그런 날씨. 마르쉐 다음날부터 한주일 내내 소나기에 우박 대기불안정이 이어졌으니 이번엔 정말 딱 날씨가 자원봉사를 제대로 했습니다.
덕분에 시장은 초여름의 생기로 가득, 평화로웠습니다.
# 마르쉐@꾸러미
이달에 가장 큰 고민은 꾸러미였습니다.
농가와 손님이 계약관계에서 정기적으로 농산물을 구매하는 꾸러미는 농가가 가격과 품목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농가의 자립과 리스크를 소비가자 함께 책임져서 농가가 안심하고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가장 적극적인 로컬푸드로 마르쉐@같은 농부시장 만큼이나 중요한 영역이지만 아직 관심이 부족한 곳이기도 합니다.
마르쉐@는 용기를 내어 다양한 꾸러미를 한자리에 모으는 시도를 했습니다. 꾸러미가 활발해지려면 소비자들이 다양한 꾸러미를 접하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꾸러미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꾸러미 농가와 소비자가 만나는 장터를 기획했습니다.
이번 꾸러미장을 위해 마르쉐가 정식 장이 운영되면서는 처음으로 보도자료라는 걸 냈는데, 시장을 찾은 기자분들의 첫 질문이 “꾸러미가 뭔가요? “. 우리가 정말 실험하고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미 100여개 이상의 꾸러미 생산조직이 생겨났지만 이렇게 꾸러미들이 모인 것은 처음이고 그 자체로 모험입니다. 생산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로 걱정이 되셨을 것입니다. 그래도 믿고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함께 해 주신 꾸러미에는 <언니네 텃밭>과 같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꾸러미도 있고 <꽃비원의 작은상점>과 같은 지금 막 시작된 작은 농가꾸러미도 있었습니다. 횡성 공동체농업지원센타의 소송농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산골나루 꾸러미>, 강진여성귀농자들이 마을과 함께 가꾸는 <가배울꾸러미>, 우이동에서 농사짓는 엄마들의 <도시농부꾸러미 순수>, 자연농업6농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홍성자연농꾸러미>, 주한외국인들과 농가를 연결하는 같이<GACHI CSA>.
저마다 성격도 다르고 구성도 다른 꾸러미들이라니… 불과 8개 꾸러미가 모여도 이렇게 다르다면 꾸러미들이 앞으로 만들어갈 먹거리 세상은 얼마나 풍요롭고 즐거울까요. 새로운 가능성과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르쉐 당일 새벽두시까지 보도자료를 돌렸는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물론 언론보도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꾸러미를 그렇게 왜쳤건만 KBS 9시뉴스, 한겨레, 연합, 국민, 뉴시스, 동아, 세계일보 등이 초여름의 정취가 가득한 마르쉐@의 풍경만을 발신했네요.
다행스런 것은 마르쉐@ 주최그룹의 일원으로 미디어를 지원하고 있는 마리끌레르가 개별농가의 이야기를 예쁜 사진에 담아 발신해 주셨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농부워크숍에서는 횡성공동체농업지원센터의 윤종상 선생님의 이야기마당이 이어졌습니다. 꾸러미농가를 모을 때 동네 어르신들께 제초제만 뿌리지 않은 작물이면 된다고 꼬시지만(?) 얼굴있는 거래를 하다보니 어느덧 모두 유기농사를 짓고 있더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어요. 꾸러미를 위해 마을에 두부 콩나물 공장을 만들고 등에를 자급사료로 이용하는 달걀생산 이야기도 재밌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농촌, 새로운 마을에서 희망을 찾게 되더군요. 앞으로도 마르쉐@ 손님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꾸러미를 더 알리고 싶다는 뜻을 내어주셔서 저희도 정말 감사했답니다.
꾸러미 장터 때문에 처음 마르쉐@에 참여하신 생산자분들은 많이 낯서셨을 것 같습니다. 새벽부터 움직이시느라 몸도 많이 고되셨을텐데.. 힘드셨을텐...다행히 함께 해 주신 꾸러미 농부님들이 도시민들께 꾸러미를 소개할 수 있어 좋다고 말씀해 주시니 감사한 뿐이었네요.
# 공원에서의 마르쉐@
마로니에 공원에는 마르쉐@ 손님들이 아닌 많은 시민들도 계십니다. 우리는 시민 모두에게 즐거운 마르쉐@ 공간을 위해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작은 공연과 교육프로그램도 연결하고 공원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시장 공간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 왔습니다. 2012년 10월 개장이래 이 지역에서 잔돈교환 건을 제외하고는 어떤 민원도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 저희들의 자랑이라면 자랑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부터 음악을 틀지 말아달라, 공연은 무대에서만 해 달라, 음식물 조리는 불쾌하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시는 시민 한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의 말씀도 존중해야했기에 몇몇팀이 예술가의집 뒷마당으로 배치되고 공원안에서는 조리를 뺐습니다. 이번 시장에는 공연도 잠정 중단해 보았구요.
그래도 고민은 계속 됩니다. 공원의 공공성이란 무엇일까요? 쾌적하고 아름다운 휴식처로서의 공원의 기능도 중요합니다. 또 이를 넘어서 만남과 대화, 시민의 참여와 삶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서의 공원에 대한 새로운 상상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도심 공원의 노숙자 문제는 감독자를 세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공원이 삶의 에너지로 채워질 때 해결됩니다. 뉴욕의 유니언스퀘어에 농부시장이 들어서면서 마약소굴이 지역의 명소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최근 독일에서는 시민공원이라는 말 대신 공원시민이라는 말이 유행이랍니다. 베를린의 금싸라기 땅 템펠호프 공항부지에 정부는 고급 주택가를 지으려 했는데 시민들이 몰려나와 공원으로 용도를 지정해 버리고 이곳에 공원의 일부는 벌써 텃밭을 조성했다네요. 독일의 공원을 점유하고 있는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조경가들이 예쁘게 꾸며주는 공원이 아니라 자유로운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원을 원하고 있답니다. 공원시민이 가는 곳이 공원이라고 생각하는거죠. 공원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생각들이 아쉽네요. 이런이야기를 하기엔 서울에 공원이 너무 부족할까요?
도시의 파머스마켓의 공적가치를 인정하고 공간을 내어주는 사회적 논의도 필요합니다. 문화재공간까지 내어주며 농부시장을 여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캐나다 오타와시에서는 100년이 넘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 아이스하키 구장에 농부시장을 열어서 여행자들의 시장방문을 유도합니다. 영국의 세익스피어의 도시 Stratford upon Avon도 도시의 유서깊은 랜드마크에서 시장을 엽니다. 도시의 역사화 문화에 맛과 삶을 더하는 적극적인 정책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사회적 합의가 가능해지는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이런 날을 위해 마르쉐@식구들은 마로니에 공원의 공원시민으로 역할을 더 열심히 해 가야겠지요.
# 그리고 드는 마르쉐@ 여러가지 생각들
이번 마르쉐에도 몇몇 먹거리에 줄이 길었습니다. TV에서만 뵙던 유명 요리연구가의 모습을 긴 줄 속에서 뵈면서 마르쉐@의 먹거리가 참 많이 유명해졌나 싶은 생각도 들고 수십명의 긴 줄을 아랑곳 않고 자신의 속도로 손님 한명한명에게 사용한 재료를 소상하게 설명하는 요리사의 모습을 보면서 마르쉐@스러움이란 이런거구나 싶은 마음에 우리들의 시장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런가하면 여전히 농부들의 먹거리를 완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장이었습니다. 홍성자연농 농부들이 토종팥과 유기설탕을 이용해서 정성껏 만들어온 빙수용 팥잼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 원가 이하의 판매를 해야하는 미안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농부들의 채소를 1000원 2000원에 나눔하면서 농부들이 생각하는 가격을 보장할 수 있는 시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할까 다시금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당혹스런 일도 있었습니다. 좋은 먹거리를 정성스럽게 만들어오시던 생산자께서 여름철 소비가 너무 한계가 있어서 집에서 만들어 드시던 새로운 음식을 준비하셨더라구요. 엄마레시피라는 많은 장점이 있었겠지만 시판재료 중심이라 마르쉐@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려야 했습니다.
마르쉐@는 오가닉마켓도 NON-GMO마켓도 아니지만 출점자들의 자기책임하에 엄격한 자기기준을 가지고 나오는 건강한 먹거리가 가득한 시장입니다. 하지만 그 기준이 생산자마다 다릅니다. 양념은 시중에서 나오는 100% 양조간장 양조식초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가하면 천연발효초나 집장, 생산자를 확인할 수 있는 오가닉한 재료만을 고집하는 생산자도 있습니다. 물론 자연농, 토종재료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갖가지 진귀한 재료가 사용되는 유일한 시장도 마르쉐@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르쉐친구들은 어떤 획일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보다는 다양한 것들이 서로 만나서 더 좋은 것들을 주고받으며 함께 천천히 변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아 왔습니다. 지난 2년간 우리가 깨달은 것은 좋은 것은 맛이 좋다는 것이고 그 믿음으로 천천히 가려구요. 마르쉐@ 시장에서 수입유기농밀가루를 사용하는 요리사가 토종 앉은뱅이밀을 사용하고 발효종을 선택하는 그런 진화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변화를 위해 애쓰는 서로를 위해 더 열심히 대화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특별히 마르쉐@ 뒤풀이 마당이 이런 변화를 함께 만들어내는 자리가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 고마운 이들과 기억할 수고들
이번 마르쉐서는 마르쉐친구들과 사진담당 고상석님, 노네입노샵의 4명의 디자이너와 휴엔터네인먼트의 두명의 스태프들이 모두 안전한 시장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스티커를 각자의 개성대로 붙이며 기꺼이 함께 해준 마르쉐 가족들 고맙습니다.^^ 스티커만 붙인게 아니라 소방안전메뉴얼도 함께 공부하고요. 마르쉐@가 모두에게 안전한 시장이 되도록 앞으로도 더 노력하려구요.
이번 마르쉐@에서 또 하나의 변화, 긴급하게 바구니키트 30개가 추가 제작되었습니다. 바쁜 일정중에서 노네임노샵이 애써 주셨구요. 덕분에 요리팀도 바구니를 이용하는데 부담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번 마르쉐@의 뒷풀이는 소박했습니다.
남은 음식이 좀 적어서 였을까요? 아빠맘두부가 두부를, 데미타스가 수박을, 팜구루가 고춧잎과 마요네이즈를, 쿠치나소리조가 루콜라쥬스를, 차마시는 사회가 아이스녹차를, 이랑이 복숭아 와인을 나누어 주셔서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또한 한성별식에서 양념을 빼먹고 오셔서 판매하지 못한 나물떡볶기, 인텔릴겐챠 식구들이 양념을 보태어 주셔서 자원봉사자들의 간식으로 잘 사용했습니다. 마르쉐@농부워크숍에서는 횡성 우리텃밭 꾸러미를 위해 마을 할머니들이 만드신 쑥떡을 손님들에게 나눠주셨고요.
모두 고맙습니다.
여성환경연대가 지난 4월부터 공원내 다목적홀에서 살림워크숍 진행해 주시는데 이번에도 20여명의 참가자들이 자신만의 수저집을 만드셨답니다. 마르쉐@혜화동 시장에서 자주 사용해 주시면 좋겠네요. 애쓴 여성환경연대 활동가 여러분 고맙습니다.
보도자료 뿌리느라 엄청 고생한 송희씨,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20명이 훌쩍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정말 아름다운 자원활동을 해 주셨어요. 특히 다음 마르쉐때는 설거지 공간을 넓혀서 더욱 즐거운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무더위에 모두 건강하시구요. 7월 시장에서 뵙겠습니다.
우리 모두 같은 곳으로 가는 사람들…
그러니 천천히 가요. -Carlo petrini
귀한농부 7월엔 나눔의 테마를 가지고 참석하려고 합니다.
소중한 공간 안에 아름다운 함께의 문화를 만드는 마르쉐에 우리로서 기여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려고 고민합니다.
회원여러분 의견 있으시면 댓글 달아 주십시요.
적극 반영하며 함께 모색하겠습니다.
첫댓글 이런행사가 있는줄 첨알았네요
좋은취지의 좋은분들과의 만남.게다가 건강먹거리까지
특히보리얘기에 공감이 가네요
신토불이~~ 소극적 참여밖에 못하는상황이 아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