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21이닝 연속무실점, 94타자 장타억제..쏟아진 찬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18일(한국 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투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미주리주)|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KK의 7월 상승세는 후반기 첫 판에서도 위력을 떨쳤다.
18일(한국 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리턴매치는 김광현에게 매우 의미있는 등판이었다. 2020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가족들이 처음 경기를 직접 관전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가족들을 전광판에 부인과 두 자녀를 비추며 소개했고 팬들은 따뜻하게 반겼다. 이날 경기도 폭스-TV의 ‘베이스볼 나이트 인 아메리카’로 지역 전국중계로 방영됐다.
아들이고, 사위며, 남편이고 아빠인 김광현은 가족들과 팬들 앞에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6이닝 3안타 2볼넷 1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3-1 승리를 이끌며 4연승을 작성했다. 시즌 5승5패. 7월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2이닝을 포함해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평균자책점은 2.87로 뚝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는 2회 타일러 오닐의 선제 홈런과 KK 도우미로 떠오른 폴 골드슈미트가 6회 굳히기 투런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폭스-TV는 김광현의 21연속 이닝 무실점과 함께 이 기간 동안 94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1개의 장타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릭 캐로스 해설자는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최고 팀 SF를 상대로 정말 뛰어난 피칭(Great Pitching)을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삼진은 1개에 불과했지만 타자를 압도했다(dominate)”고 덧붙였다. SF 선발 앤서니 데스클라피니(10승4패)는 6이닝 5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SF는 지난 11일 안방 오라클파크에서 김광현의 구위에 눌려 7이닝 무실점으로 봉쇄당한 바 있다. 전날 후반기 첫 판을 마이크 야스트라짐스키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7-2로 이겨 기선을 제압했던 터다. 하지만 상승세는 하룻만에 김광현의 타이밍을 빼앗는 피칭에 파묻혔다. SF는 최고 승률 팀일 때 올해 두 차례나 맞붙어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셧아웃당했다. 13이닝 무득점. KK는 SF 킬러인 셈. 김광현은 “경기 전 몰리나와 1회는 지난 경기처럼 볼배합을 하고 타순이 한바퀴 돌면 바꾸자고 했는데 괜찮았다”고 평했다.
세인트루이스 강타자 폴 골드슈미트가 6회 우측으로 투런 홈런을 날린 뒤 볼을 쳐다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미주리주)|AP연합뉴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시카고 컵스전 때보다는 구위는 위력적이지 않았다. 컵스전에서는 6이닝에 삼진을 7개나 낚았다. 이날은 1개에 그쳤다. 85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0개 58.8%로 평소보다 낮았다. 김광현은 “삼진이 적었던 이유는 SF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공격했고 볼로 유도한 것을 치면서 인플레이가 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포심과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배합하면서 우타 중심의 SF 타선을 공략했다. 4,5회 연속 선두타자가 안타로 출루하며 김광현을 흔들었으나 병살타와 삼진으로 이닝이 마무리됐다.
한 이닝 주자 2명 출루는 5회가 유일했다. 5회 선두타자 윌머 플로레스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커트 카살리, 스티븐 더가를 좌익수,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8번 타자 타이로 에스트라다를 고의4구로 출루시키고 투수 데스클라파니를 유일한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 등판한 마무리 알렉스 레이에스는 주자 2명을 내보냈으나 무실점으로 21세이브를 작성했다. 레이에스는 올시즌 1개의 블로운세이브도 허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