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본방 사수를 하지 못했지만, 간신히 인터넷에서 합법적으로 다운 받아 나가수를 봤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로딩 속도가 그야말로......
누구 말대로 '신들의 공연'이라 불릴만큼 모두다 정말 멋진 공연이더군요.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수업에 대한 여러 지점들이 생각났는데, 그것은 차차 나누도록 하구요.
일단 임재범의 <여러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네요.
임재범의 <여러분>, 다들 아시다시피 이 노래의 원곡은 윤복희씨가 불렀죠.
윤복희씨가 남진씨와 이혼하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윤항기씨- 지금은 목사님이 되어 있습니다. - 가 자신의 동생 윤복희- 지금 윤복희씨는 권사님이죠. - 를 위로하기 위해 작곡했던 노래입니다.
이 두 남매가 언제부터 신앙을 갖게 된 지 모르지만, 윤항기씨는 이미 신앙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노래 형식 자체가 가스펠적인 느낌을 많이 나기 때문이죠. 가사또한 오빠가 동생을 위로하는 것 같이 들리지만, 신앙인의 관점에서는 하나님이 우리 모두를 위로하는 곡으로 들리죠.
크리스천인 임재범씨는 이 노래를 신앙인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인터뷰에서도
"보이지 않는 존재가 나를 대신해서 이 노래를 불렀다."
"내가 이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이 운명이다"
라는 식으로 완곡하게 자신의 신앙을 피력했습니다. - 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참고적으로 노래 <여러분>의 백코러스를 담당했던 <헤리티지> 그룹은, '믿음의 유산'이라고 알려진 가스펠 그룹입니다. 아마 이 모든 것이 임재범이 이 노래를 신앙인의 관점에서 접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제게는 구원의 노래로 들리더군요. 특히 남진의 <빈잔>과 비교되어서 들리더군요.
특히 후반부를 비교해서 들으면 이런 느낌이 분명히 다가옵니다.
임재범은 <빈잔>, <여러분> 둘 다 가사로 느낌을 전달하지 않고, 일명 소몰이 창법이라고 불리는 "워~"라는 추임새로 노래를 마무리 합니다. <빈잔>에서는 인간의 삶, 밑바닥에서 부르는 고통의 소리로 들립니다. "누가 나의 빈잔을 채워주는가?"라고 소리치며, 자신의 고통을 그대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노래가 많이 불편했습니다. 임재범도 스스로 이런 식의 노래를 불러서 죄송하다는 이야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노래다운 노래, 관객을 위한 노래를 하고 싶다고 하며, <여러분>을 불렀습니다.
<여러분>은 후반부도 소몰이 창법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는 고통이 사라졌습니다. 삶의 밑바닥에서 뒹군 흔적은 있지만, 더이상의 애통함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물이 있었지만, 감격이 있고, 희망이 보였습니다. 구원인거죠. 모 평론가말대로 야수가 부르는 '환희의 찬가'였습니다.
조금더 기독교적으로 해석하자면, 삶의 밑바닥에서 자신을 구원해준, 주님을 향한 감사의 찬가였습니다. 아내가 암에 걸리고 생활고에서 고통받고 있을 때, 나가수를 통해 자신을 사랑해준, 관객을 향한 선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