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바 왓슨(32·미국)은 미국PGA투어에서 내로라하는 ‘장타자’다.올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305.9야드로 선두다.같은 ‘왼손잡이’인 필 미켈슨보다도 5∼6야드를 더 날린다.볼을 그렇게 멀리 치면서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지난달 28일 끝난 트래블러스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컵에 입맞춤했다.그 덕분에 그는 현재 투어 상금랭킹 13위를 달리고 있다.
왓슨이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7월호에서 밝힌 ‘장타를 내기 위한 10가지 룰’을 요약한다.이 글은 당초 신문에 쓰려고 준비했으나 월드컵 기사가 넘쳐 신문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드라이버 로프트를 늘려라◆ 여자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아내는 6년 전 골프 입문 당시 로프트 9도짜리 드라이버를 사용했는데 ‘캐리’(떠가는 거리)가 170야드였다.그런데 올해 초 로프트 13도짜리로 클럽을 교체하자 캐리가 215야드로 늘어났다.스윙을 바꾸지 않고 손쉽게 거리를 늘리려면 로프트가 큰 클럽,좀 더 가벼운 클럽을 잘 피팅해서 써보라.하룻밤 새 20야드는 늘 것이다.
◆몸의 특장점을 이용하라◆ 장타자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J B 홈스(미PGA투어 장타랭킹 4위)는 엘보와 손에서 나오는 힘이 강하다.더스틴 존슨(2위)은 힙과 몸통을 아주 빨리 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아마추어들도 허벅지가 단단하거나 어깨가 넓은 점 등은 장점이 될 수 있다.그것을 이용한 스윙을 해야 한다.
◆더 짧은 샤프트를 쓰라◆ 많은 골퍼들이 샤프트가 길어지면 거리가 자동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그렇지 않다.스윙 타이밍을 뺏기기 일쑤고,컨트롤도 잃기 십상이다.내 드라이버 길이는 44.5인치다.타이거 우즈는 전성기때 43.5인치를 썼는데도 장타만 펑펑 날렸다.지금 갖고 있는 드라이버보다 0.5인치 짧은 것으로 쳐보라.볼이 스윗 스폿에 맞아 더 멀리 나간다.
◆드로 구질을 익혀라◆ 요즘 나오는 클럽은 사이드 스핀이 잘 안 먹는다.웬만큼 치면 볼은 곧바로 나간다.그런데도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라면 드로 구질을 익혀볼 만하다.다운스윙 때 클럽이 목표라인 안쪽에서 볼에 접근하고 임팩트 직후 손목을 돌려주면 된다.그러면 더 강력한 탄도의 구질이 나오고 맞바람도 잘 뚫고 나간다.최신 클럽은 드로를 구사해도 페이드보다 캐리가 더 멀리 간다.
◆그날 구질을 받아들여라◆ 평소 그렇지 않은데도 어떤 날은 지독한 훅으로 고생할 때가 있다.아무리 페이드 구질을 내려고 해도 볼은 왼쪽으로만 간다.라운드 때 안 나오던 구질이 일관되게 나오면 그날은 그 구질을 감수하라.고치려고 하면 할수록 결과는 나빠진다.이같은 융통성 있는 자세야말로 훌륭한 골퍼와 그렇지 않은 골퍼를 구분 짓는 차이점이다.
◆방금 보기를 한 것처럼 쳐라◆ 전 홀에서 터무니 없는 보기나 더블보기를 하면 화가 나게 마련이다.다음홀 티잉그라운드에서도 화가 안 풀려 입을 씰룩거린다.그러고는 그 홀 티샷을 힘껏 팬다.약간 들 떠 있기 때문에 스윙 메커니즘 같은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페어웨이로 멀리 치는 것에만 집중한다.모든 티샷은 이렇게 해보라.요컨대 생각보다 감정을 이용하라는 얘기다.놀랄 만큼 몸이 반응해 준다.
◆나이 들수록 볼을 많이 쳐라◆ 체격이 작거나 나이가 든 골퍼들이 체육관에 가지 않고도 볼을 멀리 칠 수 있는 길이 있다.드라이빙 레인지로 가서 볼을 많이 치는 것.벤 호건은 “수 백개의 볼을 치면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해지고 스윙도 좋아진다”고 말했다.작고 힘 없는 사람이라도 많은 볼을 치면 손과 팔은 강인해지고 몸은 유연해진다.이른바 ‘골프 스트롱’이 되는 것이다.
◆앞발 끝을 더 벌려라◆ 우즈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그의 스윙을 유심히 봤다.거리를 내야 할 때 우즈가 취하는 동작 중 하나가 앞(왼) 발끝을 약 45도로 벌리는 것이었다.그렇게 하면 임팩트 때 힙과 하체가 빨리 돌아간다.피니시 때 벨트의 버클도 목표를 향한다.이는 우즈가 엄청난 파워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동작이었다.다만 앞발 끝을 너무 벌리면 백스윙이 쉽지 않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녹슬면 거리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라◆ 헤드스피드는 시속 126마일이다.투어프로 중 톱클래스다.그런데 3일간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이 스피드를 내기 어렵다.일주일에 한 번 플레이하는 아마추어들은 말할 것이 없다.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면 거리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춰야 한다.방법은 있다.라운드하지 않는 날엔 하루 30∼40회 힘껏 연습스윙을 하는 것이다.그것이 녹스는 것을 막아준다.
◆백스윙 때 엉덩이를 최대한 돌려라◆ 어떤 사람은 백스윙 때 ‘어깨는 최대한,엉덩이는 적당히’ 돌리라고 한다.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엉덩이를 최대한 돌려주어야 어깨도 더 돌아가고 볼을 멀리 칠 수 있다.꼴 수 있는 한 최대한 꼬아라.그러면 스윙이 커지고 클럽헤드 스피드도 높아져서 거리를 더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