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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미씨(왼쪽)와 박경매씨가 그동안 배운 한국어 실력으로 '대한민국 힘내세요'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라고 쓴 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뒤쪽은 한국어 선생님 이윤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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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계속되는 영하의 추운 날씨. 네살 난 아들을 '어린이 집'에 보내고 간단히 집안일을 마친 김명미씨(28·대구 북구 태전동). 마음이 분주하다. 든든히 챙겨 입고 서둘러 도착한 곳은 '태전1동사무소 주민센터'. 이곳에서 매주 목요일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한국어 공부를 한다.
중국 지린성에 태어난 김씨는 대학을 마치고 중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같은 회사에 다니던 지금의 한국인 남편을 만났다. 1년여간의 연애를 통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한국에 온 처음 1년간은 친구도 없는 타국에서 온 종일 꼼짝 않고 집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서툰 한국어 때문에 사귄 친구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 한국어공부를 하러 나가고, 일주일에 세 번은 수영을 다닌다.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혼자만의 여유시간도 생겼다. 주민센터에서, 수영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김씨는 요즘 한국생활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같이 한국어를 배우는 박경매씨(31·대구 북구 국우동)는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박씨 또한 지린성에서 한국으로 시집왔다. 만나면 그동안의 이야기부터 같은 또래의 아이 키우는 이야기까지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한국어 선생님 이윤진씨(42)는 "두 사람이 너무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니깐 가르치는 저도 힘이나요"라며 "한국에 잘 적응해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라며 자랑이 한껏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