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결과가 내일 발표된다. 내 진로가 어떻게든 결정되어질 것이다. 합격하면 영어학원을 팔아야할 것같은 생각이 든다. 팔려고 하니까 그동안 학원을 거쳐간 선생님들 얼굴이 하나둘 떠올랐다.
인간관계 점수는 빵점이었다. 그토록 원해서 데려와서는 냉정하게 내치기를 몇 번 반복했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던힐 담배를 피우던 선생에게 내치이기도 했다. 정말 잘 해주었다고 생각했었는데 ...
영리를 목적으로 하다보니 본의가 아니게 말이 격해질 때가 있고, 공격적으로 말해 상처를 주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들은 모른다. 나 역시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것을. 나도 어쩔 수 없는 소심한 A형이다.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전화가 왔다. 최근에 싸우고 나갔던 던힐을 피우던 선생이었다.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삼산 GnB에 다니고 있는데 나와 옥동 GnB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나는 고맙다고 했다. 이렇게 전화를 해주어서.
삼산GnB에서 시행하는 좋은 시스템들을 내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정말 행복해졌다. 불안해보이는 원장. 학원에 신경쓰지 않는 원장. 어리버리한 원장. 기분에 따라 스케줄이 달라지는 원장. 가끔은 세수도 안하고 내츄럴한 그대로 출근하는 원장. 그런 원장이 걱정돼서 이것저것을 알려주며 이것은 이런 점에서 좋다는 설명까지 곁들인다.
1년 넘게 일한 옥동지앤비보다 몇일 일한 삼산원장님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며 나를 갈구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오랜만에 전화해서 기껏하는 게 갈구는 겁니까? 라고 하자 이내 웃는다. 나도 웃었다. 언젠가 그녀가 영어학원을 오픈해보면 알 일이다. 학원 운영하는 거 별 것 아니네.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1년동안 그녀에게 학원 운영을 할 수 있는 마인드를 심어주었다. 그리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가르쳐주었다. 요컨대 엄마들에게 들이대는 다양한 방법이라고나 할까ㅎㅎ
나는 언젠가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유학이라도 가게 될 것을 직감했었다. 막연했지만, 그런 직감이 틀린 적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미리 준비했었다. 그때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나려 했었다.
만일 그녀가 지금 내곁에 있다면, 나는 마음 편하게 부산대 대학원 합격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떠나서 이렇게 고민하고 있지만, 학원일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밤이다. 아이가 100명을 넘던 그때보다 더 행복하다.
현비분들도 모두 따뜻한 밤이 되길 ...
첫댓글 부대 대학원 합격했습니다. 이래저래 좋은 일이 생깁니다. 이 기회에 장가까지 확 가버릴까 ㅎㅎ
축하드려요!!!!!!!!!!!!!!!!!!!!!!!!!!!!!!!!!!!!!!!!!!!!!정말>_< 파티 안해요?ㅋㅋㅋㅋㅋ
당신에게 큰 전환점이 될 계기인것 같다. 내일 맛 나는 걸로 함 쏘아라.. 낼 몇시에 갈까? ㅋㅋ
오~~~~~~~~~~축하드려요 형!!!!!
정말 축하드려요^ ^ 목요일날 함께 축하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ㅜㅜㅜㅜ 정말 축하드려요~!!!
축하드려요..^^~ 그런 직감이 들었다는 구절이 기억에 남네요.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