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법학자이자 한국 고대사 학자인 최태영 옹이 지난달 30일 타계해 2일 발인까지 마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105세.
고인은 전.현직을 통틀어 대한민국학술원의 최고령.최장수 회원이었다. 학술원에서는 회원이 타계하면 즉시 언론에 알린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다. "주변에 알리지 말고 조용히 장례를 치르라"는 유언에 따라 유족 측이 타계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박사 빈소는 경기도 부천 순천향대학병원에 마련됐었고 가족들만 조문한 가운데 장례가 치뤄졌다.
고인은 1900년 3월 28일 황해도 장련에서 태어났다. 학문적 출발은 법학이었지만 인생의 후반기는 한국사 연구에 몰두했다. 국가고시에 국사를 포함시킨 것도 그였다.
21년 일본 메이지(明治)대학 예과를 졸업한 고인은 21~24년에 같은 대학 법학부에서 법철학.상법.법학사를 전공했다. 25년 보성전문(고려대 전신) 교수로 취임, 한국인 최초로 법학과 정교수가 됐다. 그 뒤 50년 동안 고려대와 서울대에서 상법.헌법.민법.국제법 등을 가르쳤다. 고인은 법전 편찬위원, 고시전형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 근대 법학의 체계를 세우는데 기여한 인물로 평가된다. 상법 관련 국내 최초 저작인 '현행 어음 수표법'을 50년대에 펴냈으며, 60년대에는 '법학개론''신(新)민법총칙' 등을 공저로 발간했다.
고인은 70세가 넘어 한국사 공부를 시작했다. 단군신화 등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역사 연구에 몰두해 100세가 넘어 책을 펴내는 모습은 후학들의 귀감이 됐다.
단군을 고조선의 시조로 자리매김한 '한국상고사''인간 단군을 찾아서''한국 고대사를 생각한다' 등의 저서를 남기며 '재야 사학의 대부'로 불렸다. 유족으로는 아들 원철(77.의사), 딸 정철(70), 사위 서권익(70.변호사) 씨가 있다.
배영대 기자 |
첫댓글 고인은 70세가 넘어 한국사 공부를 시작했다. 단군신화 등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역사 연구에 몰두해 100세가 넘어 책을 펴내는 모습은 후학들의 귀감이 됐다.
단군을 고조선의 시조로 자리매김한 '한국상고사''인간 단군을 찾아서''한국 고대사를 생각한다' 등의 저서를 남기며 '재야 사학의 대부'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