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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모아 공소에 승합차 선물 | |
목포 대성동본당 할머니 5명, 11년째 선행 실천 |
폐지, 고철 등 버려진 재활용품이 12인승 승합차로 변신했다.
광주대교구 목포 대성동본당(주임 남재희 신부) 재활용팀은 7월 20일 성당 마당에서 조촐한 차량기증식을 열고, 본당 관할 웅곡ㆍ대리공소 신자들에게 승합차를 선물했다. 승합차는 재활용품을 모아 판 돈 2400만 원으로 마련했다.
승합차 열쇠를 건네 받은 공소담당 곽상훈(서울대교구) 신부와 어르신들은 새 차량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감사의 뜻으로 직접 재배한 마늘과 천일염을 재활용팀에게 한아름 안겨줬다.
할머니 5인조로 구성된 '재활용팀'은 11년째 이 같은 선행을 실천해왔다. 최연호(아녜스,76)ㆍ박복순(막달레나,74)ㆍ이마동(마르티나,74)ㆍ정일순(사비나,76)ㆍ이남심(가타리나,52)씨는 공병, 캔, 폐지, 상자, 헌 옷, 고철, 가전제품 등을 고물상에 팔아 돈을 모아왔다. 일정 금액이 모이면 재정이 열악한 공소와 본당을 도왔다.
그 덕분에 전남 곡성 옥과본당(당시 공소) 어르신들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고, 전남 비금 석문본당 신자들은 빔프로젝터와 스크린을 활용한 교리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공소에서 승격해 재정난에 허덕이던 전남 무안 몽탄본당도 도움을 받았다.
재활용팀 대표 최연호 할머니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본당 신자들이 도와준 덕분에 지금껏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당 마당 한 쪽에 마련된 창고에는 할머니들이 모아온 폐지와 각종 상자 등이 가득하다. 할머니들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모은 재활용품을 하루에도 몇 번씩 성당에 들러 쌓아뒀다. 본당 신자들도 재활용팀 선행에 동참하며 신문이나 헌 옷, 안 쓰는 가전제품 등을 성당으로 가져왔다.
매일 아침 5시면 성당에 모여 미사를 봉헌하고 시간전례(성무일도)를 바치며 하루를 여는 할머니들은 선행 실천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서도 단연 모범이었다.
남재희 주임신부는 "삶과 신앙이 일치하는 생활을 하는 대단한 분들"이라며 "재활용팀 할머니들 모두 다 정정하신 걸 보면 하느님께서 더 많은 사랑을 실천하라고 건강축복을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2.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