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반 케이블카 탑승기
-하루 일정으로 즐길 수 있는 중부권 최대의 관광명소-
소문으로만 듣던 내륙의 바다 제천 청풍호반의 케이블카, 지난 3월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이래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이 케이블카를 탑승한 것은 정말 행운중의 행운이었다.
6월 6일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9시 33분 청량리에서 제천행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은 우리 일행은 한마디로 하늘을 나르는 기분으로 제천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1분 1초도 연착하지 않은 오전 11시 34분. 서울 제천은 이제 기차로 두 시간 거리로 가까워졌으니 그 옛날 3-4 시간씩 걸려 오고갔던 시절이 꿈만 같다. 게다가 청량리 역을 앞두고 물수건을 사서 얼굴을 닦아야 했던 60년대 열차 안 진풍경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오늘이다.
올갱이 국밥으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오후 1시 50분 제천역전에서 청풍리조트를 왕래하는 샤틀버스에 올랐다. 국민연금공단이 인수해 운영해 오고 있는 청풍리조트, 이름 하여 청풍 레이크 호텔, 방을 배정받고 여장을 풀자마자 물태리 케이블카 탑승 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이게 웬 또 하나의 행운인가. 허허실실로 안내를 부탁해 본 것인데 친절하게도 케이블카 탑승 장까지 태워다 주겠다지 않는가. 나중에 알고 보니 호텔에 근무하는 분으로 솔선해 편의를 봐준 고마움, 이게 바로 내 고향 제천의 후한 인심이 아니던가. 뒤늦게 지면으로 나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물태리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 바로 비봉산 정상(531 미터)을 왕래하는 케이블카에 올랐다. 거리는 2.3km 약 9분이 소요됐다. 자동순환 곤돌라 43대가 10분에서 15분 정도의 시간으로, 수송능력 하루 1,500명인 이 케이블카는 오스트리아 도펠 마이어의 최신 시설, 민간 투자 410억 원이 들어간 제천의 랜드 마크(이용료 대인 왕복 15000원, 경로 3000원 활인. 입장권을 소지하고 의림지 역사박물관에 입장하면 관람객 2인당 5천원권 제천 화퍠 지급), 푸른 호수와 아름다운 산자락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설악산 케이블카와 대조를 이룬다..
아닌 게 아니라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며 둘러본 조망은 한마디로 비경. 주변에는 청풍면 인근의 산과 마을, 드넓은 농지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중간 지점에 다다르자 사방에 청풍호의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 모습이 정말 다도해를 방불케 한다.
비봉산 정상은 봉황이 알을 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위를 돌아보니 멀리 남쪽으로 월악산과 주흘산, 북쪽에 작성산과 금수산, 동쪽에 소백산 줄기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청풍호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상부 정차장은 타임캡슐을 저장하는 박스를 층층이 쌓은 설치미술 작품, 솟대 조형물, 포토 존도 조성돼 있어 관광객들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비봉산 아래로 팔영루, 유물전시관, 수몰 역사관, 한벽루, 야생화단지, 망원 산성, 산책로, 충주호관광선, 수경분수 등이 자태를 뽐내고 있어 연계 관광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개장이후 매일 호황인 청풍호반 케이블카 운행은 이곳이 내륙 중부권 최대의 관광명소로 도약했음을 의미한다. 청풍리조트 레이크 호텔 주변은 자드락길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청풍호를 좌우로 바라보며 호텔 주변을 한 바퀴 돌도록 설계된 자드락길(아래 사진 참조)은 산책로로 압권이다. 여름한철 멀리 해외로 나갈 것 없이 청풍 레이크호텔에서 피서를 즐기는 것도 신선놀음(!)이 아닐까 싶다.
케이블카만 타고 싶다면 서울에서도 하루 일정으로 족하다. 청량리에서 기차로 아침 일찍만 떠나면 제천 역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물태리 가는 버스를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이용(약 40분소요)할 수 있다. 케이블카에 유람선 까지 즐기고 청풍에서 18시 전에만 출발하면 제천 역 20시 19분 발(청량리 역 도착 22시 18분) 무궁화호를 탈 수 있으니 하루 코스가 결코 무리가 아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내륙의 바다 청풍 호반에서 케이블카로 즐거움을 만끽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정운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