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식생활의 특징
식생활은 기후와 풍토, 지방의 특산물과 주민들의 생활습관속에서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고 한다.
밀양은 낙동강과 그 지류인 남천강을 중심으로 그 유역에 광활한 들판이 펼쳐져 있어 옛날부터 농경위주의 생활문화권에 속하였다. 알맞은 강우량으로 사계가 분명한 기후풍토의 조건속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농산물은 말할 것도 없고 깊은 산악과 맑은 하천에서 나는 여러가지 진기한 특산물도 많았다.
따라서 절기마다 나오는 시식(時食)과 명절때의 절식등, 다른 어느 고장보다 특색이 있고 흥미로왔다. 그 까닭은 우선 거의 모든 음식물의 주재료가 되는 이 고장의 주산품인 쌀의 품질을 들 수 있는데 "거문곳들의 은백쌀"이란 표현으로써 그 풍미와 빛깔을 짐작할 수 있다.
고사천의 은구어(銀口漁), 응천강의 잉어, 남람의 황률, 엄광간의 작설차, 무봉산의 죽순, 재약산의 약초등은 이미 『동국여지승람』과 『밀주지』등에서 밀양의 토산으로 기록되는 명산물이고 사자평의 산채, 바드리의 무, 다원의 밀율(密栗), 사포의 조홍시(早紅枾), 백산의 외수박등은 그 향미로서 옛날부터 유명하였다.
또 음식만 하더라도 자총(紫蔥)파의 적(炙), 콩가루 무친 냉이국, 햇보리밥에 토란육개장, 은방주 햅쌀밥에 솎음배추 추어탕등은 밀양 전역의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시골 아낙네의 손처럼 투박하지만 정감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감칠 맛을 내는 것이 밀양의 맛이라 할 수 있다.
세시풍속과 시절식
우리의 옛풍습에는 매월마다 명절이 있고 이때마다 절식(節食)이라 하여 별미식을 만들었으며 춘하추동 계절마다 새로나온 식품 및 특산품으로 만든 시식을 즐겼다.
1. 정월(正月)
가. 설날(元日, 元旦, 歲首)
정월 초하룻날은 설날이라 하여 1년중 가장 으뜸으로 치는 명절이다. 이날은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새 옷으로 갈아입고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웃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며 한 해의 평안함을 기원한다
또한 차례가 끝나면 일가친척과 이웃어른들을 찾아 뵙고 세배를 받는 쪽에서는 술, 고기, 떡국, 과일 등의 음식을 내놓고 아이들에게는 덕담을 들려 주기도 한다.
설날음식
떡국, 만두
느름적, 잡채, 전복초, 홍합초, 전유어, 편육, 빈대떡, 떡찜
떡 (찰떡·시루떡·절편·각색단자·삼색주악), 약식, 약과, 강정, 정과, 생실과, 다식
식혜, 수정과, 원소병
나. 대보름
설날로부터 보름째 되는 날로써 설날 명절의 들뜬 기분이 절정에 이르는 날이다.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오곡이 잘 되라는 뜻으로 오곡밥을 지어 먹고 묵은 나물을 마련한다. 새벽에 귀밝이술 한잔씩과 부럼을 깨물고 대보름 저녁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높은 곳에 올라 떠오르는 달을 보면 한해 운이 좋다하여 달맞이를 하고 많은 소원을 빌기도 한다.
대보름 음식
오곡밥
묵은나물, 갈비찜, 저냐(전), 너비아니(쇠고기 양념구이), 복쌈
두텁떡, 약식, 약과, 부럼
귀밝이술, 원소병, 식혜, 수정과
2. 이 월(二月)
가. 풍신제(風神祭)
하늘에 사는 영등 할머니가 음력 이월 초하룻날 땅에 내려 왔다가 스무날 하늘로 올라간다. 이월 초하룻날 아침 그릇에 물을 담아 장독대, 광, 부엌 등에 올려놓고 소원을 빌며 여러 가지 음식도 차리는데 이를 풍신제라 한다.
한해동안 풍년이 들 것과 집안의 태평을 빌어 가족 수대로 소지(燒持)를 올리고 소원을 빌기도 한다.
나. 중화절(中和節)
이월 초하룻날에 농사짓는 집에서는 머슴들에게 일년의 품삯을 정하는데 이날을 중화절 또는 경날이라고 한다.
중화절 음식
노비송편, 시래기떡
다. 경칩일
경칩일에는 날씨가 따뜻해져서 초목에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짐승도 땅속에서 나온다
경칩일 음식
냉이국, 쑥국, 두릅적, 봄나물(씀바귀, 고들빼기, 소루쟁이, 달래, 돌나물, 양하)
대구모젓, 산갓김치
고로쇠액
3. 삼월(三月)
가. 삼짇날(三巳日, 重三節)
음력 3월3일은 설날(1월 1일), 단오(5월 5일), 칠석(7월 7일), 중구(9월 9일)과 더불어 다섯 중절(重節)의 하나로 강남에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하여 삼춘의 큰명절로 삼는다.
삼짇날 음식
쑥떡, 녹두편, 절편, 진달래화전, 견과(堅果)
화면(花麵), 청면(淸麵), 청주, 진달래술
나. 한식(寒食)
한식날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이다. 성묘는 일년에 네 번으로 정초, 한식, 단오, 중추(中秋)를 지키는데, 한식과 추석을 가장 잘 지킨다.
한식 음식
콩국수, 메밀국수
전유어, 어포, 육포
절편, 유밀과, 생실과(밤, 대추, 건시)
식혜, 청주
4. 사월(四月)
가. 초파일(燃燈節)
석가모니의 탄생일로 이날 저녁에 연등하여 경축한다. 선남 선녀들이 곳곳의 절을 찾아 소원 성취를 빌며 초저녁에 세 곳의 절에 들러오면 일년동안 발병이 나지 않고 건강하다는 풍속도 전해진다.
초파일 음식
산채비빔밥, 비빔국수
튀각(다시마 · 미역 · 깻잎), 산채또는 산나물, 미역국, 볶은콩
느티잎시루떡, 증편
나. 밀양문화제
경상남도 대표 향토축제인 밀양문화제는 밀양아랑제의 변경된 명칭으로 음력 4월 16일 전에 길일을 택하여 개최하는 시민들의 민속축제로 문화예술의 창달과 저변확대를 위해 매년 실시되고 있다.
화려한 전야제를 비롯한 아랑규수뽑기, 사명대사 평양성 탈환, 밀양아리랑의 밤 등불행렬등 50여종의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며, 또한 중요 무형문화재 68호로 지정된 밀양 백중놀이를 비롯한 무안용호놀이, 감내게줄당기기, 법흥상원놀이등은 각종 행사를 한층 더 북돋아 줄 뿐 아니라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마을 주민의 화합과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는 1957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민속문화제이다.
5. 오월(五月)
가. 단오(端午)
5월 5일은 단오, 수릿날,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午節), 단양(端陽)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어 진다. 조상께 제사를 지내며 남녀가 다 같이 새옷을 갈아 입고 하루를 즐기기도 한다.
단오음식
붕어찜
수리치떡, 앵두편, 생실과
앵두화채, 제호탕
6.유월(六月)
가. 유두(流頭)
6월 보름을 유두라 하는데 이는 "동류두목욕(東流頭沐欲)"이란 말에서 나온 약칭이다. 이날은 맑은 개울을 찾아가서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으며 하루를 즐기는데 이것은 불길한 일을 쫓고 흐르는 냇물에 모든 부정을 다 떠내려 보낸다는 뜻이다.
동(東)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것을 동쪽은 깨끗(淸)하고 양기가 가장 왕성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유두음식
밀국수, 수교위, 편수
밀쌈, 호박밀적, 어선
화전 (맨드라미, 봉선화, 감꽃잎), 참외, 유두면
떡수단, 보리수단, 복분자(산딸기), 화채
7. 칠월(七月)
가. 칠석(七夕)
7월 7일은 칠석으로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한번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날이다.
이날 부녀자들은 길쌈과 바느질을 관장한다는 직녀에게 바느질 솜씨가 늘기를 기원하며 절을 하고, 문사(文士)들은 직녀성, 견우성 두 별을 제목으로 하여 글을 짓는다.
칠석음식
밀국수
잉어구이, 잉어회, 육개장, 오이소박이, 열무김치
밀설기, 깨찰편
수단, 복숭아화채
백중음식
각종나물 (가지 · 호박 · 열무 · 콩잎 · 깻잎 · 호박잎 · ), 상어돔배기 구이, 적(호박적, 깻잎적, 파적, 부추적, 가지적, 고추적)
쑥버무리, 삶은 옥수수
8. 팔월(八月)
가. 벌초(伐草)
추석전에 조상의 묘를 찾아 잡초를 베는데 이를 벌초라 한다. 벌초때도 조상의 묘에 절을 하기 때문에 보통 벌초성묘라 하기도 한다.
나. 추석(秋夕)
8월 15일은 추석 또는 가위, 한가위, 중추절, 가배일이라고도 하며 설날과 함께 우리나라 2대 명절중 하나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이하여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추수의 기쁨이 넘치는 시기이므로 인심이 후해지고 이웃과 서로 도와 즐기는 계절이다
객지로 나갔던 가족들도 추석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한 자리에 모여 햅쌀로 제수를 마련하여 조상께 차례를 올리고 성묘를 한다. 부녀자들은 근친 가기를 허락받고 떡, 고기, 술등을 준비하여 친정에 다니러 간다.
추석음식
햅쌀밥
토란탕, 누름적, 닭찜, 갈비찜, 가지선, 삼색나물, 나박김치
송편, 밤단자, 생실과 (포도 · 밤 · 배 · 사과), 숙실과 (율란 · 조란 · 밤초 · 대추초)
배숙, 배화채, 청주
9. 구월(九月)
가. 중양절(重九,衆光)
9월 9일은 중구 또는 중양절로 삼짇날에 온 제비가 강남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날이다. 중구란 말은 구(九)자가 겹쳤다는 뜻이며 중양은 기수(寄數)가 양수(陽數)이니, 양수가 겹쳤다는 것을 뜻한다.
중양절 음식
황국전, 감국전,물호박떡, 생실과
국화주, 유자화채
나. 구월시식
황계백숙
추어탕, 참게탕, 메밀묵, 도토리묵, 집장, 감김치, 게장, 멸치젓
각색떡(무시루떡·물호박시루떡·대추인절미·토란단자·밤단자·감단자)
생실과 (머루·다래·으름·개암)
10. 시월(十月)
시월시식
무밥
신선로, 토란줄기찜, 콩잎지, 무나물, 박나물, 연포탕
무시루편, 강정, 생실과
연엽주
11. 동짓달(十一月)
가. 동 지(冬至)
동지는 한 해 가운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서 다음 해가 시작된다하여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날은 예로부터 팥죽을 쑤어 조상께 먼저 올린 다음 방, 마루, 광에 한 그릇씩 떠놓고 대문이나 벽에 죽을 뿌리고 난 후에 온 가족이 먹었는데 이것은 붉은색의 팥죽이 상스롭지 못한 일이나 잡귀를 없앤다는 민속신앙에서 유래되었다.
동지음식
팥죽
동치미
전약, 생실과
나. 메주쑤기
수확한 햇콩을 쑤어서 메주로 찧어 말렸다가 짚으로 싸 매달아 띄워 다음해 장 담글 준비를 한다. 돌아오는 정월에 장을 담글 때 까지 손질을 자주하여 잘 띄워둔다.
옛날 단백질이 부족했던 우리 식생활에서 메주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한 몫을 담당했다.
다. 겨울철 시식
굴밥, 김치죽(갱죽)
동태고명지짐이, 나물국, 콩나물장조림, 아귀찜, 어리굴젓, 동치미
곶감화전, 부편, 경단
수정과
산채비빔밥, 해물비빔밥, 만두국, 호박범벅
떡해물전골, 선지국, 보쌈김치
도토리찰시루떡, 골무병, 절간고구마죽, 각생정과
식혜, 수정과, 감잎차
12. 섣달(十二月)
가. 납일(臘日) - 납육, 납설수
동지에서부터 세번째 미일(염소날)을 납일이라 하는데, 이날은 조수(鳥獸)를 잡아 종묘 사직에 대향한다는 납향일에서 유래하였으며, 납일에 새를 잡아 먹으면 "황소 한 마리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또 납일에 눈이 오면 녹여서 그물을 밥, 음식 조리시 아껴 사용하였으며, 약으로 쓴 습속도 있었다.
나. 섣달 그믐날(대회일)
그믐날 오후가 되면 세찬을 준비하고 차사 제수를 장만하느라고 집안이 분주하고 아이들은 설치레를 하고 나서기 때문에 '작은설날'이라고 한다. 한해가 마지막 가는 날이기 때문에 남은 빚을 청산하고,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며 목욕을 한다. 또 근친의 어른이나 종가 등에 생선이나 과일등으로 세찬을 보낸다
다. 해지킴(守歲)
섣달 그믐달 밤에 방, 마루, 부엌, 광, 뒷간, 문간, 외양간, 샘가 등에 등불을 밝혀 놓고 모두 새벽닭이 울 때까지 자지 않고 밤을 새운다. 이것을 '해지킴' '장등' '守歲'라 하는데, 자정 전까지 집안의 어른에게 묵은 세배, 곧 구세배를 드리는 풍습이 있었다. 장등하는 등불도 조왕불, 성주불, 용왕불 등은 그 앞에서 주부가 집안의 길복과 농사의 풍년을 빌었으며, 이날 수세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말이 있었고, 자는 아이의 얼굴에 솥밑 검정으로 환칠하는 장난을 하기도 했다.
십이월 절식
납평전골
주악, 잡과, 떡국, 만두, 정과, 식혜, 수정과, 정김치, 보쌈김치, 비빔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