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박조¹ 사랑노래/이기철
프리뮬러를 안고 가면 네 얼굴이 일등성 같이 빛나겠니
나는 옛 노래 수제천²을 듣다가 과편³에 잠시 쉬며 설화지 같은 네 미간을 생각한다
옥반에 구슬 떨어지는 소리를 내 귀는 문자로 얻고 싶지만 소쩍새가 음을 끊어 자모字母로 옮겨 적지 못한다
안타까워라, 냇물을 밟고 가는 달빛의 발자국소리를 무슨 언어로 기록하랴
나는 뻐꾸기를 오십 년 들어도 유구곡⁴ 한편 얻지 못했다
달은 어산⁵처럼 일렁여도 철부지 귀뚜라미에게 번번이 목청을 앗긴다
울지마, 흡협 남マㅣ ⁶ 꽃봉지 묶은 라그라스를 들고 갈게
바람이 아박을 연주하는 밤이어도 당당당 당추자⁷
섣달 율律들으며 삼자락 고치며 눈시울 젖지 마
1. 아박; 소판小板의 한쪽을 엮어 아박무牙拍舞를 출때 쓴 고려 때의 악기, 아박을 손아귀에 넣고 놀려 박자를
맞추었다. 춤은 아박을 든 2사람이 대무對舞했고 주로 '동동'을 부르며 췄다
2. 수제천壽齊天; 느리면서 불규칙한 박자로 이어지는 백제, 고려시대 가요, 합주음악, 일명 '정읍' 현재에도 정읍에는
수제천 보존회가 있다
3. 과편過篇; '정읍사' 금곡琴曲(거문고노래) 3장의 1행
4. 유구곡維鳩曲; 비두루기 노래, 벌곡조伐谷鳥라고도 함, 고려 예종이 지은 노래로 알려져 있음.
5. 어산魚山; 범패를 말함
6. 흡협皀莢 남マㅣ; 고소한 곡식과 좋은 콩나무에, 즉, 향기로운 열매를 맺는 나무에로 풀이 됨, '한림별곡' 8연 끝 어절
7. 당당당 당추자唐唐唐 唐楸子; 음수율에 맟추기 위한 의성 여음 '한림별곡'8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