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업, 유학산업, 무역업 키위달러 강세에 "바짝 긴장"
외환분석가들이 최근 키위 달러의 가치상승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치 상승의 폭이 유난히 가파르기 때문이다. 올 초에만 해도 미국달러 대비 50센트선 아래까지 떨어짐으로써 연말까지는 40센트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이제는 반대로 연말까지 70센트 선으로 급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환율에 관해서는 그 누구도 상승폭이나 하락폭을 장기적으로 예측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처럼 1년 안에 급상승과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뉴질랜드 달러는 올해 1월 한때 50센트선 아래로 밀렸다. 그리고 1.4분기 내내 50센트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바람에 무역업자들이나 유학업자들은 키위달러의 하락이라는 덕을 톡톡히 보았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많은 유학생들이 입국했다. 한국의 유학생들도 이 때 캐나다나 미국보다는 뉴질랜드 행을 선택하는 예가 많았다. 뉴질랜드 달러가 워낙 싸니까 너도나도 뉴질랜드 행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게 저렴하던 뉴질랜드 달러는 5월 들어서면서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5월이 들어서면서 뉴질랜드 달러는 50센트 선을 훌쩍 뛰어넘어 60센트대로 진입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60센트 선으로 상승한 키위달러는 거의 한번도 하락할 줄 모르고 상승만을 계속하더니 드디어 6월에 들어서면서부터 상승폭이 더욱 급해져 지난 2일 오전에는 한때 대미국 달러화 대비 환율이 65.65센트를 기록하는 등 이제는 70센트 선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판국이다.
키위달러의 강세가 6월 들어서 확실시 되는 모양새를 보이자 외환분석가들은 여지 없이 키위 달러는 앞으로 60달러 후반 대에서 박스 권을 형성하다가 연말 안으로 70센트 선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을 거리낌없이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외환분석가들이 내놓고 있는 각종 예측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해외에서 사는 교민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신경이 많이 쓰여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부터 송금을 받거나 아니면 한국과 유학이든 무역을 하든 거래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좀더 환율의 상승이나 하락 추이를 정확히 예측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외환시장의 상황을 외환분석가들의 예측을 빌려 살펴보면 뉴질랜드 달러화의 강세는 미국 달러화의 가치하락이 주요 요인일 뿐 뉴질랜드 경제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경제의 펀더멘털, 즉 기초체력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것이다. 상승하는 실업률, 늘어나는 외채, 부동산 가치의 계속적인 하락, 소비자 심리지수의 하락 등 키위 달러 상승의 호재는 거의 없지만 미국의 달러가 계속해서 하락함으로써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미국 달러는 금융권 부실처리와 경기부양책에 소요되는 미국 정부의 재정부담으로 인해 달러의 추세적인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실기업을 정리해야지,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떠안아야지 하는 모든 재원은 결국 미국 정부가 채권을 대량으로 발행하거나 신규화폐를 더 많이 찍어내는 방법 외에는 없기 때문에 통화의 남발로 인해 미국 달러에 대한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특히 외환투자자들은 미국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으로의 미국 달러에 대한 선호를 버리고 다른 통화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이 투자하고자 하는 기타통화로는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가 항상 거론된다. 그래서 호주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는 최근 급격히 10% 이상 가치 상승을 보였다.
미국달러와의 환율은 그렇다 치고 교민들의 입장에서는 원화대비 환율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하는 점이 더욱 신경 쓰인다. 먼저 원화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2일 현재 1239.2원으로 마감됐으나 전날에는 1237.2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1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6일 1597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360원이 급락했다.
원화 역시 미국달러화가 급락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뉴질랜드 달러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원화는 최근 들어 북한의 핵 실험이라는 의외의 변수를 만났다. 북한의 핵 실험은 원화가치의 상승을 막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하여 뉴질랜드 달러와 한국 원화의 환율은 점점 폭을 더욱 넓혀 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일 서울의 외환시장은 북한이 강원도에서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 달러 환율은 장중 1240원을 상향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서 뉴질랜드 달러의 원화 대비 환율은 서서히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6월 들어 매매기준율로 800원선을 훌쩍 넘었다. 원화에 대한 환율은 올해 2분기 내내 740원 에서 780원 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6월 들어 800원선을 넘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원화가 또다시 약세를 보이고 뉴질랜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유학업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모처럼 뉴질랜드 달러의 약세로 조기유학을 비롯한 뉴질랜드 유학산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는데 다시 힘든 시절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유학생 부모들은 환율로 인하여 송금사정이 다시 나빠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