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봉 전망대에서는 포항과 영천의 최고봉이 오롯이 보인다/2010. 5. 9
오지 산행 - 포항 수석봉(822m)/2010. 5. 9
내연산 능선을 종일 다녀 오려다가 안개가 많아서 차를 돌렸다.
포항 오지의 죽장면 31번 국도변 보현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수석봉은 숫돌이 많이 났다.
물에 적셔 칼을 가는 '숫돌'이 많이 난다고 해서 수석봉(水石峰)이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인근 작은보현산에는 온돌구들을 만드는 채석장이 있는데, 모두 돌모양이 직각으로 잘려지는 특성이다.
흔히 오지 산행이 그렇듯 도시 인근이라면 난리가 날 듯한 풍경도 호젓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청정 산길에 폭포와 바위가 있고 정상부 능선에는 한 시간 정도나 즐길 수 있는 철쭉 군락지도 있다.
하산길 주변에는 전봇대가 아직도 서있지만 폐가가 된 화전민들의 터전들이 허물어져 가고 있다.
도시가 점점 넓어지듯 오지도 점점 넓어지는 것이다.
천문대가 있는 영천 보현산, 기상관측대가 있는 포항 최고봉 면봉산과 함께 기룡산 등 조망이 일품이다.
포항 죽장면 일광리 국도 31호선 상의 보현사 입구에서 자호천을 건너 보현사 뒤로 산행이 시작된다.
출처 : 국제신문 산행지도 자료
*산행코스 : 보현사~무명 폭포~옛 집터 갈림길~동릉 갈림길~수석봉 정상~813봉(전망대)~805봉
~산판길 사거리~벌목지~안부(안동 권씨 묘)~화전민 집터~계곡(임도)~도덕골 마을~까치소산장펜션
~국도 31호선(10.5㎞/4.5시간)
수석봉 산행 들머리인 보현사에서는 한 망인의 49제 독경소리가 아침부터 산을 울린다.
보현사에서 바로 작은 계곡과 함께 호젓한 와폭과 실폭, 그리고 쌍폭이 줄줄이 이어진다.
정상 부근에는 튼튼한 비비추 군락이 대규모로 자생하고 있다.
정상에서 본 까치소 계곡이 두릅순 너머로 보인다.
산행을 시작할 때 한 부부가 두릅을 50리터 쓰레기 봉투 두 개에 가득 담아 내려오고 있었다.
정상에도 두릅나무가 많다.
아무리 오지이지만 초입부터 정상까지 두릅나무가 끊이지 않는 산은 처음이다.
정상부터 철쭉군락지는 하산 끝까지 이어지지만 높은 곳은 아직 봉우리만 맺혀 있다.
하산 능선은 식용나물로 쓰이기도 하며 꽃대가 하나뿐인 홀아비꽃대가 빼곡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잎은 은선초(銀線草)라고 하여 약용과 식용으로 쓰이며 이뇨와 통증완화에 좋아 해독제와 경통제로 쓰인다.
낙엽이 우거진 능선이라서 둥글레 새순도 엄청 키가 크다.
각시붓꽃 너머로 각종 식물과 산나물도 각양각색이다.
평범한 산행 끝에 큰 즐거움을 주는 전망대에 다다르면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한다.
우측 베틀봉에서 시작해서 좌측까지 도달하면 포항지역 가장 오지 산이면서 가장 높은 면봉산이다.
여기서 거기까지 연결해 주는 다리역할을 해주는 것이 아담한 능선을 가진 작은면봉산이다.
그 좌측으로 영천댐을 감싸 안은 기룡산이 보인다.
산줄기 아래로 골속골속 경작지와 농로가 미로처럼 이어져 있다.
능선이 거의 끝날 무렵, 수령이 오래된 산벚나무와 자작나무가 동무하며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하산하며 본 산골마을 일광리는 철저히 산에 둘러 싸여 분지마을이다.
계곡에 다다르기 전에 만난 폐가에는 황매화가 떠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만난 작은 마을도 모두 빈 집이다.
날머리인 31번 국도에 다다르면 펜션이 나타난다.
자호천을 건너 15분 정도를 걸어 가면 주차지. 그 전에 시원한 냇물에 족욕을 즐긴다.
다시 봄은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