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날의 백일몽
대보름 개기월식을 보고 이틀이 지난 오늘은 3월 6일 금요일이다. 멀리 중동에서는 미국의 트럼프가 이란을 공격하고 있고 유가 폭등 우려로 인해 증시 시황이 폭등과 폭락을 보이며 요동치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을 결사옹위하기 위해 사법 장악 3법(법 왜곡죄 신설법, 4심제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을 입법했고 이대통령은 이 세 법률을 공포했다.
착찹하다. 나는 대학에서 법을 전공했고 이후 법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한 사람이니 자유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데 이 3법으로 인해 사법부의 독립은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내가 목욕재계하고 하늘에 간절히 빈 다음 주역점을 친다면 필시 天地否(천지비), 坤下乾上의 괘가 나올 것이다. 이 卦(괘)는 하늘과 땅이 화합하지 아니하고 서로의 기운이 막혀버린 象(상)이다. 만물은 생육되지 못하고 인간은 상하가 화합하지 못하여 나라는 멸망한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자기의 유덕함을 숨기고 물러나와 난을 피한다.
그러나 현대사에서 나치제국의 흥망을 아는 우리 지식인들이 옛날 군자처럼 물러나 난을 피하면 제 몫을 다한 것일까? 내 후손으로부터 당신은 당시 무엇을 했느냐, 민주주의가 살해되는 광경을 보고만 있지 않았느냐? 라는 매서운 질책을 듣지 않겠는가?
여든이 다된 노인에게 이런 고뇌는 과중한 일이라 나는 곧 피곤해져 꼬박꼬박 졸게 된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격적으로 대규모 법관 인사이동을 실시했단다. 서울고등법원의 법관들도 이동이 있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법관 성분을 파악하기도 전에 이재명씨의 선거법 파기환송심을 담당한 재판부에서 심리 개시기일을 공고했다. 집권세력의 무시무시하고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하고 환송심 재판부는 이피고인에게 벌금 이천만원인지, 아니면 금고 6개월을 선고하였고 대법원의 재상고심은 이 유죄판결을 인용했다. 아니 금고형이라면 이대통령을 교도소에 구금시켜야 되는데 금고인지 벌금인지 확실하지 않다니 이 무슨 소리인가?
그러자 피고인 이재명은 참정권의 부당한 침해라고 재판소원법을 이용해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에서의 승소를 확신하는 친이 언론매체는 대법원을 짹소리 한 마디 하고 죽는 참새로 비유하면서 제법 용감하다고 비웃었다.
헌법재판소가 이 심판에서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예상한 대로 이재명 청구인의 손을 들어줄지, 아니면 이 심판을 차일피일 이대통령의 임기가 지나도록 지연시킬지, 아니면 하느님도 예상하지 못할 판결, 헌법소원법은 위헌법률이므로 소원청구인의 소원을 기각한다고 할지, 확실하지가 않다. 왜 확실하지가 않지? 이게 중요하고도 중요한 사항인데.
갑자기 우르릉거리는 굉음이 들린다. 트럼프가 우리에게도 미사일을 쏘아대는 걸까? 혹시 마두로나 하마네이의 경우와 같이 실력행사를 하는 걸까? 아니야, 그럴 리 없다. 이대통령이야 한국민의 돈을 슬쩍 한 것이고 미국에는 아무 영향이 없는 범죄였고, 게다가 대미투자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데 그렇게 험한 짓이야 하겠는가.
아니, 미사일은 이런 소리를 내지 않을 텐데 그럼 무언가? 태극기를 단 전차가 광화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열병식도 아니고 무슨 일일까? 어떤 사단장이 누란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구국의 결단”을 내려 이재명정권을 전복시키는 “혁명”을 일으켰단다.
“정말이야?” 나는 놀라서 심봉사 눈을 뜨듯 눈을 번쩍 뜬다.
이른 봄 햇볕이 환한 남쪽으로 난 방, 의자에서 백일몽을 즐기던 나는 차가운 현실로 돌아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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