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리 여행4 - 강남 수향인 퉁리고진에서 진주탑경원 정원을 구경하다!
2023년 10월 27일 쑤저우(苏州)에서 쑤저우 동남쪽에 옛 수향 마을인 퉁리(同里 동리) 로 가기위해
쑤저우역에서 지하철 4호선 을 타고 한시간을 달려 종점인 퉁리역에 도착해 10번 출구로 나옵니다.
도로를 건너 전철 을 타고 퉁리에 도착해 입장권을 끊어 100미터쯤 걸어서 운하가 나오기로 홍예교 다리를
건너서 호텔을 찾아 체크인을 하고는 다시 광장으로 나와 골목에 자리한 퇴사원(退思园) 을 구경합니다.
퇴사원을 나와서는 시내지도를 보고 진주탑 정원 으로 가기 위해 대로를 걸어서
운하를 지나는데 배를 타고 운하 를 지나는 관광객들을 지나 골목길을
걸어 진주탑경원 ( 珍珠搭景圓) 건물에 도착해 작은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갑니다.
진주탑 경원 정원에 들어가자 말자 몇몇 여인들의 사진 이 보이는데....
아마도 여기 진주탑에서 영화 를 찍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내도를 보니 여기 진주탑에는 독립된 건물이 여섯채 가 보이고 그 앞에 큰
연못 이 파져 있는데 저 건물들은 회랑 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 합니다.
여기 진주탑경원 (珍珠搭景圓) 이라는 정원의 이름이 된 진주탑(珍珠搭)
은 지간패루 뒤쪽에 어사제 라는 건물의 2층 에 있다고 합니다.
명나라 만력제때 남경도 감찰어사 진왕도 가 죽자 품성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탑으로 강남지방에서
틴시리 라는 창극에 나오는 극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으니 우리나라 춘향전과 같은 고전 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전통 정원은 "태호석" 을 사용해 기괴하면서 독특한 암석 가산 과 연못 이며
호수를 만들고 주변에 정자나 각, 회랑 등을 세워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합니다.
이웃나라 일본 의 전통적인 정원을 보자면 정원에서 바위의 배치, 그림자의 형태,
식물 상호간의 조화 등에 "상징적이고 비유적" 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습니다.
또 중국 은 정원내에 건물의 숫자가 많고 건물의 규모도 매우 크니 베르사이유정원
에는 바로크 양식의 궁전 만 있을 뿐인데..... 면적이 베르사이유의
3분지 일에 못미치는 이화원에는 50개에 달하는 전각과 정자 가 건립되어 있습니다.
오늘 여기 정원을 보자니 건물이나 회랑, 내정 등으로 구분이 되어 있으니 방문자는 병풍
을 한폭 한폭 감상하듯이 정원내를 돌아다니며 연속적으로 감상하도록 합니다.
폐쇄된 회랑 을 거쳐가면 갑자기 확 트인 전망과 시계 를 마주치게하든가 거꾸로 확 트인 시계
(示界) 를 보고 나면..... 폐쇄된 회랑을 만나게 한다든지 하여 의외성 을 느끼도록 하네요?
중국에서는 "산은 男, 강, 부동" 을 상징하고 "물은 女, 유(柔)" 를 상징하는데 산과 물이
주가 되고 수목등은 보완하는 요소이니 소나무와 대나무의 푸르름은 덕 을 상징합니다.
또 구부러진 늙은 소나무는 인생을 이겨 냈다는 것과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진정한
"선비" 에 비유하니 그럼 우리나라와 비슷하니 같은 유교국가이기 때문일러나?
중국에서는 호수 를 중심으로 수경을 하니 정자등이 호숫가에 위치해 있고 호수 위로
다리 를 놓아 호수 주위나 호수내를 거닐며 "호수경관" 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중국은 암석을 쌓아서 산을 상징적 으로 조성하는 철산기법 을 활용하는데 암석의 형태
가 기묘하고 구멍이 뚫리고 비틀어지며 굴곡이 심한 형태일수록 높이 평가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태호석 이 최고의 암석으로 평가되는데 호남성 북부의 동정호의 바닥 에서
채석된 것을 최고로 치고..... 그 다음은 소주 교외에 태호 서산의 것을 친다고 합니다.
그 외에 일본 정원의 4대 양식으로는 고산수식 정원, 선정식 수경정원, 문인조
정원 및 다정식 정원 을 들수 있는데 특히 고산수 정원의 대표인
료안지 정원 은 고요한 명상의 장소이자 추상적이며 축소의 정수 라 불리웁니다.
료안지 정원은 " 흰 모래와 15개의 돌" 로 구성된 정원으로..... "인간은 불완전하므로
적당할 때 만족 해야 한다" 는 메세지를 담고 있으니 일본 정원은 전통적 선 사상 에
입각하여 "명상" 을 하는 곳이라니 중국의 전통 정원 양식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 정원에서 가나자와의 겐로쿠엔 이나 오카야마의 고라쿠엔등 회유식 정원 에는 다실 이 산재되어
있기는 하나 숫자와 규모에 있어서 중국에는 못미치며 일본은 정원내의 건물에서 "차경된
바깥 경관" 을 감상할 수 있도록 건물의 동향 혹은 남향에 문이나 창문을 두는 방식을 많이 이용합니다.
일본은 중국에서는 볼수 없는 기하학적 형태로 전정된 수목 이나 잘 다듬어진 잔디나 이끼
종류를 많이 사용하는데 좁은 공간의 정원에서 수목의 크기를 정원에 맞추기 위함이라?
또 일본에서는 연못, 폭포, 분천 등의 다양한 수경기법을 도입하는데 연못이나 폭포의 형태도
자연스러운 곡선 형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일본 정원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수경기법은
물을 상징화 시켜....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수경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고산수기법 입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료안지 정원에 15개의 암석과 왕모래로 바다속의 섬 을 상징화 하고 있으며
교토 은각사나 야마구치시의 조에이지 정원도 그러한데 일본의 암석 활용은 암석의 재질,
크기 및 비례등을 고려하여 암석간에 시각적 균형 을 이루도록 암석을 배치하는 기법을 씁니다.
또 정결한 모래를 나무 밑동이나 바위의 가장자리까지 빈틈 없이 깐후 갈퀴로 긁는데 직선, 유선이나
타원과 동심원 등이 나타나면서 의도된 형상이 모래위에 표현되니 맑고 정숙하여 흐트러짐이
없어 바라보는 사람들도 자세를 흐트러지게 할수 없으니 교토 료안지나 오사카 사천왕사가 그러합니다!
두 나라에 비해 우리 한국 의 전통적인 정원은..... 신선, 유교, 도가, 풍수 등 여러 사상들의 영향을
받았으니 인공적인 연못과 함께 세운 "누와 정자" 가 특징으로, 사대부 선비들의
문화공간으로 자연 경관이 수려한 곳에 누와 정 을 세워 주변 풍광을 감상하면서 풍류 를 즐겼습니다.
또 다른 형태로는 화계 를 들 수 있는데, 계단 형태의 화단 으로 풍수사상의 영향 을
받아 배산임수 형태의 집 을 지었던 선조들은 집 후면의 언덕을 계단
으로 하여 화단을 조성하고 화초나 관목, 소교목 등을 심어 후원을 꾸몄다고 합니다.
한국 전통 조경에서는 공간의 구성이 수평적인 구분보다는 수직적인 공간구분 이 강하다는 것이..... 다른
중국과 일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특징으로 궁궐의 후원 에서 "돈대" 를 설치하여 좁은 공간에서
공간의 수직적 변화 를 느끼도록 하였으며 또한 수목이나 석물을 이용하여 수직공간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전통정원은 터를 잡을때 부터 주위경관을 고려하니 담장이 낮고 정원내의
정자나 건물에서 주위 경관 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하니 이른바 차경 입니다.
연못의 형태가 중국이나 일본은 자연스러운 곡선 을 띠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직선형 의 방지 로 되어 있으며 원형의 섬이 조성되어 음양오행의 원리 를 상징화시킵니다.
우리나라 암석 활용은 암석을 장식적 요소로 활용하여 형태가 특이한 하나의 암석 즉,
괴석 을 화분에 꽃을 심듯이 석분, 석함, 혹은 석대에 심어서 배치하는 방법을 씁니다.
여기서도 퇴사원 처럼 멋진 소나무 분재 를 보니.... 문득 제주 한경면에 있는
“생각하는 정원” 이란 식물원에 적혀있는 “분재는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죽고.... 사람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 는 글귀가 떠오릅니다.
식물은 화분속에서도 뿌리 생장 을 계속하는데 화분과 닿는 부분은 갈색으로 변하며 굳어지고 이런
뿌리는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지 못하므로 그냥 놔두면 나무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이라!
해서 뿌리를 잘라주고 주기적으로 분갈이 를 해주면 회춘하여 수명이 길어지니 오래 사는 것입니다! 인간도
낡은 생각을 주기적으로 잘라 내야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의 뿌리가 새로 돋아 젊어지는 것이지요!
오래된 고정관념과 아집 을 버리지 못하면 설사 나이가 젊다고 하더래도 생각이 늙어버리니 주위에
사람들이 차츰 떠나가는 것이라! 식물의 가지와 잎은 사람으로 치면 기득권 내지 잘나가던 시절 의
기억이니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새 뿌리와 가지가 돋아나는 것이라!
탈무드 는 인간의 생애를 7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니 한 살은 임금님, 두 살은 돼지, 열 살은
새끼양이고 열여덟살은 말이다. 결혼하면 당나귀, 가정 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한다, 중년은 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람들의 호의를 개처럼 구걸한다.
노년은 원숭이, 어린아이와 똑같아 지지만...... 이제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 개처럼 살다가 원숭이 처럼 늙는 것은 서럽다.
그 서러움은 서운함이 되고 서운함은 노여움 이 되고 소신은 아집 이 된다.
잘나가던 시절의 생각을 잘라내지 못하니.... 마이크 잡아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고 말이 많아질수록
주위에 사람은 점점 줄어 든다. 해서 “나이를 먹을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 고 했을라나?
그러고는 진주탑경원 을 나오니 나기 운하이고 저만치 예쁜 홍예교가 보이며
송나라시대 의복을 입은 여인을 지나쳐서 걸으니...... 무슨 큰 홍살문
같은게 보이니 문득 이준식의 한시 한수에 나오는 "가난의 한" 이 떠오릅니다!
가난한 집안이라 비단옷은 알지도 못하고, 좋은 중매인에게 부탁하고 싶어도 마음만 더 상하네.
격조 있고 품위가 있다 한들 누가 알아주리오. 다들 요새 유행하는 특이한 차림이나
좋아하는걸. 열 손가락 바느질 솜씨는 대놓고 자랑할지언정, 두 눈썹 예쁘게 그려 남과
겨루진 않지. 한스럽구나. 해마다 금빛 자수를 놓아, 남의 집 신부 옷이나 지어주고 있으니.
(蓬門未識綺羅香, 擬托良媒益自傷. 誰愛風流高格調, 共憐時世儉梳妝.
敢將十指誇針巧, 不把雙眉鬪畫長. 苦恨年年壓金線, 為他人作嫁衣裳.)
― ‘가난한 여인 (빈녀·貧女)’ 진도옥 (秦韜玉 · 생졸미상 당 말엽)
가난 때문에 세인으로 부터 외면당하는 처녀. 빼어난 바느질 솜씨를 자부할지언정 외모를 치장하는 것으로
남과 경쟁하진 않는다. 하나 이런 매력이 무슨 소용이랴. 지금 세태는 온통 특이한 차림, 예쁜 화장 등
화려한 외양만 중시하는 것을. 여자에게 중매가 없으면 혼인이 어렵다 는 건 아득한 옛날부터 굳어진 풍습.
기원전 5, 6세기의 민요 ‘시경’ 에도 늦어진 혼사를 두고 여자가 ‘제가 시기를 늦춘게 아니라, 그대
에게 좋은 중매인이 없었기 때문 이라오’ 라며 남자를 원망하는 시구가 나온다. 사실 이
사내는 뜨내기 건달이었는데 막살이를 하더라도 매파의 중매가 꼭 필요했음을 보여준다.
이 시 역시 가난의 설움보다는 중매가 없어 혼사가 무망(無望) 해진 여자의 낙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인이 여인을 실제 목도했는지 아니면 떠도는 풍문을 들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둘 사이엔 은연중
서로 통하는 데가 있었다. 관직에 뜻을 품은 선비 라면 자신을 요로에 천거해 줄 ‘좋은 중매인’
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굳이 여인의 ‘격조와 품위’ 를 내세운 것도 선비 정신과 연결해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자부심과 열등감 사이에서 고뇌하는 두 형상이 묘하게 오버랩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