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전도서 5~9장에 담긴 본문을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전도서를 읽다 보면, 문맥이 정돈되지 않고 파편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잠언의 격언과 흡사한 내용도 많구요. 그래서 학자들 중에는, 저자가 아닌 후대의 편집자 또는 독자가 자신의 생각이나 잠언의 내용을 고의로 또는 실수로 본문에 삽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요즘처럼 책이 인쇄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손으로 써서 만들었기에, 성서 원본은 모두 소실되어 하나도 남은 게 없고, 현재까지 남아있는 건 모두가 사본인데, 그 사본의 사본을 보고 베껴야 또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자기 생각을 그 사본에 적어놓으면, 다음 사람은 그것이 본문인지, 후대의 독자가 자기 생각을 적어놓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원저자의 글에 후대의 독자나 편집자의 글이 고의로 또는 실수로 섞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견됩니다. 하여 매끄럽게 흘러가던 본문이 갑자기 일관성이 없어지고 혼란스러워지는 경우에는 그럴 가능성에 대해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 5장 16~19절을 보겠습니다.
16 또 한 가지 비참한 일을 보았다. 사람이 온 그대로 돌아가니, 바람을 잡으려는 수고를 한들 무슨 보람이 있는가?
17 평생 어둠 속에서 먹고 지내며, 온갖 울분과 고생과 분노에 시달리며 살 뿐이다.
18 그렇다. 우리의 한평생이 짧고 덧없는 것이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이니, 세상에서 애쓰고 수고하여 얻은 것으로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요, 좋은 일임을 내가 깨달았다! 이것은 곧 사람이 받은 몫이다.
19 하나님이 사람에게 부와 재산을 주셔서 누리게 하시며, 정해진 몫을 받게 하시며, 수고함으로써 즐거워하게 하신 것이니, 이 모두가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선물이다.
전도서 기자가 말하는 인생론입니다.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전도자의 인생관에 저도 일정 부분 동의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과 우리 인생에 하나님의 거창한 계획과 섭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 인간들의 욕심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요? 죽으면 천국이건 지옥이건 무언가 있어야 하고, 어디건 가야 한다는 생각도, 우리의 집착이나 두려움이 만들어낸 헛된 희망이 아닐까요?
본문에서 저자가 말하는 분명한 사실은, 지금 이 시간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이 매 순간 충실히 살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허무주의자인 전도서 기자가 당 시대의 이웃들 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 현대인에게 전하는 지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8장으로 건너가 11~15절을 보겠습니다.
11 사람들은 왜 서슴지 않고 죄를 짓는가? 악한 일을 하는데도 바로 벌이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12 악한 사람이 백 번 죄를 지어도 그는 여전히 살아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하나님 앞에 경건하게 살면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모든 일이 다 잘 되지만
13 악한 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그가 하는 일이 잘 될 리 없으며, 사는 날이 그림자 같고 한창 나이에 죽고 말 것이다."
14 이 세상에서 헛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악한 사람이 받아야 할 벌을 의인이 받는가 하면, 의인이 받아야 할 보상을 악인이 받는다. 이것을 보고, 나 어찌 헛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15 나는 생을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에게,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 세상에서 일하면서, 하나님께 허락받은 한평생을 사는 동안에, 언제나 기쁨이 사람과 함께 있을 것이다.
현실세계의 모순과 일그러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냥 즐겁게 살라는 권면입니다. 전도서의 이 냉철한 현실 인식이 잠언의 추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격언들보다 저는 더 마음에 와 닿는데 교우님들은 어떠신지요?
이제 9장 11~12절을 보겠습니다.
11 나는 세상에서 또 다른 것을 보았다. 빠르다고 해서 달리기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며, 용사라고 해서 전쟁에서 이기는 것도 아니더라. 지혜가 있다고 해서 먹을 것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총명하다고 해서 재물을 모으는 것도 아니며, 배웠다고 해서 늘 잘되는 것도 아니더라. 불행한 때와 재난은 누구에게나 닥친다.
12 사람은, 그런 때가 언제 자기에게 닥칠지 알지 못한다. 물고기가 잔인한 그물에 걸리고, 새가 덫에 걸리는 것처럼, 사람들도 갑자기 덮치는 악한 때를 피하지 못한다.
갑자기 닥치는 재난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설파하는 내용입니다. 개인이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분명히 있지만, 그것도 능력이나 힘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게다가 자연의 힘이건 인간의 계략에 의한 것이건 강력한 재난이 닥쳐오면 개인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답니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전쟁의 양상을 보면 전도서 기자의 진단이 사실에 부합한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란 뿐 아니라 레바논의 도시에서도 수많은 시민들의 주검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평생을 성실하게 산 사람도 있고 제멋대로 산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은 그들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태풍이나 지진이 선인과 악인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뛰어난 통찰력으로 현실세계의 이치를 정확히 짚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