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못된 생활이 신체 이상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강조한 바 있다.
생활요법이란 '올바르게 생활하여, 생활 속에서 신체 이상을 극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올바른 생활이란 어떤 것인가?
생활요법의 근본 정신은 자연순환계 원리에 맞게 살자는 신토불이의 정신에 기초해 있다. 그러므로 올바른 생활이란 신토불이식 생활을 말한다.
우리 풍토와 우리 체질에 맞는 우리식 생활을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조상 대대로 물려온 우리식 식의주 생활을 찾자는 말이다.
우선 식생활을 보자. 우리 민족은 원래 곡채식 민족이다.
채식을 하는 동물은 장이 길다.
곡류나 채소는 분해, 흡수, 배설되는 과정이 길고, 그 과정에서 독성이 많이 발생되지 않으므로 장이 길어도 큰 피해가 없다.
그런데 해방 이후 미국식 식생활이 들어왔고, 육류 및 가공식품의 소비량이
크게 늘어났다. 육식동물은 장이 짧다.
육류는 분해, 배설되는 과정에서 독성이 많이 발생하므로 빨리 배설하기 위해
장이 짧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장이 길고, 그런 데다 육식을 하니 지방과 단백질이 부패하면서 배출되는 가스가 긴 장에 가득 고여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81가지 이상의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는 과자 등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로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식품 첨가물 하나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간과 신장은 엄청나게 혹사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육식, 가공식 위주의 식생활에서 벗어나 우리식
식생활, 즉 채식 생활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좋은 소금을 섭취하고, 물을 충분히 먹는 것도 신체 이상을 장기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이다.
의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의복은 신체 보호에서 시작되어 사회적 지위의 표현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옷 역시, 그 나라의 기후풍토와 민족의 신체조건에 맞게 입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어머니들의 가리고쟁이 문화를 이해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조상들의 한복을 보면 우선 통풍이 잘되고, 일하기 좋은 편안한 옷이었음을
알 수 있다.
통풍이 잘되어야 피부가 본래의 기능, 즉 호흡 작용, 배설 작용, 흡수 작용 등을 충분히 할 수 있고, 편안한 옷이어야 노동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서양식 옷차림은 앞뒤가 꽉꽉 막혀 피부의 본래 기능에 지대한 장애를
주게 된다.
특히 여성들이 착용하는 거들이나 스타킹, 꽉 조이는 바지 등은 자궁의 혈액순환을 막고, 자궁을 압박해 자궁암의 한 원인이 됨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의복에 있어서도 통풍이 잘되고 편한 옷을 입어야 한다.
개량한복 등이 일상화된다면 국민 건강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도 마찬가지이다.
각 지역에 따라 기후조건의 한랭온열을 조절할 수 있는 주택 구조를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배산임수의 남향을 주택 입지의 최상으로 보았다.
산은 바람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땔나무의 공급원이었다.
물은 식수, 농업용수일 뿐만 아니라 운송수단이었다.
그리고 남향집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볕이 잘 든다.
그리고 집의 높이는 그 지역에서 가장 높은 나무 이상으론 올리지 않는다.
나무 높이 이상 올라가면 화초도 잘 크지 않고, 수족관 속의 고기도 잘 자라지 않는다. 또 된장, 고추장도 발효가 잘 안된다.
사람도 높은 곳에서 생활하면 마음이 차분하지 않고 불안해진다.
인간이란 본래 천기와 지기를 골고루 받아야 건강할 수 있다.
그런데 집이 너무 높으면 지자기(地磁氣)를 받지 못해 건강할 수 없다는 것을 조상들은 알고 있었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조상들의 주택을 다시 연구하여 현대적으로 적용한
우리식 주택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생활요법에서 또 강조되는 것은 부지런한 생활이다.
적당히 노동하고 쉬는 생활이야말로 건강의 기본이다.
일단 신체 이상의 징후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무조건 드러눕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곤란하다.
민족생활의학에서는 환우들도 일상 생활을 정상인과 똑같이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할 수 있는 한 노동을 하고, 적절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각종 요법을 스스로 실행하는 가운데 건강을
회복해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이 '생활(生活)'의 본래 의미를 깨달아 이웃과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일이다.
즉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공동체적 삶을 꾸려 나가도록 다함께 애써야 한다.
함께 사는 이웃끼리 서로 반목하고 질시한다면, 그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가 끊임없이 그 구성원에게 압박을 가한다면 우리는 결코 건강할 수 없을 것이다.
《민족생활의학》 정신세계사 pp.113-116
http://cafe.daum.net/naturalecology/4QfZ/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