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라는 단어가 있다.
너무 각박하고 작은 이문에도 왈칵 분개하는 사람들이
가격이 과연 적절한지, 만족도에 관한 용어이기도 하였다.
이 선비의 관점은 객관성이 아닌 주관적으로 조망하면
대단히 만족스럽고, 운영진들에 슬그머니 미안하기도 하였다.
그 넉넉하지 않은 회비로, 이렇게 다양한
식도락이 인플레로 셈본하여도 가늠이 잘 되지 않았다.
나날의 스케줄과 식도락기행은 대다수 사람들이
충분히 만족하였다는 중론을 들었고, 이 선비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참석한 벗님들 모두 보리고개를 넘어온 표정들이 아니었지만,
맛의 품평에 관해서는 모두들 한 마디 이상은 할 수 있었으리라.
첫 날[15일] 한우 육회에서 생고기까지 무척이나 맛있었다.
육지의 한우시세와 단순비교를 하여도, 이렇게 푸짐하게 먹어도
셈본에 마이너스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하였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 것으로도 만족스러운데,
하루하루 우리가 포만감을 느끼며 즐겼던 식도락은
참으로 기대이상이라 모두들 몸짓에서는, 환희의 느낌이 있었다.
녹차 비빔밥[16일]은 신선한 향취가 입안에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저녁에는 바당모살에서 스페셜 회코스였다.
그 다양한 회의 만찬은 오랫동안 절식을 하였던 선비의 입맛까지
유혹하여 좀 과하게 먹기도 하였다.
전복은 해산물 중에서도 늘 귀한 대접을 받지 않았던가?
그런데 점심에 전복샤브샤브[17일]집으로 갔다.
전복을 포식한다는 이 비현실적 하루가 과연 믿을 수 있었을까?
허나, 전복을 네 사람이 있는 식탁마다 산더미처럼 쌓여
좀 과[過]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먹으면서도 잘 믿어지지 않았다.
이 여행으로 인하여 몸의 근량에 변화가 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교래숲의 웅장한 푸른 숲 그늘에서 걸어 나와
‘낭뜰에쉼팡’[17일]이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하기도 어렵다는
그 보리밥한정식도 담백하면서 상큼하였다.
종업원들이 힘들지 않을까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하였다.
저녁에는 그 유명하다는 제주흑돼지였다.
그 두툼한 두께와 생고기 특유의 담백한 육질이
자꾸 젓가락을 분주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많은 알바생들이 이리저리 분주하게
우리 식탁 사이를 오가며 입 안의 혀처럼 친절하게 써빙을 하여 주었다.
서투리님의 표현대로 “먹고 돌아서면 아쉬울까”하여
언제나 너무 푸짐하게 시켰기에, 먹으면서도
이렇게 식도락지출이 과하면, 경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은근히 우려되기도 하였다.
이 선비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중론이기도 하였다.
기나긴 여정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이 하루하루가 일각여삼추[一角餘三秋]같은 심정이었다.
다급하게 하루하루가 흘러간 것이 아니라
느릿느릿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기억의 앨범은 풍요로워졌다.
남쪽 바다 물결이 일렁이는 바닷가에서
은갈치구이[19일]와 해물탕에 옥돔구이, 고등어구이
식사메뉴도 단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선비가 밥을 먹는 속도가 “꽃이 피는 속도”로 느릿느릿 먹는 편이라
명도님에게 이런저런 구박을 받기도 하였으나, 어쩌랴.
더군다나 주량이라야 겨우 맥주 한 병이면 제법 취해버린다.
맥주 한 병에 더 마시면, 취기가 심해지는데......
애로사항이라면 취하면 남녀구분을 못하기에 늘 조심을 한다.
그런데 한 숙녀가 하시는 말씀인즉슨
“남녀구분은 우리가 할 것이니, 선비님 그냥 마시세요.”한다.
그렇지만 이 ‘미투의 세상’에서 혹여, 추태를 보일까하여
전전긍긍 주량만큼만 먹었다.
오후의 비낀 햇살이 모두들 떠나온 주소를 돌이키게 하였다.
모두들 낯선 사람들이라, 혹시 무례한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세심하게 복기를 하여보기도 하였다.
경어[敬語]를 쓰는 일에 늘 실수가 많아,
방랑시절에 많은 오해를 받기도 하였다.
이 선비의 향리에서는 그렇게 하였지만, 낯선 마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너그럽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 선비의 어투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양해하기 바랍니다.
“사진을 많이 찍으면 명[命]이 짧아진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끊임없이 사진을 많이 박았다.
성경이나 불경이나 사서삼경에 나온 말은 아니지만,
사진을 찍으면 어쩐지 명[命]이 짧아진다고 생각한다.
이 기나긴 시간 동안 이런저런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이 선비의 주파수에 걸리지 않았기에
엉뚱하고 가가대소 할 수 있는 내용은 그다지 첨가하지 못했다.
모든 벗님들 만나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특히 명도님과의 만남은 귀한 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하여 따로 [명도전/酩濤傳]이란 항목으로
청문회 분위기의 글을 한 편 올릴 것을 약속하면서
탐라 나들이의 이모저모 시리즈를 막[幕] 내립니다.
첫댓글 음식양이 적으면 짜증 나더라고요
그래서 정매뉴보다 항상 추가를 주문했답니다
계산은 조금 마이너스로 갑자기 못가신분에게 환불을 못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리회원님들께서 맛있게 드셨다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함께한 여행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멋진 후기 입니다~~ 계속 두고 두고 그날을 회상하면서 즐겁게 보고 또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졸라 글도 잘쓴다여~ 근 7년을 제주여행을 다녀 오면서 음식.같이 다녔던 회원의 캘릭터상 음식점 야기 이렇게 문학적으로 디체일한 묘사를 한사람이 없었는데 우리 초선(초야의 선비)님 만큼 묘사한 사람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사람의 만남이 우리나이때는 무척 소중한데 울 초선님과의 인연이 전생때 부터 이어져온것 같습니다.코드가 않맞는것 2가지 외는 ㅋㅋ 첫째가 술을 못한다는거 두번째가 식사를 졸라 늦게 한다는것만 빼고요 ㅎ
암튼 우리의 만남은 좋은 인연이 되기를 바라고 다음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 안뇽~^*^
ㅎㅎ 우연히 이 글을 읽었는데 역시 선비님은 작가라는것을 느꼈고요ㅎ
나 역시 제주를 두번 동행한적이 있어서 그림이 그려집니다 ㅎ
글을 읽으니 또 가고 싶어지네요
즐겁게 후기글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