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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삼척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삼척번개시장 사람들
-사진속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사진:사진작가 박태수|글: 시인 정연휘
때|2015,09,01~10,31.
곳|삼척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
차례
08 · 1,삼척번개시장 총론
10 · 2,새벽을 여는 사람들·1
-사진 속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10 ·김분자·
16 ·진옥녀·
20 ·홍희자·
22 ·양명옥·
23 ·진분녀·
26 ·이진옥·
29 ·이점선·
32 ·이순남·
35 ·심춘옥·
38 ·권상래·
42 · 신승애·
44 · 허명옥·
48 · 3,새벽을 여는 사람들·2
-사진 속 에세이
48 ·1부 시장거래
61 ·2부 인생의 뒷모습
72 ·3부 시장풍경 속으로
86 ·4부 살아온 흔적
95 ·4,번개시장 역사
삼척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 로비 전시걸개
삼척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의 전시제목
삼척번개시장의 새벽풍경
1,삼척번개시장 총론
... 번개시장 어판장에서 동쪽을 보면 큰길 삼척교 입새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복속시킨 1500년 전 신라시대
이사부 장군상이 서 있다.일본의 독도 망언에 불호령하는 모습이'뻥!'하고 가슴이 뚤리며 통쾌하게 이사부
장군이 다가온다. 장군이 서 있는 곳이 바로 삼척역 앞 번개시장이다. ...
... 우리들의 가슴에 내재해 있는 살아온 날의 인생사는 소설 몇 권에 담을 수 있을까? 가슴 창고를 언제 열
까? 열지 못하고 죽음에 닿을까? 고뇌 하면서 아직은 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전시작품의 작품 속
사람들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사진작품 속에서 꺼내어 우리의 한 시대를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3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취재와 글씀을 병행하면서 절반의 성공인가? 절반의 실패인가? 아쉬움이 크지만 스
므 분 대상 중 열두 분이 취재에 협조해 주워서 참으로 고마웠다. 번개시장 사람들 세상사는 이야기를 펼치
며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열두 분 외 전시작품은 작품 속 보이지 않는 사연을 보편적 삶에 견주면서 에
세이로 그릇에 담았다. 후기에 번개시장 개장 이전의 역전시장과 삼척번개시장의 역사를 채록,정리하여 기
록에 남긴다.
2,새벽을 여는 사람들·1
-사진 속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새벽을 여는 사람들- 박태수 사진작가의 예술사진藝術寫眞 속의 번개시장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가슴으로 다가
오는 심상心像이 참 많았다. 꽃으로 비유한다면 온실 속 여린 꽃이 아니라 온실 밖의 강인한 야생화野生花였다.
야생화는 봄 여름에 피는 꽃, 가을 겨울에 피는 꽃이 있듯이, 그 계절에 따라 제색갈 제모습이 다르듯이, 어느 꽃
은 일찍 피고 어느 꽃은 늦게 피듯이, 번개시장 사람들 예술사진 속 사람들을 직접 만나 보니,사계절을 겪은 전천
후의 강인한 정신과 긍정적인 사고에 존경심을 올렸다. 무엇보다도 번개시장에 기대어 살아온 삶에 감사하며 가
족 사랑의 소중함과 건강한 정신의 귀중함에 머리를 더 숙였다. ......
IMF환란 그리고 인생전환
새벽을 여는 삶의 현장, 번개시장 좌판에서 주로 가자미회를 떠 판매하는 그녀의 모습은 볼 때마다 늘 밝은 미소
와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었다.손님들과 이야기를 경쾌하게 주받으며 회를 뜨는 그녀는 온실 밖의 야생화가 아닌
온실 안의 아름다운 꽃으로 비췄는데, 만나서 생의 궤적 이야기를 들으니, 눈동자가 촉촉히 젖어드는 애환이 담
겨 있었다. ...
그래,세상사 별것 아니야
... 참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아픈 기억은 나의 자살 기도였다. 53년 동안 살아온 내 삶
에서 어찌 즐거운 일만 있고 어찌 슬픈 일만 있을까 마는 한 동안 내 우울증이 심해 도를 넘어 나를 확대하고
애들에게 고통을 안겨 줬다. 자살 시도 한 번 두 번... 네 번 째는 애들 한테 유서를 써 놓고, 새벽 2시에 자동차
로 백복령쉼터에서 차문을 잠그고 버개탄에 불을 붙혀 자살을 실행,눈을 조용히 감았다.그 순간에 핸폰이 길게
길게 울어댔다. 막내가 유서를 보고 전화를 했다. "엄마, 엄마 보다 막내가 먼저 지금 죽는다.엄마 죽지마" 막내
목소리에 정신이 쾅! 번쩍! 들었다. 단칼에 마음을 던지고 자살선택을 접었다 ."금쪽 같은 내새끼들,살자,살아보
자" 엉엉 울음 울며 피를 토하며 자살에서 생환했다.내가 죽지 않은 것은 너무 다행이라는 사실이다.자살은 우울
증으로 인생이 궁지에 몰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절망감 상태에서 최후의 선택인 것이다.'우리나라에서 우울증으
로 매일 3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고 라디오 뉴스가 흘러 나온다....
애들이 자랑스럽지요.
... 전문가의 경험담은 계속 된다. 콩은 백태콩, 쥐눈이콩, 오리알태콩, 약콩, 녹두 등 여러종이 있지만 모두 쓰
임새가 다르다. 흰콩인 백태는 두부를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녹두로 키우면 숙주나물이되고, 쇠고기국을 끓일
때 많이 쓰인다. 콩나물콩으로 적합한 것은 백태보다는 작고 녹두보다는 큰 쥐눈이콩이 으뜸으로 좋다. 콩나물
콩이 따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가볍고, 크기가 작고, 빨리 발아가 되고, 키우는 것이 수월하고, 무엇보다 고소하
게 맛이 좋은 콩나물의 콩이 쥐눈이콩이기 때문이다. ...
그리운 아내이지요
세상에서 생선生鮮 -갖잡은 신선한 바닷고기를 촌음을 아끼며 어우렁 더우렁 제일 바쁘게 사는 사람이 권상래
씨이다. 자신에게 쉴 틈새를 허락하지 않고 오로지 움직이지 않으면 몸살이 나는 사람이다.평생을 그렇게 근면
하고 성실하고 바쁘게 살아온 게 체질화 된 건강한 사람이다.「새벽을 여는 사람들」 인터뷰를 따기 위해 비·바
람 무관하게 봄 한 철 06:00~8:00, 60여일 새벽의 시장 사람들을 지켜보고 만나보았다. 평생을 바다와 고기와 동
고동락한 사람 -권상래 씨의 반생은 고기 잡는 어부로, 또 나머지 반생은 고기 파는 생선장수로 올인하는 사나이
중 사나이다....
우리 그이요, 참 좋아요
... 사실 신승애 씨와 인터뷰 약속을 달 전부터 잡으려 했으나, 오전은 번개시장 매장, 오후는 김 가공 공장 일로
틈이 생기지 않아 인터뷰를 접으려 하다가 원고마감 며칠을 앞두고 어제사 오늘 새벽 미팅을 무리하여 잡았다.
만들리식품 번개시장 매장에서 새벽 6시 30분에 인터뷰를 뜨는데, 계속 손님들이 물품을 사러와 말이 끊겼다 이
어졌다 했다. 손님과 밝은 미소로 물품을 내어 주며 분주하다가 마침 조용해져 불쑥 질문을 던졌다. "박기태 사장
님 성품은요?" "우리 그이요, 늘 아껴주고 고마워 해줘서 참 좋아요! " 소녀마냥 양볼이 빨개지며 밝게 웃는다.
그 말을 하자마자 또 손님이 찾는다. 마침 그때 박기태 사장이 들어왔다. "내가 바쁘니 당신이 좀 해요, 어때요?"
부인이 남편에게 인터뷰 의사를 물었다. 그렇게 되어 신승애 씨에서 다시 박기태 사장과의 대담이 재개 되었다. ...
3,새벽을 여는 사람들·2
-사진 속 에세이
1부 시장거래
바다의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 뭍의 신선한 산채와 농산물 -육지와 바다가 신새벽에 만나 악수하는 번개시장이
다. 갓 잡은 생선류와 갓 생산한 농산물을 팔기 위한 상인들과 갓 잡은 생선류와 갓 생산한 농산물을 사기 위한
사람들이 만나는 번개시장이다. 파는 상인들도 사는 삼척사람들도 참 부지런하다. 웅성웅성 왁자지걸 혼잡한 시
장바닥에 나서면 흥미진진 사람사는 맛이 난다. 사람과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표정들이 재밌다. 그리고 수북히 놓
인 갖가지 파고 살 물건들에 눈을 팔며 걷다보면 사람들과 어깨가 부딪쳐 "미안합니다" 미소를 담아 "미안합니다"
서로 인사를 나눔도 재밌다. 시장거리에 나서면 자기도 모르게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고 자신도 모르게 활력이 돈
다.
번개시장에서는 삼척 사투리가 정겹다. 부모님 시절 맨날 듣던 가족들의 사투리가 묻어서 다가 올 때 순간이지만
울컥 옛 그리움이 큰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간다. 그런 마음이 쏴 할 때에도 옆에서는 "오징어가 개락이와, 얼릉얼
릉 오와!" 생선장수의 구수한 목소리에 그쪽으로 눈을 돌리면 수조 안의 활어들과 시장바닥에는 갓 잡아 온 갖가지
싱싱한 생선들이 지천이다. "오징어가 개락이와, 얼릉얼릉 오와!" 는 "오징어가 홍수처럼 넘치니 빨리빨리 오세요!"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삼척사람들이 유구한 세월에 담아온 삼척사투리이다. "오징어가 개락이와, 얼
릉얼릉 오와!" 정겨운 삼척사투리와 새벽을 여는 번개시장 사람들을 만난다. 담담하게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예술로
승화시킨 박태수 사진작가의 예술사진 속으로 들어가서 새벽을 여는 그분들의 치열한 삶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만
난다
마음이 젊으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해가고 있다. 모든게 변해가더라도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사진 속 할머니 두 분의 순진무구純眞無垢한 모습에서 마음이 젊으니 몸도 천천히
늙어 감을 느끼지 않는가, 한없이 마음이 푸근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그래서 마음이 먼저 늙는 것만 경계해도
훨씬 더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歲月不待人세월불대인/청춘은 다시 오지 않고,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
니, 마음은 항상 청춘으로 머물러서, 비록 몸은 늙어간다 해도 정신만은 젊게 살아 보심은 장수비결이 아닐는지?
불로불사 不老不死가 인간의 소망이라면, 생노병사生老病死는 인간의 숙명이다. 그 전에는 60청춘 70환갑이라
더니 요즘은 70청춘, 80환갑이라 하지 않는가, 그런데 한술 더 떠서 연령 호칭에 대한 매우 기쁜소식 하나가 있
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사람의 수명도 점점 늘어나서 100세 이상은 이제 보통의 나이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서 이번에 UN에서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에 대해 측정결과 연령분류의 표준에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였다.
1단계: 0... 17세...미성년자
2단계: 18...65세...청년
3단계: 66...75세...중년
4단계: 76...85세...장년
5단계: 86...95세...노년
6단계: 96세이상...장수노인
삼척 사투리가 정겹다.
삼척사투리가 정겹다. 어머니, 아버지 시절 맨날 듣던 가족들의 사투리가 눈물나게 그립다. 상인은 "오징어가
개락이와, 얼릉얼릉 오와!!" 어시장 바닥에 오징어가 지천이다. "오징어가 개락이와, 얼릉얼릉 오와!!" 는 "오징
어가 홍수처럼 넘치니 빨리빨리 오세요"이다. "오징어가 개락이와, 얼릉얼릉 오와!!" 정겨운 부모님 목소리 같은
사투리를 들으며, 거기 우리 인생이 있듯이, 소크라테스와 제자들의 인생 이야기 '소크라테스의 사과' 일화가
생각난다.
"오늘은 오징어가 싸요 싸요"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이나 셈을 잡아서 하면 그 뒷일은 어려울 것이 없다는 우리들의 보편
적인 상식이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은 나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마음으로 무슨 일이든 임한다면 우리는 무
슨 일이라도 해 낼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삼 세번 굳게 다짐을 하면 안
될 것도 된다. 사진 속 아주머니들 표정을 보면 "오늘은 오징어가 싸요, 싸요" 북적이는 시장 바닥 좌판에서 열심
히 오징어를 파는 얼굴이 보이잖는 상인 아주머니와 값을 치루는 아주머니의 표정을 읽어 보면 사람 사는 풍경이
흥미롭다. 새벽 번개시장의 사람 사는 맛이 물씬 풍긴다. 그리고 값을 치루는 주변의 아주머니들은 오징어를 살까?
말까? 결정하려는 물음과 웅성웅성 왁자지껄하는 새벽이 열리는 시장소리는 사진 안에 담겨 있지만 소리없는 소리
가 들린다. 오징어 장사하는 아주머니는 번개시장에서 3년? 5년? 20년? 경력은 모를 일이지만 오징어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얼마나 고민하고 설레이고 망설이고 힘들었겠는가. 그래도 용기 있게 맞부딪쳐 이렇게 자존으로 장사
를 잘하고 있지 않은가. ' 시작이 반이다' 속담이 진리 아닌가. 경륜이 쌓이면 첫 어려움은 봄눈 녹듯이 풀리고 꿈이
자란다. 성취감에 설레이고 돈이 들어오고 가정에 웃음꽃이 핀다. 우리가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 일
을 시작할 때의 두려움으로 인해 시도하기 전에 먼저 포기한다는 데에 있다.
2부 인생의 뒷모습
'정상에서 떠날 때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물이 흐르듯이, 역류 없이, 순리 앞에 떠날 때 떠나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사람들 뒷모습은 살아온 인생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뒷모습
을 바라보며 어떤 상상력을 하면서 사진작가는 사진을 촬영했을까? 궁금해진다. 뒷모습에는 어떠한 시선視線이
담겨있고, 낯선 이들의 순간을 영원으로 담았다. 나이 든 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의 속마음을 읽어본다.
"여보, 우리 이 정도면 행복했지? 우리 정말 많이 사랑했지? 여보! 사랑해!!" 지금은 나이들어도 아내는 예쁘고
청초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나이들어도 남편은 씩씩하게 잘 나가던 젊음이 있었다. 그래 나 때문이던 당신
때문이던 젊음에서 늙음으로 변한 지금, 아내에게,남편에게 퉁명스런 한 마디가 아닌 따뜻한 말 한 마디 해주면
서 어깨를 토닥이는 당신이 보인다. 그리고 나태주 시인의 '뒷모습' 시詩가 읽힌다.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
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
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소리, 찌르레기 울음소리에게도 뒷모습은 있을까? 저기 저 가문비나무 윤노리나무 사이
산길을 내려가는 야윈 슬픔의 어깨가 희고도 푸르다.
"고기 잘 팔았재"
두분이 얘기 하면서 집으로 가는 길의 발걸음이 쬐금은 무거운 것으로 보아, 앞산의 눈 덮힘으로 보아 분명
따스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두분의 가슴은 가족 사랑으로 따스하기 한량없다고 느낀다. 두 분의 쬐금은 힘겹
지만 희망이 샘 솟는 뭔가가 보일 듯 보일 듯하다. 그래서 안셀름 륀의 <황혼의 미학> 몇 줄의 말씀이 스쳐간
다.
「얼굴에 선량함을 가득담고 침묵하는 노인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부드러운 '황혼 빛'을 비춰 준다.
부드러운 가을 빛은 들에 말라 가는 낙엽도 빛나게 하지 않는가. 늙어 가면서 중요한 것은 자신과 다른 사람
들에게 너그러워지는 일이다. 침묵하는 법을 배운 노인은 외롭다고 푸념하지 않는다. 고요한 노인은 말없이
자기 삶의 '그림책'을 훑어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과거를 되돌아본다. 그는 자기 자신과 일치하여 산다. 그리
하여 그에게서는 평화와 고요가 흘러나오고 다른 사람들도 이 고요 안에서 편히 쉬고 싶어 한다」라는 말씀이
....
'나는 행복한 사람 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 이다' 라고 느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은 외형상으로 별로 보지 못했다. 내가 지금 행복한
삶인데도, 우리가 숨쉬고 있는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행복이 행복인지 모르고 오늘을 보낸다.그처럼 번개
시장에서 시장을 보고,큰다리를 걸어서 귀가하는 세 분의 뒷모습이 정중동靜中動이다.고요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고, 움직이는 가운데 고요함이 있다.
할아버지 한 분은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고, 할머니 두 분은 각각 미니쇼핑카트에 시장을 본 비닐봉지가 놓
여있다. 봉지 안에는 오징어가? 고등어가? 참 궁금하다. 번개시장에 갔다가 귀가하는 세 분의 뒷모습은 지구의
평화이고, 한국의 건강이고, 우리의 생명이다. 세 분을 보면서, 언더우드의 기도문이 생각난다.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3부 시장풍경 속으로
삼척에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명물이 '번개시장'이다. 5일장 재래시장이 아니고, 매일장 재래시장이다.
그것도 하루 종일 시장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새벽에 문이 열렸다가 아침에 닫히는 번개시장이다. 바다에서
갓 건저올린 싱싱한 생선과 산에서 갓 채취한 신선한 채소류 집산지이기 때문에 명물인 번개시장이다.
번개시장은 100년 역사와 전통이 아닌, 45년 반세기의 짧지만도 않은 역사이지만 60여 상인들의 목숨줄, 생
명의 시장이다. 새벽시장은 활기차고 힘이 넘친다. 열심히 가자미를 손질하여 회로 썰고, 수조에서 살아 움직
이는 오징어를 건저 배를 째고 손질하여 회 써는기계에 넣고..., 여기에서는 크고 작은 문어들이 꿈틀거리고,
저기서는 빨간 대게들이 수조에서 거품을 뿜어대고,.., 차에서 근방 내린 큰 방어 수십마리가 팔딱팔딱 뛰어서
사람들 시선이 뜨겁다. 그것들을 다루는 바쁜 손놀림하는 이들도 누구의 어머니고 아버지며 누구의 딸이고 아
들이다. 그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우주의 중심이고 우주의 주인이다. 번개시장은 번개시장으로 우주의 중
심이고 우주의 주인이듯이 말이다.
비 내리는 장터 삶이란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요./ 죽음이란 우산이 더 이상 펼쳐지지 않는 일이다./ 성공이란 우산 을 많이 소유하는 일이요./ 행복이란 우산을 많이 빌려주는 일이고,/ 불행이란 아무도 우산을 빌려주지 않는 일 이다./ 사랑이란 한쪽 어깨가 젖는데도 하나의 우산을 둘이 함께 쓰는 것이요./ 이별이란 하나의 우산 속에서 빠 져나와 각자의 우산을 펼치는 일이다./ 연인이란 비오는 날 우산 속 얼굴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요./ 부부란 비 오는 날 정류장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갈 줄 알면 인생을 멋을 아는 사람이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내밀 줄 알면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 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비요.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우산이다./ 한 사람이 또 한사람의 우산이 되 어 줄 때 한 사람은 또 한 사람의 마른 가슴에 단비가 된다. 마른 장마에 단비가 내립니다. -김수환 추기경 '우산'에서
우리 아들, 장가 가잖소
"우리 아들 결혼 하잖소!!" "아이구 좋겠수와, 언제 하와? "
"일주일 남았사요" 달덩이 같은 흐뭇한 미소로 봐서 아들 혼인 애기를 하는 것 같다. 결실의 계절, 이 가을에
사랑이란? 결혼이란? 한번 쯤 스치는 바람처럼 생각을 해본다. 사랑이란? 사랑은 번갯불같이 강렬하게 오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서서히 온다. 과정은 이것이 정말 사랑일까? 의문을 하면서, 그렇다면 결혼이란? 남녀
가 정식으로 부부연을 맺음이다.
민법에는 '남자 만 18세, 여자 만 16세가 되면 부모 또는 후견인의 동의를 얻어 약혼 및 결혼을 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남자 25세, 여자 22세가 지나야 정신적·육체적으로 성숙하기 때문에 결혼의 적령기로 보고
있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의 시기, 남성의 경우 가족 부양 능력이 따라야 한다. 결혼은 본인들과 집안과
집안이 하는 것이다. 결혼 후에는 양가를 챙겨야 하는 중책이 생긴다.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은? ①대화를 많이 하고, 서로 신뢰 ②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고 서로간의 차이점을 우
호적으로 해결 ③서로 생활을 밝게 해주는 작은 예의와 친절한 행동 ④배우자의 부모님을 서로 생각해 줄 때 ⑤
서로를 고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임 ⑥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을 존경하는 것이 명
약이다. 남자는 인정 받을 때 마음에 힘이 생기고, 여자는 사랑 받을 때 활기가 넘친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원칙과 행동이다. 무조건 사랑하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
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부부에게 가장 큰 힘을 주는 것은 칭찬이다. 남편과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와
사소한 부분이라도 칭찬해 주면 만족하고 행복한 가정이 된다.
한 잔의 따끈한 커피
오늘도 시장에서 한 잔의 커피를 마신다. 찬바람 불어 손이 시리고, 가슴이 허해질 때 따끈한 커피 한 잔만큼
좋은 것도 없다. 따끈한 커피 한 잔으로도 마음을 녹이기에 어찌 커피를 마다할 손가? 그러고 보면 우린 추울
땐 춥다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더울 땐 덥다고 냉커피를 마신다.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 사무실에서,
시장바닥에서, 심지어는 고산 등산에서도 커피를 즐긴다.커피잔 속 진한 갈색의 액체를 보면 마음이 따듯해진
다. 커피원두에 들어있는 다양한 플라보노이드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에 하루
3잔 정도의 커피는 몸에 이롭단다.
... 누구 말마따나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술도 커피도 많이 마신다. 술은 세계적으로 손꼽
히게 잘 먹고, 커피는 자주먹는 식품 1위에 올라 있다. 술, 커피 그리고 물은 또 어떤가? WHO 세계보건기구에 따
르면 성인의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은 200㎖ 기준으로 8~10잔,최대 2ℓ이다. 적어도 물 마시는 일은 하루에 2ℓ짜리 페
트 1병을 마셔야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몸에 이롭단다.
생선회는 다 팔리고
생선회가 다 팔렸다. 대게 한 광주리만 팔면 오늘 장사는 예스 오케이다. 그래 인생 별거더냐? 오늘 아니면 내
일 내일, 아니면 모래, 긍정적으로 꿈을 키우며 희망으로 가는 것이다. 나와 가족이 몸 성하고 비록 좀 가난해도
소털처럼 수많은 날에 그 무엇이 안되랴. 오늘은 예스 오케이, 기분이 좋은 날이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강변을 거닐어도 좋고 돌담길을 걸어도 좋고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어도 좋았습니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레스토랑에 앉아 있어도 좋고 카페에 들어가도 좋고
스카이 라운지에 있어도 좋았습니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이 세상이 온통 우리를 위하여 축제라도 열어 놓은 듯했습니다
하늘에 폭죽을 쏘아 놓은 듯 별빛이 가득하고
거리에 네온사인은 모두 우리들을 위한 사랑의 사인 같았습니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서로 무슨 말을 해도 웃고 또 웃기만 했습니다
또한 행복했습니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시:류시화
4부 살아온 흔적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어 삼십에 일어섰으며, 마흔에 미혹되지 않았고, 쉰에는 천명을 알았으며, 예순
에는 귀가 순했고, 일흔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되 법도에 넘지 않았다.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
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 所欲不踰矩" 공자의 <논어論語> ‘위정爲政’ 편에
있는 말이다.
공자 일생의 흔적, 엑기스에서 보듯이 우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흔적이, 보이지 않는 역사로 남아있다. 자신
에, 가족에, 이웃에, 민족에, 하늘 앞에 남긴 흔적이 어떠했느냐? 하는 자문자답 앞에 부끄러움과 자존이 교차
할 수 있다. 부족하기에 더 열심히 살면서 성숙을 향하여 나갔다고 자신과 가족과 이웃과 민족과 하늘 앞에 말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가슴 속에 흔적을 꺼내어 글로 쓰면 내 살아온 역사, 그것이 자서전이 된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며 개인전을 열어 관람객들과 소통한다. 문인들은 시집이나 소설집을 내어 독자들과 교감
한다. 운동선수는 운동으로, 직장인은 직장으로 세상과 통한다. 그러면서 보다 더 낳은 내일을 위하여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며 뜨거운 열정으로 또 하나하나 더 좋은 치적의 흔적을 쌓는 것은 아릴런지?
'흔적' 하니 이정하 시인의 시「흔적」이 생각 난다.
시인은 '중앙일보' 신춘시당선, '경향신문' 신춘소설에 당선한 시인·소설가이다.
칼국수를 먹다가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유난히 칼국수를 좋아했던 그대였기에.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다가도
그대가 떠올라 눈물 글썽입니다.
유난히 그대가 즐겨 듣던 곡이었기에.
나는 이제 그대가 좋아하는 음식,
그대가 좋아하는 음악,
그대가 좋아하는 색깔과 모양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이제는 어느덧 그대가 좋아하는 것만이 아닌
내게도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 되어 있는 온갖 것들.
그것들이 그대가 떠난 빈자리를 채워 주다가
그대를 더욱 생각나게 하는 추억이 되어
내게 눈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어머니,우리 어머니
보이잖는 얼굴의 어머니, 딱딱한 밤껍질을 까고 칼질로 속껍질을 벗기는 주름투성이 손을 보니, 우리 어머니
생각이 간절하다. 좋은 세상 구경 못하고, 밭고랑에 쭈구리고 앉아 조밭을 매고, 더러는 부추 날 때면 부추 한
광주리를, 콩 날 때는 콩 몇 되를, 강냉이 날 때는 강냉이 한 광주리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귀가 때는 그것들을
판돈으로 생선 몇 마리를 사 오셨다. 우리 형제자매 공부 시키고 성가시킨 하늘 같은 우리 어머니, 지금은 어디
에 계시나? 절절한 그리움을, 효도를 하고 싶어도 어머니, 어머니 목놓아 불러보아도 어머니는 어디에도 안 계
신다.
사람들이 나이 들면 내 몸이 내 몸이 아님을 깨달느다는 말을 자주들 했다. 나를 낳아준 어머니 아버지 모두 돌
아갔으니 그 인연 다했지만, 이 시간은 너무너무 그립다. 어머니 아들인 내가 나를 되돌아보니, 너무 집착하며 살
아 온 세상에의 얽매임을 수 년 전부터 하나하나 털어내며 버리며 살다보니, 털고 버린 만큼 마음이 가벼워지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우리가 이승을 하직하고 돌아갈 때는 나의 무엇 하나라도 가지고 갈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에 살아있는 동
안에는 부질없다 여기지 않고, 외톨이 되지 않고, 세상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내 가까이 있는 이웃들과 더불어 오
늘을 즐겁게 살아라 하는 어머니 말씀이 들리는 듯하다. 맛있게 멋있게 오늘을 살라는 말씀이__.
아이구 따뜻해라
나도 많이 늙었구나, 그래 그래 웃자, 누워있지 말고 끊임없이 움직이자, 움직이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하루에
하나씩 즐거운 일을 만들어 하루가 즐거우면 평생이 즐거워진다. 이 세상 모든게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잖은
가. 주는데 인색하지 말자, 되로 주면 말로 돌아온다. 나이 값하는 어른만이 존경을 받는다. 성질을 느긋하게 가
져야, 조급한 사람이 언제나 먼저 간다.
나이 많이 들어 병을 두려워 말자, 일병장수一病長壽 무병단명無病短命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
지 말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밝은 눈으로 바라보자. 좋건 나쁘건 지난날은 무효이다. 누가 욕한다고 속상해 하
지 말자, 죽은 사람은 욕먹지 않는다. 고마웠던 기억만 간직하고 괴로웠던 기억은 깨끗이 지워버리자, 작은 것도
크게 기뻐하자, 거러면 기쁠 일이 늘어난다.
4,번개시장 역사
고 증 : 안익규(76) 마읍상회에서 역전공업사로
이규철(73세) 서울닭집·번개시장 45년
박기태(63세) 만들리식품·번개시장 29년
때·곳 : 2015. 6. 19. 18:00 남양동 외갓집 외
지금의 '번개시장'은 45년 전인 1970년도 7번국도 큰길가 삼척교三陟橋 입구 시장 들어오는 길목에 '번개시장'의
전신인 '새마을상가' 간판을 올렸다. 번개시장의 산역사인 이규철(73세)님과 박기태(63세)님의 고증에 의하면 시장
간판을 올린 이는 허명옥 지주地主의 부군, 경찰을 퇴직한 고 최병섭 씨이다. 그 분은 삼척화력발전소에 연탄을 납
품하면서 발전연료 부순물인 연탄재를 뚝방 옆의 하천부지 낮은 땅에 성토하여 600여 평의 시장을 개장했다.그 간판
을 달기 전 8년전인 1962년도에 삼척역 서편에 구시장 '역전시장'이 성시盛市를 이루고 있었다.
'역전시장'에는 인근의 농산물과 해산물이 모여서 기차편으로 도계·태백·영주방면으로 이동하는 집산지 역활을 했
다. 안익규(76)씨의 증언에 의하면, 1962년도 삼척군에서 시장부지를 매입하여 시장건물을 빙돌려 짓고, 강원도로부
터 공식 시장 허가를 받아 상인들에게 상가를 임대하였다. 그 몇 년 전부터 새벽 일찍 반짝시장이 열리고 있었는데
군에서 건물을 짓고 편의시설을 갖춰 공식시장으로 개장했던 것이다.
'역전시장'이 형성될 때는 신새벽, 어부들이 잡아온 생선을 정라진 부두에서 받아 손수레로 대야로 끌고 이고 역으
로 가는 지름길인 '송씨네 강배'를 이용하여 오십천 너른 강을 건넜다. 그 때는 삼척교 다리가 없었다. 역전시장이
1962년도에 개장하고 6년후인 1968년도에 2차선 다리가 개통됐는데, 번개시장은 다리 개통 2년 후인 1970년도에 개
장 됐다.
그때는 정라항, 지금의 삼척항 부두에서 고등어·오징어·꽁치·가자미·문어 등 여러가지 생물을 받아 기차역이 가까운
강배로 이동하여 새벽 열차 시간에 맞춰 번개처럼 성시였다가 번개처럼 도계·철암·영주방면으로 이동하면서 번개처
럼 파시하였다. 그러던 것이 군에서 정식으로 시장이 개장되면서 어류만이 아닌 미곡전·잡화전·채소전 등 다양한 물건
들이 거래되었다.
그 시절 구시장인 역전시장의 대표적인 가게 상호와 상인들은 생선류 도·소매상 변봉순의 삼호상회, 식료품점 김세
영의 대광상회, 고무신점 조상묵의 조일상회, 잡화점 이순재의 강원상회, 식료품점 박수덕의 호남상회, 잡화점 장동
수의 대림상회, 과일가게 권영선의 청과상회, 주류판매점 이철우의 경북상회 등이었다. 고증을 한 안익규의 경우 마
읍상회는 그분이 노곡면 마읍리에서 살다가 62년도시장 개장 3년후인 65년도에 시장에 입접했다. 미곡과 식료품을 5
년간 운영하면서 그해 폐장되던 몇 개월전에 시장 돌아감이 퇴로 없는 막다른 골목 형세여서 시장을 정리하고 그해 1
970년 10월 1일 역전파출소 옆에 자전거점 역전공업사를 개점했다. 그해 10월 24일 '번개시장' 전신인 '새마을상가'가
길건너편에서 새시장을 개장했다. 1962년부터 이렇게 성시를 이뤘던 구시장 역전시장이 갑과 을의 분쟁, 새시장이 기
차역이 가깝고, 초창기 새시장이 장세를 안 받아 상인들이 이동거리 등 유리한 쪽으로 모두 떠나서 역전시장은 개장 8
년 만인 1970년도에 폐장이 됐다.
이런 연유로 역이 가까운 큰길가에 새시장이 들어서니 해산물과 농산물이 서편에 떨어진 역전시장으로 가지않고 인근
시장으로 밀려왔다. 그렇게 되어 서편의 구시장은 폐장되고 번개시장이 성시를 이루게 된 연유이다. '새마을상가'에서
'번개시장'으로 개명된 연도는 20년 전인 1985년도다. 영서로 가는 기차시간에 맞추기 위해 새벽부터 농촌의 채소 등 농
산물이, 어촌의 고등어 등 해산물이 집산되어 상인들끼리 팔고사고 사고팔고 하더니, 아름아름 시민들이 찾아와 갓 생산
된 신선한 채소와 생선을 구입, 소문은 소문에 꼬리를 달아 이제는 삼척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번개시장이 됐
다. 지금은 성시를 이뤘던 예전 보다 못하지만 시장 상인들에게는 목숨줄이고, 시민들에게는 싱싱한 바다 생선과 활어 그
리고 싱싱한 산나물과 채소류를 저렴하게 살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 삼척번개시장이다.
번개시장은 신새벽 5시부터 장이 빤짝 섰다가 오전11시에 빤짝하고 파시, 사라진다고 하여 상인들과 시민들이 자연발생
적으로 붙여준 명칭이다. 그리고 삼척시에서는 4년전부터 96억 원을 들여 갈매기형상의 번개시장 현대화 작업 중인데,시장
부지 600여 평 중 1/2 정도의 사유지가 해결되지 않아서 답보상태에 있다. 시민들과 번개시장조합원들과 삼척시는 번개시
장 현대화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첫댓글 사진을 보면서 번개시장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태어나 자란 조비리 사람들은 5일에 한 번 돌아오는 당저리 삼척장터보다 역전 번개시장과 더 많이 삶을 엮었습니다. 봄철 나물날 철이거나, 여름 가을 농산물, 또는 겨울철에는 장작과 숯을 이고지고 번개시장으로 향했지요. 그곳에서 못다 판 것은 정라항 부두에서 해산물과 바꿔 오곤 했지요. 그래서 파장 뒤 번개시장 주막에서 먹던 막걸리도 생각나지요. 좋은 자료에 푹 빠졌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