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미국등반대와 함께 올랐던 캐스캐이드산맥의 활화산이며 멋진 산 Mt. Baker 등반기를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만상의 경계에는 뜨거움이 있다.
빨래집게로 꽁꽁 묶어 두었던 시간의 경계
꿈과 현실의 경계
그리고 山과 大處의 경계에는
차마 갈무리하지 못하는 뜨거움이 있었다.
캐스케이드 산맥을 넘어온 폭풍에 흔들려
쉽게 잠들지 못하고 뜨거운 침묵으로 뜬 눈이던 산
백 만년 빙하 위 하늘과 땅의 경계에서
용암을 토해내던 분화구는
그 뜨거움을 차마 감추지 못하고
찬란한 작렬을 예비하며
아주 조금씩 내게 들키고 있었다.
사진/글 김운래
Mt. Baker 소개
워싱턴주의 만년설산 중에 하나인 Mt.Baker는 많은 등산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산입니다.
캐나다 국경에서 15마일 남쪽에 위치한 베이커는 미국 캐스케이드 산맥의 제일 북쪽에 위치한 높은
산으로 해발 10,781 피트 (3,286m)로 높이는 아주 높지 않으나 위도가 높은 곳에 위치하고 만년설과
크레바스가 있어서 고산등반장비와 숙련된 안내인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크레바스와 빙하에 희생된 산이기도합니다.
아직도 유황 냄새를 풍기며 살아서 꿈틀거리는 활화산이기도 한 베이커는 그랜드피크라 불리는
베이커 정상에 실제로 약 400미터의 얼음 호수로 이루어진 화산 분화구를 품고 있으며 정상 보다 조금 아래
위치해 있는 셔먼 피크는 정기적으로 폭발하며 증기를 내 뿜고 있는 살아있는 멋진 산입니다.
▲ 파란색으로 표시한 선이 제가 올랐던 동쪽빙하 (Eastern Glacier) 루트입니다.
▲ 아침일찍 Mt. Baker Eastern Glacier 루트 주차장으로 찾아가는데 계속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오시면 산행에 어려움이 많을 텐데, 일단 시도해보기로 하고 비포장 길을 달려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 주차장으로 향하는 도로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어 다른 팀들도 차를 길가에 두고 올라간다고합니다.
우리들도 할 수 없이 주차장 약 2마일 전방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이날 총 3개 팀이 정상에 도전했습니다.
▲ 이곳은 항상 많은 눈이 오는 곳이라고합니다. 쌓인 눈이 장난이 아닙니다.
▲ 원래는 고개 위 능선길 이용해서 베이스캠프까지 오르는데, 등산로가 협소하고 이번 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눈사태가 잦다고해서 계곡 안쪽 루트를 이용했습니다.
▲ 계곡에서 능선으로 가는 루트가 눈사태 위험도 있고 만만치 않습니다.
▲ 원래 약 6,500 피트 (1,980미터) 지점의 High Camp 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었는데,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매서운
눈보라에 포기하고 약 6,000 피트 (약 1,800 미터) 지점에서 다른 팀과 함께 베이스 캠프를 차렸습니다.
▲ 베이스 캠프 텐트입니다.
▲ 계속 눈보라가 치면 등산을 포기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밤이 되면서 눈비가 그치고 시야가 넓어 집니다.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이 저녁 9시 20분 경인데, 위도가 높은 곳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그리 어둡지 않습니다.
▲ 베이스 캠프에서 저녁을 먹고 잠을 청해보는데 시차 때문에 그런지 쉽게 잠이 오지 않습니다.
23시 경 기상해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00시 20분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몇년전 Mt. Rainier (해발 4,392미터) 정상에 올랐던 경험이 있어 제가 선등을 하기로 했습니다.
▲ 출발할 때만해도 구름이 많았는데 약 7,000 피트 (2,130미터) 를 오르니 하늘이 맑습니다.
▲ 발아래 펼처지는 멋진 운해
▲ 고맙게도 앞에간 팀에서 표시를 해주고 갔는데, 저 깃발이 x 자로 포개져 있는 것은 바로 앞에
크레바스가 있다는 뜻입니다.
크레바스를 지날 때는 선등자가 크레바스지역을 통과하는 동안 후등자는 Ice Axe 를 이용하여 확보를 하고
선등자가 무사히 통과한 후 앞에서 확보를 하면 뒤따라 크레바스를 통과합니다.
▲ 자세히 보니 바로 옆에 크레바스가 지나고 있습니다.
▲ 무시무시한 크래바스 지역
▲ 조심스럽게 크레바스 지역을 통과한 대원들
▲ 조금씩 동쪽 하늘이 열리고 있습니다.
▲ Mt. Baker 의 멋진 운해
▲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한 크레바스지역
▲ 조그만 더가면 셔먼피크에 도착합니다.
▲ 셔먼피크 앞 셀터 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대원들이 많이 지쳐있습니다.
▲ 행동식으로 준비해간 쵸코릿 포장지가 기압이 낮아서 터질듯 팽팽합니다.
▲ 드디어 살아있는 분화구 셔먼피크 분화구에 도착했습니다.
빙하 위에서도 뜨거운 수증기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있어 분화구 안쪽은 얼음이 녹아 있습니다.
▲ 조심스럽게 분화구에 접근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내부에서 뜨거운 김을 내뿜고 있습니다.
피어오르는 수증기와 진한 유황냄새가 저를 압도합니다.
▲ 셔먼피크를 지나면 정상으로 향하는 가파른 루트가 나오는데 이곳을 조심스럽게 지그재그로 올라갑니다.
▲ 빙하 위 등산로는 가파르고 미끄럽기 때문에 휴식을 하는 동안 Ice Axe 로 확보하고 휴식을 취해야합니다.
▲ Mt. Baker 의 일출무렵
.
▲ 그랜드 피크
가파른 길을 오르니 드디어 펼쳐지는 정상부근의 분화구가 나옵니다.
사진에는 가까이 보이나 무지 먼 거리입니다.
▲ 그랜드피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정상을 배경으로 한장 찍었습니다.
▲ 정상에서 바라본 그랜드피크 분화구
그랜드피크는 아직 살아있는 활화산의 분화구이고 수심 약 400미터의 거대한 얼음호수입니다.
▲ Mt Baker 정상 (해발 3,286미터) 정상에서 인증샷
생각같아서는 정상에서 많은 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막상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너무 강하고 추워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 오후가 되면서 크레바스가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 다시 세상 속으로 ...
시차와 고소증 그리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탓에 몸뚱이는 많이 피곤 했지만 멋진 Baker 의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에 진동을 느끼며 하산하였습니다.
하산길에는 크레바스가 심하게 벌어져 어렵게 탈출하느라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습니다.
캐스케이드 산맥의 멋진 산 Mt. Baker, 그 산을 가슴으로 안으며...
행복했습니다.
평화...
김운래
첫댓글 웅장하네요. 멋진사진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주말 운탄고도에서 뵙겠습니다. 평화...
김운래님 진정한 산악인 입니다 운탄고도에서 멋진 모습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산에서 뵙겠습니다.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