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어젠다로 떠오른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에 맞춰 불교계 생태생명 중심의 에너지 전환 모색에 대응할 시민모임이 출범한다.
시민모임 숲과 에너지(창립준비위원장 김희욱)가 내년 2월 창립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숲과 에너지는 지난 2월 참여불교재가연대 에너지서비스사업단 명의로 노동부 주최 에너지 분야 예비사회적 기업 공모에 참여해 본선에서 탈락한 이후 사찰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한 전문가 네트워크 구성을 토대로 사회적 기업 설립 운영을 통한 해법찾기에 나선 결과다.
이후 불교계 에너지 개선과 자립을 위한 비영리조직 실태조사와 토론모임을 4회 개최하고, 지난 12월 3일 시민모임 숲과 에너지 창립준비모임 발족 세미나를 통해 ‘직지사 에너지 절약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울러 사찰의 산림자원을 활용한 에너지절약전문회사(에스코) 설립제안도 이루어졌다.
숲과 에너지의 구상은 본격화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녹색산업 육성, 숲 자원의 관광정책 활용, 생태마을 등 녹색문화마을 조성 등이 국가정책으로 추진되고 현실에서 풍부한 녹색자원을 보유한 불교계가 이에 대한 대응과 반응이 제한적이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출발한다.
사찰 신재생에너지 문제에 대해 조계종 환경위원회나 사회부가 일부 연구를 진행했지만, 산발적이고 제한적이어서 좀 더 세분화된 전문조직이 필요하다는 게 숲과 에너지의 입장이다.
숲과 에너지는 관련 정책개발능력과 기술역량, 사업구상력을 종합하는 전문가 네트워크 성격을 갖는 조직을 만들어 불교환경과 생태운동이 담아내지 못한 빈곳을 채우고 상승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아울러 사회운동적 방식의 불교환경 및 생태운동과 손잡고 사회적 비즈니스를 위한 사회적 기업(착한기업)을 만들어 사찰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관련한 지속가능한 산업성장의 생태계를 만들어 보자는 게 포부다.
이에 따른 주요사업 구상은 숲과 에너지 관련 교육, 생태체험, 관광, 건축, 에너지 절약, 신재생에너지, 지역공동체, 도농연계 유통 사업 등 전문가로 구성된 ‘불교 숲-에너지 정책네트워크’ 구축해 2012년 연중과제로 ‘불교 숲-에너지 이용 종합계획’을 수립 제시한다.
또 정기적으로 사찰에너지 이용실태를 조사하고 교육사업을 실시하고, 사찰에너지 이용 자가진단 매뉴얼을 개발 제공한다. 숲과 에너지와 관련 종합사업 가능한 지역을 선정해 에너지, 농업, 관광, 교육 등이 연계된 사회적 비즈니스(사업)를 창출하는 게 최종 목표다.
숲-에너지 전문 사회적 기업 설립은 일종의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로서 불자대중의 소액출자운동을 통해 설립하고, 에너지절약 성과배분사업, 에너지서비스사업, 숲 가꾸기 일자리 창출사업, 숲 이용 일자리 및 농업 농산물 생산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착한 기업을 만들자는 것이다.
김희욱 창립준비위원장은 “우리 사찰은 에너지 활용도가 매우 낮다. 난방비 등 에너지 소모가 심하고, 사찰의 특성상 열 차단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효율이 많이 떨어져 에너지 사용량이 매우 높다.”면서 “사찰이 위치한 산림의 자원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면 현재보다 20%이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충경 박사(바이오매스 전문가)도 “사찰 주변의 풍부한 녹색자원, 임부산물을 활용하면 유류나 목재를 사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효율성이 높을 수 있다”면서 “사찰 건물의 취약한 에너지 접근성을 단열보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바이오 매스를 사용하면 비용절감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핀란드는 국가 에너지의 25%를 신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메꾼다. 이중 바이오 매스가 10%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2020년께 전체 에너지의 7.5%를 신재생에너지로 쓰는 게 목표”라며 “에너지절약기업(ESCO) 방식을 통해 에너지 공급방식을 전환하면 고용창출과 에너지 복지, 에너지 매매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사찰 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이고, 숲 에너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이 사찰”이라고 내다봤다.
윤남진 불교NGO리서치 소장은 “정부의 숲 가꾸기 사업은 숲을 가꾸고 활용하는 종합적 계획없이 이루어져서 반발을 사는 경우가 있다”면서 “사찰이 에너지 활용방법을 전환하면 숲 가꾸기는 물론 사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숲과 에너지는 내년 상반기 사찰에너지절약 사용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및 에스코협약을 추진(1~2월)하고, 4월까지 에너지절약 시범사찰 지정과 공모사업 신청을 기획한다. 또 에너지절약 종무원-단체 교육사업을 에너지생태건축 ‘두레’와 공동추진하고, 사찰에너지절약 개선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시민모임 숲과 에너지는 2월중 창립식을 갖고 7월 7일 창립기념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준비위원으로는 바이오매스 전문가인 강충경 박사(카이스트)와 박승옥 네너지생태건축협동조합 공동대표, 김경호 청정발전 대표, 김인택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이사, 안대광 신재생에너지분야 기업가, 윤남진 불교NGO리서치 소장, 손상훈 기획팀장 등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바이오매스는 태양에너지를 받는 식물과 미생물, 광합성으로 생성되는 식물체, 균체와 이를 먹고 살아가는 동물체를 포함하는 생물유기체로, 이를 이용하여 고체(목질계), 액체(연료 바이디젤, 에탄올), 기체(바이오가스) 등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