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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바다로 간 노인, 36회, 편집
이모님과 나는 말문을 닫고 망연히 각자의 상념에 젖은체, 수 백년 묵은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고즈넉한
남산길을 묵묵히 내려온다.
집앞이다.
"학생 잘 자요,"
"네,안녕히 주무십시요,"
아침 일찍 감자와 번개가 헐래벌덕 가쁜숨을 턱에달고 쫒아온다.
"대장성님! 큰일이 났어요,"
"무슨!"
"종로파,짱구등이 모두가 잡혀갔어요,"
"무슨! 일인데요?"
"깡페! 소탕작전 입니다."
"우리 식구들은여!"
"아직은 조용합니다만, 곧, 뭔가 터질것 같아요,"
큰일이였다.
잘못하다간 모조리 잡혀갈 것 같은 징조가 보인다.
"감자씨! 우리식구들이 근간에 쌈박질 한적이 있습니까?"
"아녜요! 그런일 없어요," 모두가 열심히 일한죄 밖에 없어요,"
"그람, 됐구먼여, 지금 술독아가 감자씨 명의로 되어있죠?
" 네,에?"
"지 지금부터 내말을 명심해서 들어여!
쫌,있다가 눈치를 봐서 중부경찰서에 감자씨와 내가 찾아갑시다,
번개는 덕배씨와 남아서 술독아 일을 보믄서 연락을 취하기로 하구여,ㅡ
"잡혀 들어가면은, 못나올 텐데요,"
"제게,생각이 있어요, 까닭, 잘못 하다간, 동료 식구들 모두가 끌려가기 쉽상이니께,
감자씨는 술독아 사장이고 나는 경리사원이 되는겁니다,
감자씨나 나는 전과자가 아닌께! 곧, 풀려나겠지만,
덕배씨나 번개는 전과가 있어서 잡혀가면 나오지 못할게 뻔한 이치가 되니께여,"
글구! 동네 분들께 탄원서를 부탁해 두어요, 그간에 신용이 두터웠잖아요,"
감자와 번개는 나의 결단에 의심없이 따르겠다는 눈치다.
중부경찰서,
형사과는 경찰서내에서도 <연부댓깅> 철창문안에 갇혀진 상황이다.
~ 끼익,덜컹! ~
금속성의 차가운 소리가 가슴에 찌르르 겁을준다.
"야! 임마! 이리와봐!"
꼬라지가 있게뵈는 40대의 형사가 막말을 내질르면서 다그친다.
까만 서류철로 이마를 냅다 친다.
" 임마!너,글,쓸줄 알지! 자필로 신상 명세서를 써봐!"
" 네,"
감자두 건너 탁상머리에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형사의 눈초리를 쫒고있다.
"저어,형사님,어떻게,? 방식을 모릉겠는디요?"
"임마! 뭘,몰라,엉!"
"그래두,요령을,몰라서여?"
"햐,늬! 촌놈이야?"
" 네,"
" 햐,이놈아, 새끼! 통박,굴리는것 봐라"
"?,.....???"
"늬! 출생지,최종학벌,전과몇범,등등을 쓰란말여!"
"근데!? 지는,전과 같은거, 없는디여?"
"뭐야! 전과가 없어,! 이눔의새끼,진짜,통빡,굴리고있네!"
"아네여, 지는 진짜로 전과같은 거 없어라우"
"까불지 말구,거짖부렁없이 쓰거라,잉! 약올리면,늬,죽는다."
지난 날들을 일기 쓰듯이 또박또박 하나도 빼놓지 않고 쓴다.
전남,강진군,강진읍,동성리 <고내부락>
고,중태,
父
오삼석,<吳三錫>
母
김평님.<金平님.>
8남매중 세번째 아들로는 둘째이며 학교 다니다가 외입나온 일이며,등등을,.........
소상히 적어 낸다.
ㅡ 야,임마! 에구우,...소설을 썼구먼,소설을,...워쨌던간에 그만,됐어! 근데 전과 기록이 없잖아!? ㅡ
ㅡ 임마, 별이 몇개야! ㅡ
ㅡ 별이 라니요? ㅡ
ㅡ 햐,이놈의새끼! 내숭을 떨구있네,내숭을,...이새캬,! 늬그들 조회하면 금방 불거진다꼬!
술독아 까지, 하믄서 전과가 없다꼬!
이쌔캬! 늬그들 술독아 점유한 것 증거 있어? ㅡ
ㅡ 네, 여기 있습니다.ㅡ
나는 준비해간 계약서를 꺼내 준다.
"???? !,...흠, 맞긴 맞는데, 쌀 10가마니라믄!,..."
어이 이쌔캬 들 전과 조회를 해봐요,"
늬그들,잔머리 굴려봤됬자, 내 손 아귀를 빠져 나갈것 같으냐, 흐흐,...어림없지.어림없어!"
담당 형사는 소룸이 끼치는 눈을하믄서 매섭게 째려본다.
얼르고 겁을준다,<고양이가 쥐새끼를 다루듯이>
"늬들,빨랑,불거라이,조회 하믄은 죄다 불거진께!"
조회 연람은 빨라야 24간, 쫌 늦으면은 이틀이다.
"네! 죄다,썼구만요," ㅡ
"우메,! 요잡것이,달랑,달랑,말대꾸 한것봐라,늬.진짜,촌놈 놀음 할거냐,"
"맞구먼여," 지는,요," 진짜루,촌놈이랑께여,"
"왔다메! 이새끼,! 늬,오늘밤,죽었당,"
독사눈 형사는 어퍼것으로 나의 훅,에 분통을 터뜨린다.
~ 허헉! ~
짜르르,......통증이 복부를 타고 가슴으로 틀어오른다.
어금니를 꽉,깨물고서 삐끗히 미소를 띄운다.
ㅡ "어어!? 이쌔꺄! 봐라,비웃어!" ㅡ
구둣발로 정갱이를 깐다.
어금니가 신물이 나도록 참으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전혀 아파하지도 불쾌하지도 꺼려지지도 않는 표정으로 지그시 눈을 감는다.
눈을 감아버린 까만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기분좋고 몽롱하리만큼
자극적인 쾌감이 입술에 그려진다.
ㅡ "햐,아,! 비웃어,! 오늘,늬죽고 나죽자,워메,이쌔끼,! 늬,임자 만난줄 알라구야," ㅡ
나의 웃음이 독사의 비위를 자존심을 여지없이 깔아 뭉겠다는 사실에 어리석다고 느껴지면서도
그런 자신이 나쁘진 않다고 생각이든다.
독사의 그 소란스러움의 외침에서 감았던 눈을뜬다.
독사의 눈과 마주첬다.
서로의 시선이 못 박혀 소리도 움직일수도 없는듯, 한동안 무중력 상태인듯이 고정된다.
어리석은 인간,
쥐꼬리 권력을 남용하는 독사의 눈초리는 애처럽가 애처럽다.
"늬,마빡에,피도 안마른놈이 날,웃겼겠다,"
ㅡ 후훗," ㅡ
독사는 방방뛴다.
"어이! 김형사,! 이새끼,조회는 어케됐능가?"
"와따메, 지금시간이 오밤중인디,조회는 무슨 조회여," 내일 한나절쯤,될거구먼은,"
동료의 퉁상이에 독사는 氣가 약간 꺽인다,
"야,오명수,담배,피나?"
"못,피운디여, 근데.성문<정강이>이 무지아푼디여,워쩌믄 좆겠서러우?"
성문,<정강이>은 퉁퉁부어 터져있었다.
동료 형사가 달려들어 핏자국을 물수건으로 조심스례 닥아낸다.
"넘,상처가 큰데요," ㅡ
독사는 게슴치례 눈에 독기를 뿜으며 짜증스례 젊은 형사에게 투박을 준다.
"그깟! 상처가 되수여,저리비켜!"
"야!오명수, 늬,여기가 어딘줄 알간! 중부경찰서 형사과야! 왜정때는 걸어 들어왔다가.
초상, 치려서 나가는 곳이얏!"
진짜루,꼬추까리 맛을, 볼테여,"
ㅡ,..........???,... ㅡ
"어이." 김형사,이놈들 수갑좀,채워줘,"
팔을 뒷짐을 짖게 하고선 수갑을 채운다.
수갑의 차가운 금속성 감촉이 손목을 죄고 가슴에 전률한다.
감자도 나와같은 꼴로 고개를 떨구고있다.
ㅡ "이새캬,들 늬,들 말이다 솔직히 털어놔봐, 전과도 없는것들이 어케 술독아를 차릴수 있으며
그 큰돈을 어떻게 만들었느냐 이거야,"
ㅡ "네,솔직히 말씀 드리죠, 제 이모님 댁에 아직도 쌀이 10가마가 있습니다."
ㅡ "무시기?! 쌀이 아직두 10가마가 있다고?,ㅡ
"네,제가 외입나올때 가지고 있던 비상금으로 3가마 사고요,
우리들이 양아치해서, 모은돈 20가마,모두 23마를 화페 개혁전에 샀구여,
10가마는 술독아 값으로 치뤘고요,3가마는 배달 준비자금으로 썼습니다."
수십차례의 반복 진술을 한다.
"그라믄! 너희들은 부자다 이거얏?!"
"순경" 월급쟁이 몇년치를 창고에 쌓아놓고 있다. 이거잖아, 흐ㅡ미 기죽어,"
어이! 김형사, 필동에 가서 이모님인가? 뭔가? 그분, 모셔 오든가,데리고 오든가,
해야 되겠는데,ㅡ
"네,쪼금 있으면 아침입니다, 곧,다녀 오죠,"
"그리고 요놈, 명수놈, 집에도 연락을 해보고, 전화가 있다고 한것보니깐,
괞찮게 사는집 같은데여,"
큰일 이다.
집에 연락이 가면 난리 법석일께 뻔하다.
아버님은 천리 길이고 뭐고 간에, 불이나게 쫒아 오실게 뻔하고, 자식놈의 꼬락서니를 보고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는 꼴이될거구,
하늘이 무너지는 실망에 제명에 못 살성 싶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저어, 형사님, 시골 고향집에는... 연락하믄, 않되는디여,"
"야! 햐, 요놈봐라, 거짖말이 탄로날까 봐서, 꼼수,뜨고 있네!"
"아이고, 그게 아니랑께여! 아부지가 걱정 할까봐서, 그렇구먼 여,"
"어이,김형사 지금 요놈아쌔끼, 집으로 ...빨랑 전화 해보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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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악질 형사들이다.
~ "아,여보셔요! 서울 중부 경찰서 입니다. 오삼석씨 댁이죠! 혹시 아들 이름이 오명수, 맞나요?" ~
~ "아, 네, 맞다구요, 지금 댁의 아들이 이곳경찰서 형사과에서 조사를 받고 있어요," ~
~ "오셔서 증인을 서 주셔야 겠는되요," ~
천하의 불한당 놈들이다.
쬐끔의 예의가 도리가,있다면 이런 무지한 행동을 하지 않을진데,
요즘 불량배들의 막가파 식으로 가정에 풍파를 던지고 있다.
우리집은 초상집이 되었을 꺼다.
자식놈이 객지<세상이시끄러운>에서 그것도 경찰서에 잡혀 있다니께,
집안이 발칵 뒤집어 졌을께 빤하다.
나는 형사들의 무지에 울화통이 터져쁘렀다.
묶여있는 수갑을 뒤틀며 뒹굴며 고래 고래 소리를 질는다.
~~"으 으ㅡ아악! 너희들 죽여 버릴거다, 늬,놈의, 쌔끼들은 공산당 놈들보다 더 나쁜 놈들이닷! 으 으아,...캬 악! ㅡ
나는 수갑이 체워진 손목을 비틀며 몸부림을 치면서 머리를 탁상에 쥐어박고 또 박는다.
이마에서 피가 터지고 수갑찬 손목에서도 피가 피범벅이다.
이미 나는 이성을 잃었다.
계속됩니다. 글 / 우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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