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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이, 거지공주, 곰보, 돈도나리, 당금애기 세쌍둥이, 오돌또기, 봉달이, 가진이, 뱅덕이, 까마중. 이 아이들은 이 땅에서 백 년을 살아온 아이들의 이름입니다. 작가는 어릴 적 산을 타다가 ‘산자락 어드메서 오래된 기와 조각과 사금 파리’를 본 적이 있답니다. 그 곳은 산성터였다군요. ‘아, 옛날 여기에도 나만 한 아이들이 살았구나’싶었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들의 옛날 이야기가 더올랐다네요 “옛날 옛날 우리 앞 냇가서 용감한 장수가 싸우다 죽었는디..” 어른이 된 작가는 백년 동안 살아왔던 아이들을 상상 위로 떠올렸답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았고 살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찌 살아가야 할 건지 자꾸 곱씹’으면서 말입니다.’
큰이는 애기 장수입니다. 세 살 때 미친 황소 뿔을 잡고 제압했는가 하면,일곱 살부터 지게지고 산짐을 하러 다녔죠. 어느 날 큰이가 어른 팔뚝만한 산삼을 발견했죠. 마을에서는 임금님께 갖다 드리자고 했어요. 다녀오는 이는 당연히 큰이가 맡았죠. 근데 궁궐은 섬나라 도깨비들이 지키고 있었어요. 큰이는 그들을 혼내켰지요. 임금님은 궁궐 깊숙한데 갖혀 지냈지요. 몸도 맘도 약해 있었지요. 큰이는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지요. 상상했던 힘센 임금님의 모습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큰이는 산삼을 내 놓으며 이 것 먹고 힘 좀 차리시라고 말을 건넵니다. 그리고 나머지 것들을 혼내키고 임진강 저 위 범바위골로 돌아갑니다. 1890년대 구한말에 살았던 아이였지요.
거지 아이가 자신은 공주랍니다. 나라를 뺏기고 궁궐에 갖혀 살던 임금님과 시중을 들던 궁녀 달아기 사이에 난 아이였지요. 임금님의 자손들은 섬나라 도깨비들에게 감시 당합니다. 혹시 나중에 나라를 찾는 중심 인물이 될까봐 였지요. 이 나라 왕족의 씨는 말려 버려야 했습니다. 임금님은 아이를 가진 달아기는 궁궐을 몰래 빠져 나옵니다. 섬나라 도깨비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 달아기는 대동강 끝 찬샘물네로 들어가 오두막집을 짓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세월이 십 년이 흐르면서 달아기는 병이 듭니다. 달아기는 아이에게 임금님의 얼굴을 한 번 보여 주고 싶었지요. 아이와 달아기는 길을 떠납니다. 혹시나 낮도깨비들이 알아볼까봐 눈을 도려내고 왼팔을 꺽어 병신이 되었다네요. 석달 열흘이 지나 대동강 어느 버드나무 물가에 이르렀습니다. 임금님이 낮도깨비들이 타 놓은 독약을 먹고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달아기는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습니다. 거지공주는 엄마를 묻어 줍니다. 그리고 강가 버드나무 가지에 앉아 하늘 보고 울고 물고기 입질을 보며 웃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동넷 사람들이 굿판을 벌여 줍니다. 1910년대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아이였지요.
곰보는 심술쟁이입니다. ‘압록강 너머 백두산 끝자락 어디쯤’에 살았지요. 심술이 어찌나 징헌지 놀부는 저리가랍니다. 곰보 자국에 독이 오르면 그 냄새가 감당하기 어려웠지요. 마을의 골칫거리인 곰보가 아홉 살이 되자 몇 몇 아이들과 무리를 만듭니다. 이른바 ‘곰보부대’. 그들은 뒷산 산성터에서 전쟁놀이를 하고 지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섬나라 도깨비 부대가 들어와 그들의 터전을 망쳐 놓습니다. 곰보는 경비 군인에게 대들다가 곤욕을 당합니다. 곰보는 와신상담 복수를 다짐합니다. 지나가는 도깨비 대장에게 3일간 여유를 줄테니 산성에서 나가라고 경고를 보냅니다. 물론 그 대장은 껄껄거리기만 했지만요. 이후 곰보부대 일당은 상수원에 설사똥을 누고 옻순등을 집어 넣어 부대원 전체를 배앓이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공격! 결국 부대는 철수하게 됩니다. 물론 상부의 명령으로 아군 부대를 지원하기 위해서지요. 그러나 행군이 느렸습니다. 아군 부대는 백두산 독립군 부대에게 궤멸을 당했지요. 만약 지원 부대가 하루이틀 일찍 왔었다면 그렇게까지 되지 않았을겁니다. 그러나 설사병이 난 부대가 그렇게 빨리 갈 수는 없었던 거지요. 1920년대를 살았던 아이였지요.
곰보부대 부대장 여산적 부들이가 어른들 손에 끌려 백두산 고개 너머 두메 산골 여우난골로 시집을 갑니다. 신랑은 백손이. 사냥하는 산꾼이지요. 이 마을의 큰 할머니 이름은 노큰마니. 근데 이 마을에는 딸이 없습니다. 낮도깨비들이 산림 벌목을 위해 들어온 이후부터입니다. 벌목 사업이 번창하자 이 마을에 낮도깨비들이 많이 들어와 삽니다. 학교도 세워지고요. 그 시절에는 창씨개명도 이루어지고 조선말도 금지되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마을의 모든 낮도깨비들이 읍내 행사에 나가다가 산사태를 만나 되돌아 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마을에는 오직 총각선생님 한 분만 있고. 선생님은 자신의 본분을 다 하기 위해 각오를 세웁니다. 그렇게 다음 날 학교로 출근하는데...뭔가 이상합니다. 그동안 조용한 아이들이 떠들고 행동이 분방합니다. 조선말을 쓰고요. 겨우 진정을 시키고 수업을 하려는데 노큰마니할멈이 나타나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다음날은 산꾼 백손이가 사슴잡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이 선생님은 결국 읍내로 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호랑이 굴에 잡려가 죽을 고생 하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옵니다. 족보 따지는 거 좋아하는 노큰마니할멈이 조상 중에 산마루치 할바이가 섬나라로 건너가 퍼트린 씨앗 중 하나가 이 선생님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백손이의 조카뻘. 그 후 그들은 사이 좋게 지냅니다. 해방이 되고 그 선생은 자기네 나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뭔 장관인가를 합니다. 근데 그는 여우골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는답니다. 이런 말만 했다네요. “섬나라 사람들은 조선 사람들을 괴롭힌 적이 조금도 없다! 오히려...”. 아참. 부들이가 여덟 번째 아이를 낳습니다. 여자아이죠. 이 마을 삼십육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아이 이름이 ‘돈도나리’입니다. 1945년 이야기입니다.
해방 후 한국전쟁시기 서울 한강 이남에는 큰 은행나무 한 그루와 오두막집이 하나 있었데요. 사는이는 어미와 세쌍둥이 어미는 당금애기. 아이들은 위로부터 섬진이, 쇠뿔이, 버슨바리. 어미는 남의 점을 봐 주는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이야기를 줃 들어 주는 것이지요. 힘들다. 잘됐으면 좋겠다.등등 그러면 잘될거다 하면 사람들이 좋아라 하고 간대요. 그 외에 이 식구들은 남들과 섞이지 못 하고 서로 각 자의 성격대로 지지고 볶고 하면서도 ‘끽끽,헤헤,호호’하며 잘 살았답니다. 그런데 전쟁이 난거예요. 당금애기는 혼이 나가 어쩔줄 모르고 죽은 이를 불러가며 애통해 합니다. 아무래도 신끼가 있으니 그러겠지요. 쇠뿔이는 쇠도깨비를 타고 남쪽으로 가고 형을 찾아 떠난 버슴바리도 길을 잃고 헤맵니다. 그러다 큰 새가 쏘아 대는 새똥에 맞아 둘 다 죽지요. 당금애기와 섬진이도 마찬가지. 염라대왕 앞에 나간 이 넷은 각 자 자신의 삶에 대해 하소연 합니다. 사실 이들은 염라대왕이 ‘세상사람들 보살피라고 보낸’ 사자들이죠. 이들마저 이렇게 되었으니 세상 사람들이여 말할 것도 없었겠지요. 염라대왕은 다시 이들을 세상에 내 보냅니다. 이들은 각 자의 삶을 이승에서 살아내야 겠지요. 1950년대 이야기입니다.
오돌또기. 어느날 할멍이 산에 올랐다 발견한 아기. 꼭쥔 왼손에서 ‘오도독,오도독’소리가 나서 오돌또기로 부른 아기. 할멍과 할아방은 애지중지 키웁니다. 열 살이 된 오돌또기는 비바리(해녀)가 되지요. 그러면서 자신에게 왜 어멍과 아방이 없을까?생각합니다. 거백이(거북이)가 오돌또기를 이어도 바닷 속 용궁으로 데려갑니다. 그 곳은 하늘나라로 가기 전에 이승의 원한을 다 씻고 가는 중간지. 그러나 어멍과 아방은 거기에 어신다(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용궁 할망은 오돌또기를 처음 발견한 곳으로 가 보라고 합니다. 지상으로 다시 돌아온 오돌또기는 할멍과 할아방과 같이 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오래전 죽었던 아방과 어멍의 해골 육신을 만나게 됩니다. 오돌또기의 왼손이 펴지기 시작합니다. 딱! 소리나면서 엄지가 펴지고, 오돌또기 스픈 눈물이 다 마르고, 뚝! 소리 나고 검지도 펴지고, 하르망 할망 맺힌 가슴이 뻥 뚤리고, 우둑! 소리 나면서 가운뎃 손가락 펴지니, 섬사람들이 그 소릴 듣고 하늘을 쳐다 보고, 오도독! 소리 나고 넷째 손가락까지 세워지니, 영문을 모르는 뭍사람들 가슴이 벌렁벌렁해지고, 오돌똑! 새끼손가락마저 펴졌을 때는 이어도 가는 바닷길이 훤히 열리는듯 했습니다. 그 손 안에는 새끼손가락 뼈 두마디가 있었지요. 그 뼈를 해골이 다된 아방과 어멍의 몸에 대자 재가 되어 이어도 바닷길로 떠납니다. 한이 맺혀 저승을 못간 혼이 이제사 길을 떠난거지요. 1940~50년대 제주도 이야기입니다.
금강줄기를 한참 타고 가다 보면 영부인이 태어난 동네가 나옵니다. 거기에 허봉달이라는 아이가 있지요. 다들 바보라고 합니다. 들일,집안 여타 일들은 잘하지만 ‘말귀가 좀 어둡고 좀 굼뜨다는 것과 콧물을 좀 많이 질질거린다’는 정도죠. 그 아이는 애국조회 시간에 국회 게양식 때만 되면 항상 눈물을 흘립니다. 교장선생님은 애국자가 따로 없다고 흡족해 합니다. 그러나 이 것도 매 번 그러면 곤란. 결국 봉달이는 조회시간에 교실을 지키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봉달이를 부러워하는 군요. 웅변대회가 있습니다. 반공이 주제지요. 이승복어린이를 추모하는 대회입니다. 교장선생님은 인민군이 내려 올 때, 태극기를 들고 환영해 죽도록 맞았다는 봉달이 할아버지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봉달이에게 맡겨 봅니다. 봉달이 실전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다른 아이들의 웅변과 달리 너무 잘 합니다. 그러나 인민군에 봉변을 당한 장면까지 좋았는데.. 글쎄 할아버지가 미군이 들어올 때 인공기와 태극기를 들고 눈치 봐서 흔들라 했다네요. 처음에 인공기 살짝 흔들고 아니면 태극기 들라 했는데...그 순간 총 맞아 죽었답니다. 그리고 엉엉엉.. 우는 봉달이. 얼마나 바본지 알것지유. 눈치 코치 하나도 없으니..1960~70년대 충청도 옥천 이야기입니다.
로봇 태권 브이와 마징가와 붙으면 누가 이길까? 아이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시절이 있었지요. 가진이는 집안의 주전자와 깡통을 끼워 입고 깡통 로봇이 됩니다. 그리고서 태권 브이를 기다리지요. 아이들은 말이 되냐고 놀리면서도 서로 입어 보자고 합니다. 부러운거죠. 그 날 시내 쪽에서 무서운 소식이 전해져 옵니다. 군인들이 시민들이에게 총을 쐈다네요. 시민들이 많이 피를 흘렸답니다. 그 것도 수 백명이. 아이들은 그들이 우리를 지키는 용감한 군인이 아니라 아마 악당들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동네 대장장 일을 하는 큰 대장과 작은 대장이 악당들에게서 시민들을 지켜야 한다고 시내로 나갑니다. 대장들은 가진이에게 태권브이를 만들어 주기로 약속했거든요. 그러나 며칠 후 큰 대장은 죽고 작은 대장은 허리에 총을 맞고 하반신 마비가 되어서 돌아옵니다. 가진이는 태권브이를 기다립니다. 악당들을 물리쳐 줄 줄 태권 브이가 무등산 능선 위로 불쑥 일어나 걸어 나옵니다. 가진이를 지그시 쳐다 보고 곧 하늘을 향해 쏟구쳐 오릅니다. 악당을 물리치러 갑니다. 도대체 시민들은 누가 죽였을까요? 어린 가진이는 어른이 될 때까지 그 의문을 가지며 살아갑니다. 1980년 광주 이야기입니다.
이젠 낙동강 언저리 어드메로 갑니다. 거기에 초등학교가 있고 강짜로 소문난 백덕이가 있습니다. 애기장수 큰이의 증손녀뻘이네요. 100년의 세월이 흘러 갑니다. 아디들은 백덕이를 뱅덕아로 불렀습니다. 자칫 뺑덕아로 불렀다간 큰일 납니다. 강짜 뱅덕이가 가만 있을리 없지요. 뱅덕이는 사실 평범한 아이였지요. 그러나 사고로 아빠가 입원하고 엄마가 집을 나가고부터 달라집니다. 강짜가 된거죠. 그러나 그 것이 아마 사는 길이었는지 몰라요. 바른 말 잘하는 뱅덕이는 피자를 돌리고 반장이 된 아이에게 피자 반장이라고 한마디 합니다. 이후 피자 반장은 정기적으로 반 아이들에게 피자를 사 줘야 했지요. 물론 그 엄마가 힘들었겠지요. 떡메라는 불량 아이가 있어요. 소위 삥을 뜯다가 뱅덕이와 한판 붙습니다. 물론 뱅덕이가 엉청 맞았지요. 그러나 끝까지 늘어 붙었지요. 그러나 그 것 뿐 만이 아닙니다. 떡메네 집 앞에 가서 아들이 학교에서 뭔 짓을 하는지 낱낱이 말해 버렸습니다. 그 이후 떡메 패거리는 학교에서 보이지 않았지요. 집이 부잣집이라 아빠 차 타고 오는 아이가 뱅덕이에게 걸려 한 소리 듣고 걸어 다니기도 합니다. 강짜를 부린 거지요. 그러나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왠지 그러는 뱅덕이가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신들이 걸리지 않기를 바라지만요. 결국 병원에 있는 아빠가 돌아가십니다. 뱅덕이 상주로 장례를 굳굳하게 잘 치룹니다. 그리고 더 할머니가 계시는 시골로 전학갑니다. 친구들에게 꼭 놀러 오라고 합니다. 닭 치고 소 키워 맛밌는거 준비할테니 하면서 말입니다. 자 뱅덕이 앞으로의 삶이 어떨까요? 백덕이가 될지, 그야말로 뺑덕이가 될지 두고 볼 일이지요? 1990년대 경상도 낙동강 언저리 어느 시골 이야기입니다.
아우라지. 돌고 돌아 어울린다는 아우라지. 얼굴이 까만 까마중이야기입니다. 까마중이 왜 아우라지 일까요? 대동강 거지공주 이야기 아시죠? 강 가에서 빨래 하며 거지공주 이야기를 듣던 아낙네 중 새악시가 있었죠. 그 새악시 막내딸이 곱단이였지요. 그 곱단이 시집가서 첫날 밤을 기다리는데 군인들이 쳐들어 와 신랑을 데려갑니다. 졸지에 홀로된 곱단이. 이제나 저제나 신랑을 기다리며 삽니다. 그러던 어느날 노랗고 하얗고 시꺼먼 도깨비들이들이닥쳐 곱단이를 범합니다. 그리고 나은 아이가 까마중 아버지고 그 아들이 까마중이었던 거죠. 까마중은 당연히 놀림을 당하고 혼자 놉니다. 유일한 동무는 아빠.아빠는 탄광에서 하루 종일 일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수 십만의 사람들이 빨간 옷을 입고 광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합니다. 아빠가 아들에게 묻습니다. 가 볼까? 아들이 끄덕입니다. 둘은 서로 꼭 껴 앉고 기차를 타고 갑니다. 서울로. 광장으로. 빨간 옷을 사서 입습니다. 골이 들어가고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껴 앉고 부대낍니다. 까마중도! 아빠도! 눈물을 흘립니다. 사실 우린 모르지만 다 아는 사람입니다. 까마중 옆에서 좋아라 하는 키 큰 아이가 사실 오돌또기 막냇손자이였던 거죠. 아빠의 옆에서 덩실덩실 춤추던 아줌마는 대동강가에서 빨래하던 당골네의 증손녀였던거죠. 그렇게 우리는 하나인거죠. 2002년 서울 광장이야기입니다.
이제 글을 정리해야 겠네요. 책의 문장으로 마무리 합니다.
‘ 쿵쿵 큰 걸음으로 서울로 가던 큰이는
범바위골로 들어가서는 어찌 되었을까?
만나는 사람마다 달아기 이야기를 읊던 거지공주는
기어이 아버지 가는 길을 보았을까?
괜히 심술부리던 곰보는 언제고 철이 들었을꼬.
돈도나리가 태어나고는 여우난골에 별일은 없는고.
당금애기 세쌍둥이는 도대체 어디에 나서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궁금하여지는 것입니다.
오돌또기는 여태 물질을 잘하고 있는지
바보 소릴 듣지 않게 된 봉달이는 어찌 되었으며
가진이는 이제 악당들이 누군지 알게 되었는지
할머니를 따라간 뱅덕이는 병아리를 잘 키우고 있는지
이래저래 궁금하여지는 것입니다.’
- 이 땅의 어린이들의 건투를 빌며. 4월 넷째 주 시작합니다. 비바람이 심한 월요일 아침입니다.
2017년 봄인가? 여름인가? 덥지만 아직은 여름 더위가 아닌 화창한 주말에 대전 갤러리에 들린 적인 있다.
김환영작가의 전시가 있었는데 <하늘을 삼킨 아이들>에 들어간 삽화를 전기한 것이다. 거기서 그림을 샀다.
'전두환을 찟어 죽이자'는 플랭카드가 걸려 있는 트럭이 그려져 있는 그림. 예전에도 봤던 어느 장면과 같은 그림.
예전에는 그 플랭카드의 분노만 눈에 들어 왔었다. 그러나 나의 눈에는 대동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그 안에 그려져 있는 인물들이 눈에 들어 왔다. 깡통로봇 가진이. 대장장이 큰 대장과 작은 대장. 김밥 아줌마.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살고 있을까? 그렇게 상상을 하니 그림이 너무 간직하고 싶었다. 지금도 내 공부방에 걸려 있는 그림.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며 오늘의 내 삶을 되돌아 보는 순간이다.
첫댓글 2018년 봄. 남북맞이형제는 무엇하며 놀고 있을까? 11번째 이야기는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에 있겠다. 남맞이와 북맞이 아이는 지금 무슨 놀이를 할까 궁리 중에 있겠는데.....남북교류의 물꼬는 바로 너희들이 트는 거야! 물꼬로 나아가는 급류를 타고 저기 저 압록강에서 한강으로 금강으로 섬진강으로 낙동강으로 힘차게 나아가렴. 우리는 그렇게 되면 소원이 없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