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머리 곰탕과 밀양
배우 전도연이 2007년 '칸 영화제'에서 '밀양'의 감칠맛 나는
연기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촬영지'가 있는 密陽市를 관광했다.
삽상한 가을 바람의 조짐은 아예 보이지 않고 홧홧한 무더위만
맹위를 떨치는 8월 끝자락 27일(화요일) 오전12시,
지산동 '하늘 담은 교회 찻집'에
마음 맞은 친구 다섯 명이 모여 밀양 관광 계획을 의논했다.
무놀 윤박사의 차를 타고 밀양 '영남루'와 '貞純門 아랑각'이 있는
密陽 전통마을에 도착하였다.
새로 건축된 관아, 관아 위쪽 산 중턱에는 밀양女高가 자리하고 있었다.
밀양땅은 원래 양기가 강하므로, 부족한 곳을 합당하도록 풍수비보로
산 중턱에 밀양女高를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관광하기 전에 이름난 소머리 국밥집을 찾아
소주가 곁들인 소머리국밥과 수육으로 시장氣와 입맛을 달랬다.
주인의 친절함과 맛이 일품이었다.
든든한 기분으로 관광에 나섰다.
영남루 계단으로 바로 올라가지 않고, '애수의 소야곡'을 작곡한
밀양 출신의 작곡가인 박시춘의 흉상과 살던 집이 그대로 있는
곳으로 갔었다.
노래비에 새겨져 있는 가사와 곡을 보니 불멸의 명곡을 불렀던
가수 남인수의 노래가 귀에 울려오는 것 같았다.
조선 시대 진주의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 밀양의 영남루는 우리나라의
3대 누각으로 특히, 영남루는 보물로 지정된 목조 건축물이었다.
또 영남루 뜰안에 있는 천진궁은 단군 영정을 한가운데로 하여
역대 8왕조(부여, 고구려, 가락, 신라, 백제, 발해, 고려, 조선)의 시조들
위패를 봉안하고 있었다.
영남루 뒷담 밑으로 남천강물이 평화롭게 흘러가고 있으며
주위가 평화로웠다.
영남루 옆 대나무 숲속에 '貞純門 아랑각'이 있었다.
조선 명종 때, 밀양부사의 외동딸인 윤동옥 아랑낭자의 영정에
참배하였다.
아랑의 전설에 따르면,
그 당시 밀양 윤 부사의 무남독녀인 아랑이라 불리는 동옥은 재주와
용모가 뛰어나 총각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단다.
이 고을의 관노인 주기는 아랑에게 흑심을 품고,
사전에 유모를 돈으로 매수하여,
휘영청 달 밝은 밤에 유모와 함께 달 구경 나온 윤동옥,
유모가 자리를 피하자, 아랑에게 접근한 주기는
아랑을 겁간하려고 했으나 아랑의 거센 반항 때문에
비수로 죽이고 말았단다.
아랑의 시신이 버려진 대밭에 지금도
아랑의 비석이 쓸쓸하게 서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밀양에서 관광을 마치고 귀로에 올랐다.
청도 근처의 피리조림 음식점에서 피리조림의 맛과
소주의 맛이 환담에 섞이어 하루가 즐거웠다.
마지막 '하늘 담은 교회 찻집'에서 대추차로 피로를 씻고 해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