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낮의 일교차가 심하다.
겨울 티를 입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침에는 추워서 잠에서 깼다. 방가로는 사면의 벽이 모두 갈대줄기로 만들어져 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간단하게 그늘막을 만들어 놓은 형태이다.
깨어난 체로 이부자리에 누워 닭울음 소리가 들릴 때까지 숨죽여 기다린다.
혹시나 수지 엄마가 나의 작은 움직임에 깨어날까 조심한다.
빠이에서는 언제나 멀리서 개 짓는 소리와 닭 울음 소리가 들어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욱이 오늘은 굳이 일찍 일어날 이유가 없는 날이다.
4일간 빠이에 머물면서 시내 거리와 인근 다닐 만한 곳은 모두 다녀 온 셈이다.
거의 매일 재래시장을 구경하느라 빠이 시내를 몇 번씩 걸었고 wat white budda. water fall. china village. pai cannon. 모두 걸어서 다녀왔다.
온천이 있기는 하지만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접었다.
빠이의 매력이 건물이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아니였다. 그냥 빈둥대면서 지내기 좋은 곳이라 알고 찾아 온 곳이 아닌가.
아침 8시로 치앙마이로 출발하는 고수 부부를 배웅하기 위해 숙소 앞으로 나왔다.
Duang guesthouse 의 정문이 바로 버스터미널 이다.
말이 정문이지 문이 있는 것이 아니고 좁은 골목에 식탁이 몇 개 놓여 있는 곳이 출입문이다.
그냥 도로변에 조금 넓은 공간이 버스 정류장이다.
밤이되면 이동식 거리음식점으로 변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미 첫차가 7시에 출발하고 난 후다. 배낭을 짊어진 젊은이 들이 많다.
우리는 내일 8시 치앙마이 행 버스표를 예매 했다.
거리 저쪽에 아저씨가 서서 죽을 들고 있다.
포장마차 옆 테이블에 죽과 국수를 먹고 있는 사람이 많다.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물어보니 밥 생각이 없어 차에 먼저 앉아 있다고 한다.
수지 엄마가 차로 가더니 큰 소리로 웃으면서 같이 이리로 온다. 오랜 지기처럼 스스럼 없어 보인다.
치앙마이에서 다시 버스를 환승해서 치앙라이로 간다.
여기서 치앙마이까지 차비가 150바트. 다시 치앙라이까지 169바트. 치앙마이까지 3시간이니 총 7시간은 가야한다.
고수 부부는 치앙라이에서 숙소를 정하면 카톡으로 연락해 주기로 했다.
배웅하고 천천히 강가로 걸어간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강가에는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많다.
대나무로 만든 밴치에 앉아 해바라기를 한다.
온 몸을 가지럽히는 햇살이 평화롭다.
모든 것이 정지 되어 있는 공간에 물레방아 소리와 물소리만 들린다.
한없이 앉아 있었다 . 눈이 부실 때 쯤 숙소로 돌아왔다.
늦은 식사를 과일과 코코넛 과즙 밥으로 하고 다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다
1시경쯤 오후 장이 서는 재래시장으로 갔다.
어제 먹었던 코코넛 물만두 거리음식을 먹기위해 학교골목 길로 돌아 갔다.
생김세가 물만두 모양이지 만드는 과정은 전혀 다르다.
반경이 10센티 정도 되는 불판이 3개 있다. 장난감 같는 판에 엄마와 딸이 손을 맞추어 요리를 한다.
첫 불판에 코코넛 반죽을 종이장같이 펴놓으면 딸이 작은 티 수푼 정도의 안고물을 얹어 놓는다.
그리고는 양은 뚜껑을 덮고 다음 불판에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그리고 세번째 불판에도 같이 만들어 놓고 나면 다시 첫번째 불판 위에
투명한 펜케익 모양으로 익은 것을 물만두처럼 감아 놓으면 완성 된다.
10개에 20바트다. 약 우리 돈으로 700원.
맛이 부드럽고, 단맛이 오랫 동안 입안에 남아 있어 중독성이 있다.
길거리에서 한 판을 먹고 시장으로 갔다.
옥수수 땅콩을 사서 공원 벤치에 앉아 먹었다.
개들이 따라 오다가는 줄 눈치가 보이지 않으면 그냥 돌아간다.
작은 개은 없고 대부분 염소 크기의 큰 개지만 너무 순하다. 돌아 오는 길에 사원에 들어 낮 더위를 피해 본다.
붉은 가사를 입는 스님은 무어라고 말을 걸어 온다.
무슨 말인지 모른다고 하니 다시 웃으면서 무슨 말을 한다.
그냥 웃는 것이 대화이다.
거리에 만나는 사람. 모두 눈만 마주치면 웃으면서 지나간다.
5일간 있으면서 거리를 가득 매운 사람들 중 다투는 사람도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도 , 술취한 사람도, 언성을 높이는 사람도 ,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도 보지 못했다.
특별할 것 없으면서 사람들이 모여서 편하게 서로를 위로하는 빠이 이다.
아침 거리에서 주인도 없는 개눈섭은 누가 그렸을까.
그냥 아무 것도 할 필요없는 강가.
이 곳의 보물은 해빛과 날씨이다. 일년 12달 이렇다고 한다.
빠이 거리는 그냥 쉬는 곳이다. 이른 아침거리.
코코넛 만두.
중심거리에 있는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