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경남 산청군 오부면에 위치한 소룡산과 바랑산을 찾아간다.
그리 많이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나름 암릉과 조망 등 솔솔한 산행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하겠다.
오휴(까마귀가 쉬어가는)마을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한다.
서당골소류지둑을 마주보며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우측 마을 사이로 난 길로 가면 바로 산길로 이어진다.
4월 초인데 벌써 철쭉이 피어있네.
소류지에서 올라오는 도로와 만나 정면에 보이는 우측 산길로 올라간다.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는데 등로가 제법 가파르다.
오늘은 하늘도 맑고 미세먼지도 없는 것 같아 좋은 조망이 기대가 된다.
날씨도 포근하고 산행을 하기엔 아주 그만인 것 같다.
엊그제 내린 비 덕에 바닥에 먼지도 일지 않고...
홍굴 입구에 도착하여 별로 볼 것이 없다기에 그냥 갈까 하다가 계단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 본다.
홍굴에 도착했다.
홍굴은 오부면 중촌리 우룡산 서남쪽 중턱 산 71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금서면 신풍에서 홍씨 증조이신 오촌(梧村)선생께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동생을 등에 업고 이곳에서 피난생활을 하였다 하며, 오촌선생 문집 서문에 소개되어 있다. 홍굴은 중년에 수해로 인하여 절벽이 무녀져 현재 출입구를 알아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아니나다를까 입구가 무너져내려 굴이라고 보기엔 영 볼품이 없었다.
홍굴에서 돌아와 다시 나무계단을 오른다.
다시 급경사를 잠시 올라서니,
망바위전망대 갈림길에 도착한다. 좌측에 전망대가 있다.
망바위 전망대.
전망대에 올라서니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11시 방향에 지리 천왕봉, 그 앞쪽으로 왕산과 필봉산, 그리고 천왕봉 좌측에 왕등재, 우측으로는 삼정산과 법화산, 삼봉산 등이 보인다.
앞으로는 서당골소류지와 오늘 산행 들머리인 오휴마을도 보이고...
다시 왕등재 좌측으로는 웅석봉도 조망된다.
살짝 당겨본 웅석봉과 왕등재.
망바위인 듯.
소룡산을 향하여 나무데크계단을 오른다.
진귀암갈림길을 지나,
능선을 따라간다.
능선 상에 쭉쭉 뻗어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제법 멋진 것 같다.
보통 능선에 이렇게 뻗은 소나무가 자라는 경우는 드문데 말이다.
오랜만에 보는 푸른하늘과 떠 있는 흰구름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강굴에 도착했다. 등로 옆에 위치해 있어 잠시 들러보고 간다.
강굴.
이곳 오부면 대현리 산 23번지 소룡산에 위치한 석굴은 약 500여년전 임진왜란 당시 진양에서 강언연공이 부모님을 모시고 소룡산으로 들어와 산 아래 석굴을 발굴하여 석실 내에서 은거생활을 하면서 석굴을 안전하게 하기 위하여 산둘레에 성을 쌓아 수호하고 수 년간 생활하다가 난이 끝난 후 석벽에 진양강씨세수라고 여섯 자를 새겨놓고 이곳을 떠났다 하며, 그후 현재까지 인접지역에서는 강굴이라 불러오고 있다.
홍굴과 달리 입구도 넓고 안 쪽도 제법 넓었다.
다시 등로로 합류하는데 예쁘게 핀 복사꽃이 화사함을 자랑하는 듯...
암릉길도 나타나고...
무제봉.
소룡산 정상 아래 부곡 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500여년 전 부터 부곡면(1913년까지, 현재 오부면 부곡지구)에 비가 오지 않고 가뭄이 계속될 때 행정관청인 면과 주민이 제단을 마련하여 기우제를 올리면 비가 내렸다 하여 지금까지도 그 내용이 부곡지구 주민들에 의해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아무것도 없는 밋밋한 봉우리에 불과한데...
헬기장을 지나면,
팔각정이 세워져 있는 소룡산 정상이다.
소룡산.
용의 둥지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경남 산청군의 오부면 중촌리와 거창군 신원면 와룡리 일대에 걸쳐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서 옛 명칭은 우봉산(牛峰山)이라고 했고, 지역 마을 주민들은 우용산이라고도 불렀다.
소룡산 정자에서 바라 본 황매산.
청명한 날씨에다 미세먼지도 거의 없으니 정말 멋지다!
정상에서 식사를 하고 가파르게 떨어져 내려간다.
고지에는 떠나기를 아쉬워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진달래가 산객의 마음을 붙잡고...
우측에는감악산도 보이고...
내리막길이 무척 급하다.
새이덤이 보이는 조망처에서 바라본 감악산과 우측으로 멀이 월여산.
새이덤.
마침내 급경사 내리막이 약간 완만해지면서,
독촉주차장 갈림길을 지난다.
큰재.
바랑산과 소룡산의 중간지점이 되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바랑산까지는 계속 오름길.
천지사갈림길을 지나면,
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바랑산에 도착하니 사방이 막혀 있어 조망은 별로였다.
지나온 소룡산 방향을 돌아보니 황매산이 우뚝.
바랑산에서 한동안 쉰 후 신촌마을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 길 역시 경사가 제법 심하다.
숲속에는 이른 철쭉(연달래)이 군데군데 피어 있었다.
마지막에 잠시 불분명한 등로 탓에 잠시 헷갈렸으나 금방 다시 찾아,
임도에 내려섰다.
애기똥풀.
잠시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마을 수호신이 나오고,
그 옆에 설치되어 있는 계단을 내려서면서 산행을 종료한다.
도상거리 약 9.7km, 4시간 30분 정도 소요.
근래 보기드문 맑은 날씨에 미세먼지도 없어 제법 괜찮은 산행을 즐긴 하루였다.
소룡산을 오르면서 만난 홍굴과 강굴은 나름 저마다의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었고...
귀가길에 하산주와 더불어 한 어탕국수는 오늘 산행의 백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