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오상회 봄 야유회
2014.5.15
오상회 회원들이 속속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모였다. 37명의 참가인원으로 기록을 세우
나 했더니 최종 34명이 참여하게 되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온 나라가 비통에 빠져 유가족은
물론 전국민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나라경제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이제 추스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는 마음들이 일치되어 집행부는 예년의 봄 야유회 행사
를 진행하기로 했다. 버스 안에서 회장 인사와 함께 일정이 소개되었다. 강원도 화천의 심심산
골인 비수구미계곡까지 6km가량 걸어서 구경하고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한 다음, 배를 타고 평
화의 댐에 도착하여 댐을 구경한다. 이어 양구로 가서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 두타폭포와 두타
연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코스이다.
전국 관광지 안내의 달인인 이광현동문은 책발간까지 준비중인데 특히 강원도 출신인지라 오
늘 코스는 더더욱 자세하게 안내하였다. 비수구미에 대한 지역이름의 유래,땅굴에 관한 설명도
유익하였고 그외 소나무의 종류,섭생과 배설 그리고 호연지기에 대한 설명에서 우주의 기와 우
리 신체의 기의 균형에 대한 설명은 주목을 끌었다.
예년의 경우 서영교동문이 마이크를 잡고 지루하지 않는 여행을 즐겼는데 이번엔 서동문이 사
정으로 불참했지만 이 화천지역과 양구지역은 최전방부대가 있는 지역으로 이곳에서
ROTC 장교로서 근무한 동문들이 많다. 그래서 자연스레 마이크가 바톤텃치 되면서 옛 군대생
활로 추억을 더듬게 되었다. 7사단에서 근무했던 최성태동문을 시작으로 사병으로 군복무했던
한재석 동문에 이어 21사단 양구에서 포병장교로 근무했던 황정길동문의 젊은 시절의 추억담
도 재미있었다.7사단 장교출신이 특히 많았는데 오늘 참석한 최성태,전추부,손충남 이외에도
이충우,박문식동문도 있다. 전추부동문의 최전방 FEBA부대의 OP,GP,GOP,KP,DMZ 등 타병과
나 후방부대 근무자에게는 생소한 부대설명도 흥미롭게 들었다. 전추부동문이 근무했던 백운
산,적근산을 배경으로 그가 쓴 소설을 우리 홈페이지에 게재했었는데 참고로 읽기를 권한다.
감악산 야유회때 한번 얘기를 들었지만 이재환 동문의 1,21사태때의 실전 경험담도 재미 있었
다. 이럭저럭 하다보니 어느듯 목적지 시작 장소인 해산터널을 지나 해산령에 도착하였다.
이광현 동문이 소개한 이곳 해산터널은 2km의 동양최장의 직선터널이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이 바늘 구명처럼 보인단다. 입구로 달려가 카메라로 보니 과연 저쪽 입구가 잡힌다.
비수구미계곡
해산터널을 지나 해산령에는 휴게소가 있었다. 여기서 시작하여 장장 6km를 내려가면 비수구
미계곡이 나온다고 이정표가 되어 있다. 아예 등산 스틱을 가져오라 한 것은 경사가 심한 내리
막 길이기 때문이다. 심산유곡인 이곳이 매스콤을 타면서 관광객이 몰려든다고 한다.
얘기는 들었지만 막상 와 본 사람이 없다. 모두들 관심과 흥미가 많았다.
우선 비수구미란 지명은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이 지명의 유래는 ? 이에 대해서도 여러 설이
있단다. 가장 보편적인 표기는 飛水口尾로 쓴다.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 1리에 위치한 계곡
이다. 맑고 깨끗한 계곡으로 유명하며, 청정환경 탓에 수달이 살고 있다. 이 계곡 주변에는 인
적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림이 울창하다. 원시림과 넓은 바위가 계곡을 따라 밀집되어 있고 계
곡 하단부에는 파로호가 있다. 또 다른 표기는 비수구미(秘水九美)인데 '신비로운 물이 빚은 아
홉 가지 아름다운 경치'라는 의미이다. 모두들 기대를 하면서 힘찬 걸음을 내디딘다.
걷는 트레킹 길 옆에서는 물소리가 들린다. 숲 사이로 계곡을 들여다 보니 과연 신비로운 물이
구비구비 흘러 내리는데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아홉개의 아름다운 비경이 있는 모양이지?
급한 길이 2/3지점에 오니 경사가 평탄해지고 자갈이 많던 길이 흙길로 바뀐다.
"션팬 장산"이라는 선전간판이 시선을 끈다. 장산은 김성호 아호인지라 언제 장산이 여기다 팬
션까지 지었나? 하고 거꾸로 읽어보니 산장 팬션이다. 여기가 혹 점심식사할 자리인가 싶어
많은 일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회장에게 전화를 해보니 더 내려 오란다. 좀더 내려가니
파란 기와지붕의 집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그집으로 가니 와 ! 높다란 자리에 위치한 이 집은
비수구미 계곡이 다 내려다 보이고 붉은칠을 한 출렁다리가 아름다운 그림 같다. 넓은 마당에
그늘용 텐트를 치고 수백명이 앉을 식탁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당에는 취나물을 말리고 있었는
데 팔면 좀 사가고 싶었다. 나무를 때는 취사용 솥가마가 옛 정취를 불러 일으킨다. 시원스런
물로 손을 씻고 물 한바가지 마시니 피로가 싹 가신다. 붓꽃이 제철을 만나 싱그럽게 피어있고
예쁜 금낭화가 미모를 자랑한다. 자리를 잡으니 바쁘게 식탁위에 평소 보지 못한 나물류가 놓
인다.
참취,수리취,곰치 등 취나물류와 고려엉겅퀴의 별칭인 곤드레나물이 보인다. 이들을 삶아 동그
랗게 공처럼 만들었다. 나중에 나물밥으로 비벼 먹는 모양이다. 닭백숙이 나왔다. 토종 닭백숙
이다. 운동을 시킨 닭인지 다리살이 졸깃졸깃한게 너무 맛 있다. 나물밥을 비벼 먹는 것으로 배
를 채우고--참기름이나 들기름이 있었으면 했지만--고추장으로 대신했다. 비수구미고추장이
인기다. 마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비경을 눈과 머리 가슴에 담는다.
포식을 하고 다시 파로호 하단 배타는 곳까지 걸어간다. 철다리 위에 사진을 찍으라고 손짓을
한다. 앵글을 당겨 사진을 찍고 -- 다리 건너서 가면 트레킹 코스가 있다. 우리는 배를 타고 평
화의댐이 있는 곳으로 간다. 시간이 되어도 안오니 배주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마중 나왔다.
배에는 8명 내지 10명이 탄다는데 오는 순서대로 배를 타고 파로호를 달린다. 5분밖에 안되지
만 신나는 뱃놀이다. 바람에 흰 머리카락을 날리며 어린애마냥 좋아한다. 안전사고 때문에 배
타는 것도 허락이 안되는 것을 경로라 허락을 받았다나? 구명조끼는 말하지 않아도 다들 제대
로 입었다. 이게 정상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개인은 탑승할 수 없고 단체만 가능하단다.
그래서인지 비수구미계곡 관광은 왕복 12km로 알려져 있다.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야 하
니 꽤나 힘들겠다. 첫배로 건너왔다. 배가 왔다갔다 하며 네번에 걸려 실어날른다. 박호전 동문
은 재미있다고 내리지 않고 다시 건너간다. 버스에 탑승하여 조금 가니 평화의 댐 현장이 나왔
다.
직선터널 바늘구멍처럼 저쪽 끝이 보인다.
해산령과 해산휴게소
비수구미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 표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며 산책에 나섰다.
물소리가 제법 커서 내려다 보니 맑은 물을 흘려내리는 개천이 있다.
오랫만에 만난 옛 학우들과 정담을 나누며
휴식도 서서 해야 했다. 경사가 있어 스틱을 짚고 다녔다.
비수구미 계곡에는 수달도 서식한다고-
길이 6KM의 2/3는 경사가 있고 자갈길이다.
2KM가 남았다. 2/3가 지나니 길도 평탄하고 흙길로 바뀐다.
산장 팬션- 장산 비수구미로 알았다.
오상회 환경지킴이
내가 넓어지고 하류로 물이 흘러든다.
다리 건너 지붕이 파란 기와집이 보인다. 우리 일행이 식사할 곳이다.
식사 장면
닭백숙과 나물
마당에 널어 말리고 있는 취나물
무쇠솥이 걸린 부억
뒷마당에는 금낭화가 만발
출렁다리가 보인다.
비소고미로도 불리었다.
출렁다리에서
비수구미 생태구간 안내도
취나물류의 산지
파로호 끝단-여기서 배를 타고 평화의 댐으로 간다.
모두 구명조끼는 정확히 입었다.머리카락이 없는 것도 편하네-아무리 바람이 세게 불어도 --
다 내린 배에 혼자 남아 내리지 않고 한번 더 타겠단다.
물가에 메꽃이 만발이다.
마지막 일행이 들어온다.
평화의 댐과 비목공원
평화의 댐 말로만 들었는데 처음 와본다. 큼직한 현판이 웅대한 평화의댐을 상징하듯 높이 서
있다. 화천읍 동촌리와 방산면 천미리에 걸쳐있는 길이 601m,높이 125m의 평화의 댐은 최대
저수량이 26억3천만톤이나 되는데 세분의 대통령 재직시 3차에 걸친 공사 끝에 완공되었다.
총 공사비는 물경 3995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여자분 가이드가 시원스레 설명을 잘도 한다.
경상도 여자분인데 전라도 정읍으로 시집가서 경상도 전라도 갈등을 이겨내면서-- 제발 여기
까지 와서도 전두환대통령,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치적을 갖고 싸운다면 되겠느냐고--
보통의 댐에서는 수문이 있는데 아예 수문이 보이지 않았다. 수량조절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
더니 댐 안쪽 산쪽에 1,2,3,4라는 흰 페인트 표시의 배수구 있었다. 전두환 대통령이 안보 댐이
니 안보이게 수문을 만들라하여 별도 배수구가 있게 설계하였다고--
평화의 종 앞에 섰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종이고 국내에서 제일 큰종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물론 구 쏘련 고르바쵸프 대통령도 타종한 사진이 걸려 있다. 31만여명의 사람들이 타종을 했
는데 우리일행이 꼭 32만번째라고 느스레를 떤다. 이 종은 32개국에서 있었던 전투시 탄피를
모아서 만든 것인데 무게가 총 1만관이라야 하는데 꼭 1관이 모자라는 9,999관 이란다.
한관은 평화의 상징 비둘기 날개무게인데 별도로 보관하고 있으며 언젠가 통일이 되는 날 이를
합쳐 종이 완성된다고 한다.
타종 성금을 받고 있는데 타종 한번에 500원, 12명이 합동 타종을 했다. 울림이 5분간 간다고
하니--여태껏 모아진 성금이 4천5백만원으로 수익금 중 3천만원을 에디오피아 난민에게 구호
성금으로 보내졌다고 하니 참 보람있는 일이다. 비목공원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같이 비목을
합창했다. 2절까지 완창을 했는데 정확하고도 진지하게 부르는 일행이 마치 합창단 같기도 하
였는지 해설사도 놀라는 분위기다.
일행은 비목공원으로 갔다. 유명한 가곡 "비목"의 탄생지이다. 녹슨 철모에 원래는 칼빈총이 세
워져 있었는데 칼빈총은 도둑맞고 다 삭아 뼈처럼 된 고목에 철모가 얹혀 있었다.
이 비목의 유래는 1964년 ROTC 2기생 청년장교 한명희가 평화의 댐에서 북쪽으로 12KM 떨어
진 백암산 계곡- 잡초가 우거진 비무장지대에서 6.25전쟁때 전사한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
무덤을 발견하고 돌무덤의 주인이 전쟁당시 자기 또래의 젊은이였을 거라는 생각에 비목이라
는 노랫말을 지었으며 그후 친구이자 가수인 장일남이 곡을 지어 "비목"이라는 가곡이 탄생되
었다.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무명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화천에 비목공원이 조성되었고,
매년 현충일을 전후하여 비목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6.25전쟁의 격전지 백암산 전투 등 최대 격전지의 하나인 이곳에 평화의 댐, 평화의 종, 그리고
비목공원이 세워져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를 염원하는 곳이었다. 원래 비목의 위치는
백암산 안쪽이나 민통선 안이라 여기에다 옮겨 공원을 조성한 것이라 한다.
가파른 계단을 밟으며 비목공원을 감상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평화의 댐 표지석
설명판
배수구가 보이지 않는다.오른쪽에 배수구가 따로 있다.
세계평화의 종
여자 해설사가 재미있게 설명을 한다.
9999관 무게의 세계평화의 종과 한관 무게의 날개가 별도로-
전두환 대통령의 타종
고르바쵸프 대통령의 타종
가곡 비목을 2절까지 함께 불렀다.
32만번째의 오상회 타종
비목공원 안에 있는 세계평화의 탑
칼빈총 대신 나무 십자가에 녹쓴 철모가 얹혀 있다.
민통선 북방에 위치한 두타연
차는 방산면 평화누리길 이목정 안내소에서 일행을 내려 놓았다. 여기서 주민증을 내고 일행 명단별로 전화번호를 적고 출입신청서,서약서를 작성 제출후 태그(위치추적목걸이)를 각자 개인별로 받아 걸었다.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입간판이 서 있다.
두타연(頭陀淵)은 휴전선에서 발원한 수입천 지류-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방에 위치하고 있고 금강산 가는 길목(금강산까지 32km)이기도 하다. 천혜의 비경을 가진 국내 최대의 열목어 서식지로 알려져 있고 약 천년전 두타사라는 절이 있었다는 데서 이름이 연유되었다 한다. 휴전 이후 50여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다가 2009년부터 민간이 출입이 되었다. 작년 가을부터는 사전 예약이 없이도 신분증만으로 출입이 되어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일행은 해설가(일본인 여자로 국제결혼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두타폭포와 두타연을 먼저 보았다. 높이는 10m,폭 60m의 계곡물이 한곳으로 떨어지는 두타폭포 아래에 20m의 바위가 병풍을 두른듯 크다란 연못을 이룬다. 두타연으로 흐르는 물을 관찰데크에서 바라보니 마치 한반도 지도를 보는 듯 하였다. 두타연을 지나 가이드의 안내로 간 곳은 두타라는 이름이 된 옛 두타사 절터였다. 그 절터가 조각공원이 되어 있고 전차와 대공포도 전시되어 있다. 소원 쪽지가 잔뜩 붙어 있는 소원의 벽이 이런 민통선 안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생태탐방로를 따라 징검다리도 건너고 출렁다리도 건너서 지뢰체험장으로 들어갔다.부비트랩,대전처지뢰,클레이모어 등이 철조망안에 설치되어 있었다. 연예인 소지섭의 이름이 붙은 "소지섭의 길"이 궁금증과 함께 시선을 끌었다. 소지섭이 강원도 일대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성을 전했던 '소지섭의 책'이 소개된 후 두타연과 DMZ 등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소지섭의 길'까지 생겼다.
두타연 지역으로 들어가는 출입매표소
두타연 입구-열목어가 상징처럼
탐방로
뭉게구름 사이로 송곳바위가 시선을 끈다.
두타연으로 흘러가는 한반도 모형의 물줄기
두타연
두타정-정자
두타사 옛터자리 표지판과 지뢰지역 표식
두타사 자리는 조각공원이 되어 있다. 안보를 위한 전차,대공포 전시도-
'보따리'라는 제목의 조각품
한뿌리에 여러줄기가 생긴 연리지
돌다리도 건너고
출렁다리도 건넜다.
다리위에서 본 물살
소망의벽
부비트랩
클레이모어
소지섭의 길
두타연이 또 보인다.
두타연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남겼다.
교대알 이남장에서 쫑파티까지
두타연 지역 관광을 마치고 시간이 부족하여 방산자기박물관,한반도섬,박수근미술관 등은 생략하고 서울로 향했다. 지루한 시간을 달래려고 김동엽 동문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입담은 모두가 다 알아주는 전문가이다. 그가 사단장 전속부관으로 보직이 바뀌는 과정과 부관으로서의 애환을 실제로 보는 듯 흥미롭게 전개하여 즐거운 버스여행이 되었다. 평일이라 길이 막히지 않고 잘 달려 7시반경 서울에 도착했다. 교대앞 설렁탕 전문집 "이남장"에서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하루 당일 일정이라 타이트한 일정임에도 무리함 없이 지행이 잘 된 것은 회장단의 사전 준비의 덕분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참가한 전원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으로 생각된다.
금년도 봄 야유회도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 되어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다.
- 감 사 합 니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