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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문학특강 특집
해외(미국, 캐나다) 문학기행 및 문학특강
권대근
수필가, 문학박사, 한국문협, 한국pen 이사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국문인협회 양왕용 부이사장은 해외문학심포지엄 행사를 담은 해외문학탐방 프로그램을 나에게 안내한 적이 있다. ‘권 교수는 영문학도 전공했고, 토론토 및 워싱턴에서 수필특강 요청이 있으니, 이번에 지명토론으로 심포지엄에 참여도 하고, 같이 여행 갔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일언반구도 없이 예스 사인을 보냈다. 참가하겠다고 하고나니, 그 시점이 박사학위 심사일정하고 겹쳐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박사 논문 준비 과정에 있는 학생이 논문제출을 다음 학기로 미룬다고 해서, 부담없이 미국여행길에 올랐다. 미국 서부는 이미 국비연수 프로그램으로 몇 달간 체류하면서 경험해 보았지만, 미국 역사의 출발선에 있는 동부 지역은 가본 적이 없었다. 겸사겸사 잘되었다는 생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2주간의 여행길에 올랐다.
미국 뉴욕공항에 도착하여 서재필기념관을 방문하고, 한국문인협회는 6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애난데일 코리아 모니터에서 워싱턴문인회 후원으로 제25회 해외한국문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문효치 이사장의 인사말과 특강으로 시작한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미국 동부 한인문학의 현재와 미래」로 좌장을 맡은 양왕용 부이사장은 ‘미국 동부 한인시의 현재와 미래’, 임영천 평론분과회장은 ‘미국 동부 한인 소설가들의 작품세계’, 미국 거주 이영묵 소설가가 ‘워싱턴은 한국문학의 변방인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으며, 미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최연홍 시인과 양민교 소설가, 그리고 한국에서 참가한 권대근 문학평론가가 질의에 나섰다. 이 날 심포지엄에서는 제24회 해외한국문학상 시상식과 시낭송회도 가졌다. 일행은, 이 심포지엄을 마친 뒤 문학기행에 나서 미국 동부 일원을 돌아보고 6월 24일 무사히 귀국했다. 나는 달라스 권대근 초청 특강 건으로 며칠 더 미국에 머물러야 했다.
문학심포지엄은 미국에 도착한 후 이틀만에 열렸다. 이영목 (소설가, 워싱턴문인회 고문)은 “워싱턴은 한국 문학의 변방인가?”라는 제목으로 세 번째로 발제를 했는데, 그는 서두에서 변방이란 말의 의미를 살펴보면서, “문학 세계에서 미국의 우리 문학이 변방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을 하자니 나에게 3명의 작품이 떠오른다. 엘렌 브렌니트의 「사진신부」 (원명 Honolulu), 김은국의 「순교자」, 그리고 김용익의 「꽃신」이다.”라고 하면서, 이들 작품의 문학적 성취를 논하고 난 뒤, 그는 워싱턴을 중심으로 한 한인문학이 결코 디아스포라 문학이 아닐 것이란 전제로 “내가 말하는 디스포라의 사람들 중에서 일본의 한국계 작가들이 일본의 최고의 권위 있는 ‘아구타가와 상’을 받은 사람들이 4명이나 된다, 「다듬이질하는 여인」의 이희성’ 「유희」의 이양지’ 「가족 시네마」의 유미리’ 「그늘의 집」의 현월’이다. 그런데 그들의 작품들은 나의 눈에는 조국 지향적이고 귀향 특히 한(恨)의 작품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대표 작가 아나톨리 김, 독일에서 활동했던 이미륵 작가도 그러한 범주에 속할 것이다. 이 작가들은 분명 디아스포라 문학을 대표한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변에서 여러 문학단체에 월간, 계간 잡지가 발행된다고 하는데 이것들을 보지 못해 그 작품 세계를 보지 못한 점이다. 아마도 짐작 하건데 이 잡지에 실린 것들 또한 디아스포라 문학 범주에 들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프린스턴대 교수 이창래의 작품세계를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도 위안부를 소재로 한 「척하는 삶(A gesture life)」이라는 제목의 소설로 아니스필드 볼프 상을 받기도 하였지만 그의 대표작이고 노벨 문학상 후보에 회자되기도 했고, 어네스트 해밍웨이 상, 아메리칸 북 어워드 상을 받은 문제작 「영원한 이방인」은 ‘한’의 작품이 아니라 한국계 미국인이 한국계 정치인의 뒷조사를 시작으로 하는 소설이다. 다시 정리해서 말한다면 디아스포라 문학의 범주가 아니라는 말이고 이것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와서 사는 미국 교포들의 글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출간되는 작품들은 디아스포라의 한의 작품이기보다 미국 땅 우리들의 미국 생활 속 이야기로 자리 메김을 하고 있다. 아니 그런 흐름으로 가고 있고 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3장에서 그는 ‘워싱턴을 중심으로 우리는 두 트랙으로 가고 있음을 말하면서, “이제 교포의 숫자가 20 만이나 되고 많은 이곳 교포들이 나름대로의 생활이 정착되어감에 따라 문학적인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작품 활동을 시작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나는 그 획기적인 시발점인 2003년이 이민 100 주년의 해였다고 본다. 그 해에 워싱턴에서 이민 백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재미 대표 작가 문학선 「백남수의 사진신부 외」이라는 책이 발간되었다. 이 책에서 시인 최연홍은 서평에서 재미있는 단어를 썼다. 100 년 전 하와이 사탕 수수밭에 노동자이자 반노예로 온 한국인을 제 1 파(물결) 그리고 6.25 이후 이곳 미국의 온 한국인을 제 2 파(물결)로 불렀고 그 동안 그들의 문학의 태동과 개척이 있었고 그 출판이 그들의 작품의 결산이라고 했다. 여기에 나는 좀 더 구분을 하고자 한다. 이 제2 의 물결에도 두 가지의 유형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가 유학 또는 정부 및 공공기관에 파견되어 있다가 정착하게 된 사람들과 국제결혼과 그의 가족, 그리고 노동 이민 등으로 정착한 사람들로 나눌 수 있다.”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나의 주제 발표는 소설 분야이다. 그 동안 시 나 수필 부분에서 워싱턴에서 알을 품고 병아리로 부화시킨 작품들이 꽤나 되고, 또 이들 중 어미 닭이 된 작품들도 꽤나 된다, 그러나 소설 세계에서는 한 트랙인 미국을 주제로 한 소설 작품들의 출간 그래서 한국으로 퍼나르는 작업은 그런대로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영어권으로의 개척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 된다. 물론 이창래 같은 천재들의 출현이야 있겠지만 많은 작품들의 출현은 아마도 이민 제 2의 물결의 다음 세대인 1.5 세대 또는 2 세대의 몫일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문학 활동이 그들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는 워싱턴이란 문학 바탕으로 한국이란 변방에 우리의 문학 세계를 알리고, 또 영어권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frontier 로서 시작점에 서 있다.”는 말로 발표를 마쳤다.
이에 나는 지명토론자로서, ‘한국은 과연 워싱턴문학의 변방인가’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토론을 전개했다.
“이영묵 소설가의 발제 <워싱턴은 한국문학의 변방인가>, 잘 들었습니다. 지명토론을 맡은 저는 한국의 부산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권대근입니다. 발제문은 ‘변방’의 의미를 두 가지 갈래로 규명하고 있습니다. 발제는 더 나아가 ‘하지만 워싱턴을 중심으로 한 우리는 디아스포라 문학이 아닐 것이다’라고 언명하면서 결론적으로 선생님은 워싱턴을 중심에 놓고 한국을 변방으로 위치지우고 있습니다. 이런 역설적인 언설은 현대적 의미의 해체적 관점에 따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것은 입체적 양상을 갖게 되니까요. 소설 분야에 한정되어 있지만 폭넓고 치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하여 미국 워싱턴 내 한국문학의 위상을 정확히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이영묵 선생님의 발제는 매우 훌륭한 결과물이라 생각하며, 경의를 표합니다.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하자,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는,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수상은 한국문학이 비로소 ‘한국어로 쓴 한국문학"의 좁은 틀을 벗고 세계문학이란 보편적인 흐름에 진입했다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고 말하면서, 연세대 국문과 정과리 교수의 코멘트, “1990년대 초반부터 이문열·황석영 등의 작품을 영어와 불어로 번역하면서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의 문을 두드려 왔다”는 말을 토대로 “이제 한국문학이 변방의 문학이 아니라 세계문학의 일원이자 개성적인 세계문학으로 읽혀야 하는 시기가 왔다. 한강의 수상은 그 신호”라고 하면서, <변방의 한국문학, 세계문학에 입장>하다란 타이틀로 세계문학의 바운드리 속에서 한국문학을 변방문학으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이어 “‘채식주의자"는 탐미주의라는 욕망과 욕망 자체에 대한 거부를 의미하는 채식을 전기의 양극처럼 대비해 엄청난 밀도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인간의 욕망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몰입했고 그것이 한국문학의 특수성을 깼다.” 아울러 “한강 개인의 성공이라기보다 한국문학이 지난 25년간 세계문학의 문을 두드려온 결과이며 이번 수상이 다른 한국작가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하는 정 교수의 기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단국대 권영민 석좌교수도, “소설가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가 2016년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면서 한국문학의 해외 번역 출판이 연일 화제가 되었다. 좋은 작품이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무대에서 그 수준을 당당하게 평가받고 일반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문학 작품의 해외 번역 출판 자체가 대부분 지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형편임을 생각한다면, 한국문학이 여전히 세계문학의 변방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번역만 잘되면 금방 엄청난 독자가 밀려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에서 사는 또는 활동하는 사람들, 서울에서 나오는 잡지사 편집진, 서울 소재 문예지로 등단한 사람들이 간혹 부산이나 대구문단을 지방문단, 부산이나 대구에서 나오는 문예지를 지방지 등으로 폄하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저는 이런 서울 중심주의에 대해 강력히 저항하는 편입니다. 중앙문단, 지방문단으로 가르는 이분법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부산지방경찰청이라고 부르는 사실을 참고하여, 앞으로 우리도 서울문단 부산문단이라 칭해야 할 것입니다. 서울이 아닌 지역을 지방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이분법적 논리로서 타자를 억압하는 중심주의논리이기 때문에 반드시 타파되어야 할 것입니다. <중앙문단>과 <지방문단>, <중앙지>, <지방지>가 섞여 쓰여지고 있는 현실에서 앞으로는 이런 차별적 개념은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헤겔의 백색신화에 의하면, 동양은 비합리성이 지배하는 미개한 영역으로 서양에 비해 열등하다는 이분법 하에서 서양에 대한 타자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근대성에 기반한 이러한 모더니즘적 이분법은 이성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다른 것을 억압하여, 상대를 타자화하면서, 주체의 우월성을 확보했던 것입니다. 감성보다 이성이, 여성보다 남성이, 흑인보다 백인이, 동양보다 서양이, 노예보다 주인이 우월하다는 차별의식은 이성중심주의에서 비롯합니다. 보시다시피 이분법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개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분법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갖게 합니다. 그것은 편견의 대상을 고통에 빠뜨립니다. 즉 이분법은 편견을 낳고, 편견은 억압과 탄압을 낳습니다.
그런데 발제자는 워싱턴을 중심에 두고 한국문학을 변방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을 중심에 놓고, 한국문단을 타자화하면서, 한국에서 문학하는 사람을 고통에 빠트리려고 합니다. 이런 대담한 호기를 저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역으로 묻겠습니다. 한국은 정말로 워싱턴문학의 변방입니까? 선생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이 워싱턴문학의 변방이라고 한 것은 우스개소리일 뿐이라고 하면서 투 트랙으로 가고 있는 워싱턴문학의 전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제25회 해외문학심포지엄에 참가 지명토론을 한 나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심포지엄 지명토론을 마치고, 워싱턴문인회 회원을 대상으로 수필특강을 했어야 했으나, 워싱턴의 교통 체증으로 인해 원래 도착시간보다 훨씬 늦게 도착한 되다가, 심포지엄 진행 역시, 발제자들이 발표 시간을 정해진 시간보다 많이 잡아먹음으로써, 문학기행 여정 속에 있는 다음 스케줄 때문에 나의 예정된 문학특강은 아쉽게도 생략되었다. 이에 워싱턴문인회 소속 한 수필가가 자신은 먼 곳에서 권대근 교수 특강을 들으러 왔는데, 권대근 교수의 특강 취소에 강한 아쉬움을 표했으며, 뒷날 나에게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내왔다. 개인정보 보호상, 발신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권대근 교수님, 안녕하세요? 어제 심포지엄에서 만나뵈었던 워싱턴문인회 조은희(가명) 수필가입니다. 모처럼 이곳 워싱턴 지역 문인들을 위해 미국 동부 한인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심도있게 진단해주신 한국문협에 감사드리며 권 교수님을 만나 뵙게 되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문효치 이사장님이나 양왕용 부이사장님보다 권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까닭은 권 교수님이야말로 우리 수필문학계를 이끌어가셔야 할 분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어제 질의·응답 시간에 제가 말씀드렸듯이 심포지엄의 주제가 시와 소설에 대해서는 지루할 정도로 장시간 심도있게 발표되고 질의 응답시간이 주어진 반면 수필 부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어서 참 애석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주신 뉴스투데이 '2016 한국을 이끄는 혁신리더'에 대한민국 수필학 대한명인으로 추대되신 글 잘 읽었습니다. '자기 고백의 문학인 수필이야말로 인생을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문학 장르이며 수필문학이야말로 현대인들의 정신적 상처를 다독여주는 힐링의 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필이 한국문학계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은 궁극적으로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쓰는 것이고 요즘 글 쓰는 사람이나 책 읽는 사람 중에는 시나 소설보다도 수필 분야가 훨씬 더 많고 그만큼 수필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력 또한 다른 장르에 비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이런 중요한 문학 심포지엄에 수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권 교수님 같은 수필 분야의 대가가 부족한 까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부디 앞으로 더욱 정진하셔서 우리 한국문학계에 수필이 그 어떤 장르보다 독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문학 장르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도록 하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곳 워싱턴 지역 수필가들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훗날, 권 교수님께서 한국문인협회 이사장님으로 헌신하게 되신다면 우리 수필문학계에 더없는 기쁨이겠습니다. 남은 여행 일정 잘 마치시고 건강히 돌아가시기 바라며 멀리서나마 수필문학계를 위해 노력하시는 권 교수님의 문운을 빌겠습니다.“
해외에서 한국문학을 하면서도, 수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다는 데서 그리고 미국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문단소식을 모두 접하고 잇다는 데서, 미국에 있는 한인 문인들이 우리와 너무 가까운 곳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25회 해외문학심포지엄에서 계획된 수필특강을 하지 못한 나는 6월 19일 밤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 캐나다국제펜클럽 이정순 회장 댁에서 거행되는 캐나다토론토문학의 밤 행사에 참여하여, 당일 문학특강을 하게 되었다. 1부와 2부 행사로 진행된 캐나다 토론토 문학의 밤 행사는 캐나다국제펜클럽 회장인 이정순 회장의 환영사, 정충모 캐나다국제펜이사장의 인사말 그리고 문효치 문학문인협회 회장의 인사말이 있고 난 후, 나는 <수필의 틀>이란 제목으로 수필특강을 진행했다. 워싱턴문인회와 마찬가지로 캐나다국제펜클럽에서도 사전에 한국문인협회에다 나의 수필특강을 요청했다고 하니, 한국을 너머 해외에서도 본격수필론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미국문학회 탐방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기분이 좋았다.
한국문인협회 해외문학심포지엄 참가단으로 해외문학기행을 마친 나는 다른 일행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동안 그날 텍사스 중일일보 문화사업부 초청으로 달라스문인들을 위한 문학특강을 위해 뉴욕에서 달라스로 가는 비행기를 탔던 것이다. 6월 23일 달라스에 도착한 나는 6월 25일 토요일 달사스 H마트 열린문화센터에서 열린 제1회 텍사스한인 예술대전 시상식 및 전시회 오프닝에 참석 문학부분 심사평과 시상에 참여하였다. 나는 ‘욕망에 기댄 현대인의 탈영토성 표출’을 제목으로 내걸고, “문학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실을 떠난 문학은 존재할 수 없다. 응모된 작품들의 특성이나 성격을 보면, 하나 같이 각 인물들이 역사적, 사회적인 발전 속에서 갈등과 방황을 겪으며 변모해 가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즉 인물의 심리적, 정신적 변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변화된 인간상을 조망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들 응모자들이 상징계적 초자아의 흔들림을 삶의 질적 변화와 관련지어 파악해 봄으로써 응모자들이 현실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모색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공모전의 가치 또한 이런 데서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제1회 중앙일보 텍사스한인예술대전에 출품된 단편, 수필 그리고 시를 읽으면서 현대인의 욕망에 기댄 탈영토성을 적나라하게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고장난 세상의 단면들이 하나같이 배경을 이루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의 심리세계로 그 시선이 전환된 현대소설의 경향성도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스러웠다. 모두가 나름의 문학적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단편소설의 기본 인물 설정이나 플롯, 문체면에서 실력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했다.
<길냥이와 새댁>을 쓴 허선영에게 대상이 돌아갔다. 사랑과 삶의 현실적인 문제를 유머러스한 전개와 우화적인 기법을 살려 아주 효과적으로 제시한 수작이었다. 날카로운 풍자적 감각과 현실 비판 의식을 바탕으로 무너져 내리는 도덕관념 그리고 노마드 지향적 현실을 우의적 수법으로 형상화함으로써 현실의식을 잘 드러내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가장 큰 의의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붕괴해 가는 현대인의 전형을 풍자적인 방법으로 그려내는 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주제를 전달하는 미적 장치로서 우화기법은 작품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겠다. 집고양이가 되기보다는 길냥이가 되는 게 낫다는 삶을 그려냄으로써 현대적 의미로서 자유에의 가치, 그리고 길냥이 눈에 비친 인간의 탈선 제시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방황을 의미심장하게 드러내었다고 하겠다.
이기원의 <거울>은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살아가면서 완전한 사랑을 찾아가는 한 여성의 자아를 되돌아보는 서사는 진지했지만, 주인공이 겪은 사건들의 전개가 너무 지루하게 읽혀졌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여자 주인공의 심리적인 갈등이 꿈과 현실을 오가며 치밀하게 묘사되고 있지만 인물들의 관계가 갖는 과정이 설득을 얻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작가의 시선이 현대인의 내면풍경을 지향하며 다양한 변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은 높게 평가된다.
이혜영의 <아름다운 그녀>와 <위험한 만남>은 둘 다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욕망의 그림자를 꺼내 삼각관계 구도 속에 놓고 갈등을 전개시키고 있다. 상상계에 감추어진 인간의 금지된 사랑과 타인에로의 욕망 추구를 무리없이 서술하여 재미를 주지만, 그 욕망을 개인의 존재가 무시된 현실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위상을 갖고 싶다는 자기혁명으로 치환시켜내지 못했고, 욕망의 근원과 행동과 인과관계가 약함이 흠이라면 흠이다. 갈등구도나 사건이 평범한 이유도 입상에 들지 못한 이유다.
조소현의 <킴리의 직진>에서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안정적인 구도를 가진 서사가 전개된다. 이민자로서의 동류의식을 기반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고자하는 바람직함 이민자상을 구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인종 차별 속에서 정착에의 의지를 담은 이민자의 굴절된 삶을 조명하면서도 작가는 난관을 우정과 사랑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인물 제시를 통해 희망의 해법을 내리고 있다.
최우수상과 우수상은 수필 부문에서 나왔다. 예술은 한 인간을 무엇보다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예술은 물론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립과 갈등, 소통이 이루어지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바탕이 성숙하지 않은 사회는 이해관계만을 놓고 다투는 사회를 넘어설 수 없다. 그래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예술이다. 텍사스 한인 예술 공모전이 필요한 이유도 그렇다. 문학의 시대가 온 것이다. 문학은 인문학적 가치를 지향한다. 고사 위기에 있는 인문학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인간학인 수필을 발전시키고 고급화해야 할 것이다. 제1회 텍사스 한인 예술공모전 수필 부문 최우수상은 <사랑, 또 다른 삶 그리고 희망>을 쓴 조소현 씨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아, 나의 아버지>를 출품한 정평수 씨에게 돌아갔다. 이명설의 수필은 글감은 좋았으나, 좋은 글감을 감동시킬 만한 구조와 미학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흠해서 입상 순위에서 밀렸다. 최우수작인 조소현의 수필도 제목이 <오클라호마의 봄>이나 <오클라호마의 풀>이라 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조소현의 수필은 한마디로 사랑이 있고, 희망이 있고, 구원이 있는 코로노토프에서 출발한다. 작가의 시선은 언제나 자신의 내면에 있는 봄에 머문다. 주로 자신의 심중에서 여울지는 희망과 사랑 물결의 무늬를 그려내는 일에 몰두한다. 그녀의 문학적 그림자 형상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봄'이다. 작가적 현실 세계가 사랑의 기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가치에 희망의 의미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키를 틀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은 문학적 향기를 발한다. 그것은 곧 작가가 주제로 형상해낸 정서의 빛깔이자, 심오한 성찰 속에서 획득되는 철학적 울림의 멋과 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작가가 살고 있는 오클라호마의 봄은 어쩌면 인간에게 희망을 주기에 안성맞춤이므로 작가는 사랑에다가 희망이라는 의미를 투여해서 삶의 긍정미학을 창출했다고 볼 수 있다. ’오클라호마의 풀처럼 해가 갈수록 나도 적응력을 키워 뿌리를 내리고 푸르른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처럼 작가는 구체적 형상을 통해 자기 고유의 의미와 가치를 나타낼 줄 아는 작가다. 풀의 모티프를 비유적 이미지로 도입하여 삶의 본성으로 형상화한 작가의 미적 감수성은 소재 선택의 적절성과 함께 탁월한 안목으로 남는다.
정평수의 수필은 한마디로 사부곡이다. 영롱한 빛살들로 가득 찬 그리움의 세계를 가진 작가다. 정평수의 수필이 지향하는 곳은 구원의 아버지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한 희망에의 지향성이다. 그 그리움은 어려울 때마다 아버지에게로 향한다. 이 수필은 아버지란 제재통찰을 통해 구원을 받는 우리 시대 바람직한 자녀상을 다시 반추한다. 이처럼 바람직한 인간상은 모든 문학작품의 지향적 목표라는 점에서 주제적 가치를 지닌다 하겠다. 한 사람의 일상사에 담긴 추억이 긍정적이며 낙관적인 인생관과 버물어져 탄생한 것이어서 공감을 준다. 심층에서 숙성시킨 소재 통찰의 결과를 표층에 끌어내어 아버지의 위대성으로 감동의 울림통을 만들고, 주제의 울림을 역동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높은 문학적 안목과 구조화 능력이 만들어 내는 힘이라 하겠다. 벼랑 같이 느껴질 정도의 안타까움이 녹아 든 어구를 적재적소에 놓을 때까지 그녀는 감각의 촉수를 갈고 닦았으리라 본다. 파토스, 에토스, 로고스적인 호소 구조의 설득전략에 대한 작가의 확고한 믿음이 사부곡을 섬세하고 세련된 정서로 담아내는 데 기여했다고 하겠다.
윤미미, 임혜자의 시는 독특한 자기만의 언어로 세계를 자아화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사상을 세련된 언어로 정서화하지도, 감동을 줄만한 구조와 미학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흡하여 가작에 뽑혔다.
한인 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들 수상자와 같은 가슴 따뜻하고 정서가 풍부한 문학애호가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품격을 갖춘 작품만이 감동을 줄 수 있고,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1회 텍사스 한인 예술예술대전 문학 부문에 입상한 분에게 충심으로 축하를 드리고, 앞으로 더욱 한인문학 발전에 기여해 주시기 바란다. 수상자로 선정되는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수상 이후에도 수상자에게 더욱 좋은 일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수준높은 단편을 출품하여 대상을 받은 허선영 씨의 당선을 다시 한 번 더 축하드린다. 문학가의 길, 돈이 되지 않는 길이다. 6펜스가 지배하는 세속의 세계에 안주할 것인가, 달을 지향하는 삶을 위해 도전적인 인생을 살 것인가. 예술의 길은 후자다. 당선의 영예를 바탕 삼아 부디 도전적인 문학가의 길을 걸어 주시리라 기대해 마지않는다.‘라며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수상자와 수상자 가족과 기념촬영에 응했다.
다음날 4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거행된 나는 <권대근 교수 초청 특강>에 나섰다. 6월 26일 귀국 전날은 일요일이었다. 달라스 H MART에서 텍사스 중앙일보가 주최, 달라스한인예술인총연합회가 주관, H MART, 달라스한인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라스협의회, 포토워스한인회, 휴스턴한인회, 휴스턴코리안저널, 어스틴한인회, 샌안토니오한인회, 달라스한인경제인협회, 달라스한국어머니회, 달라스한국여성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달라스한인문학회, 달라스연극협회, 데이빗스미드 변호사, 박길자 라인댄스, 한나이슬, SNG DIALYSIS, CHOICE CAP, JSK GLASS ING 후원으로 권대근 교수의 문학 특강이 마련되었던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문학적 지식이 아름다운 것, 참된 것, 진실된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갈망을 채워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작품 활동을 통해서 문학이 문학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영원히 변치않고 면면히 계속되는 문학의 진정한 위상과 가치를 정립하고자 하는 작가의 진지한 노력에 보답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문학은 누가 보아도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그리 만족스러운 것은 못된다. 그 원인은 문학이라는 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창작능력과 비평능력의 부재 때문이다. 문학 시학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은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어두워지는 동굴 속 같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멀어지기만 하는 무지개 같이, 문학은 자신에게 접근해 오는 사람에게 그 정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계속 쫓아오라는 손짓만 하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날 특강은 질의응답 포함 세 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나는 주로 수필틀과 문장술에 관해 강의를 집중했다. 두 시간의 특강이 혹시 지루할까봐서 워밍업 차원에서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면서, 음란성을 판별기준을 유머스런 차원에서 말해주었다.
문학은 어느 한 사람이 담당하기에는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고 그 범위가 너무나 넓다. 누가 아무리 문학에 관하여 박식하고 유능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가 다루어야 할 대상은 어느 한 가지 정해진 기준이나 방법, 또는 이론에 의하여 그 본질을 모두에게 만족스럽게 밝혀내기가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번 강의에 자신의 전공인 수필에 관한 시학을 강의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번 특강은 문학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그것을 사랑하는 정열에 있어서는 이 세상에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사람들에게로 향했던 것이다. 수필의 시학을 찾아 사막을 헤매는 목마른 사람들에게 진정한 문학의 나무와 샘이 있는 오아시스를 찾아주고자 했던 것이다.
<수필시학 : 수필의 두 가지 조건, ‘수필틀’과 ‘문장술’> 특강이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며, 문학에서 즐거움과 놀라움, 삶에 대한 위안과 용기를 얻고자 하는 달라스 한인문학회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 그들에게 다소나마 어떤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마음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달라스한인문학회 고문인 박인애 씨는 특강 이후, 나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내려 자신의 카스에 올려주었다. 특강은 대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미국 여행 중 무릎인대가 늘어나 거의 왼쪽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 미국 의원급 병원에서 진통제를 맞아가면서, 나는 고단위 진통제를 먹어가면서 달라스 4박 5일을 문학혼으로 견디어내어야 했다. 박인애 씨가 카스토리에 올린 특강후기, 전문을 그대로 소개한다.
“<울 어머니>라는 제목의 그림이 그를 울렸다. 노모와 삐친 듯 방향을 돌리고 있는 사내녀석의 모습이 유년의 자신과 힘든 시절을 견뎌오신 어머니를 클릭하였다. 터져버린 눈물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자리잡기까지의 힘들었던 우리 가족의 이야기와 자신과 어머니가 오버랩되면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스토리를 담은 한 점의 그림은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다. 소년의 모습은 우리들의 자화상이었다.
어른이 된 소년이 무대에 섰다. 이제껏 달라스를 방문했던 강사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교수, 명인, 대표, 그에게 붙은 계급장을 떼고 우리는 인간 권대근을 보았다. 올곧은 사람이었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학자였고, 지식을 나눠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교수였다. 워싱턴에서부터 달라스까지 함께 하면서 내가 좋은 분과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고, 한국본격수필가협회 미주회장이라는 것에 감사했다. 세상에 글쟁이, 선생은 많다. 그러나 참 선생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그의 모든 직책 앞에 ‘참’이라는 훈장을 달아주고 싶다.“ 특강 이후, 미국 언론 보도는 뜨거웠다.
미국 여행 중에 해외문학문학의 현황과 전개를 알아보고, 우리 한국문학의 세계성에 놀라기도 했다.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기에 평소 직접 가보고 싶었던 애드가 엘런포우 생가와 마크 트웨인 생가, 알렉스 헤일리 동상 등을 접한 것도 나에게 큰 성과였다. 특히 해외문학심포지엄에 참가하였고, 불발되었지만 워싱턴한인문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본격수필론을 강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캐나다국제펜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본격수필론을 강의하고, 이어 달라스에서 달라스한인문학인들을 대상으로 본격수필론을 세 시간 가량 강의하고, 폭발적인 반을을 이끌어낸 데 대해 그 동안 수생수사하면 연구하고 공부한 보람을 느꼈고, 해외에 있는 에세이문예 출신들을 만나보고, 이들의 문학적 활동을 격려하고 온 것에 대해서도 큰 기쁨을 느낀다.
달라스 권대근 교수 문학특강 하루 전, 중앙일보는 <엄격한 법도 지켜야 좋은 수필>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수필은 사기다>의 저자 권대근 교수가 26일 오후 4시 캐롤턴 H마트 열린문화센터에서 수필금기 40가지와 수필틀과 문장술에 대해 강연한다고 1면 톱기사로 다뤘다. 전체 기사를 모두 싣는다.
“이민자들의 지난한 삶을 문학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가슴 먹먹한 울림을 경험했습니다.” 중앙일보가 주최한 제1회 텍사스 한인 예술제 문학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권대근 교수(사진)가 텍사스 한인들에게 글 잘 쓰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달라스를 찾았다. 권 교수는 25일에 있을 예술제 시상식에 이어 26일(일) 오후 4시부터 캐롤튼 H마트 열린문화센터에서 진행될 문학특강 강사로 초빙됐다. 문학에 관심이 있는 한인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이민생활 자체가 좋은 수필의 훌륭한 토양이라고 정의한 그는 이번 강연에서 “수필을 쓰는 데 있어 주의해야 할 점과 문장기술 등을 소개해 한인들의 글 실력을 한층 높여 놓겠다.”고 했다. 본격수필학 이론의 대가로 대한미국 수필학 대한명인으로 추대된 그가 강조한 좋은 수필 쓰는 기법의 첫째는 ‘시궁이후공’ 즉, 궁핍한 이후에 문학적 성취도(공)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10년 넘게 투병 중인 부친 때문에 갖은 고생을 경험했다는 권 교수, 이런 환경 때문에 그는 내리는 눈이 쌀로 보이고, 밝은 달을 호떡으로 묘사할 만큼 사물을 문학의 씨앗으로 싹틔우는 소양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는 수필에 대한 오도된 개념은 착가이라고 단오하게 말한다. 수필에도 엄격히 지켜야 할 법도가 있다는 뜻이다. 작법과 문학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문장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글이 산만한 잡문으로 흐를 수 있다고 했다. 언어의 유희뿐만 아니라 맛과 멋도 있고, 향기도 내야하는 수필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수필은 사기다’라는 주의사항도 소개할 계획이다. 권 교수는 수필 작성시 ‘격약’, 품격이 낮아서는 안 되며, ‘이단’, 이치가 짧아서도 안 되며, ‘재부’, 재주를 부리지 말고, ‘의잡’, 의도가 잡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4가지 금기사항을 ‘수필사기론’이라고 했다. 여기에 수필 작성 과정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할 40가지를 소개하는 ‘수필유 40기’도 소개된다.
현대수필 연구 제1호 박사학위를 갖고 잇는 권 교수는 이번 강연을 통해 작성법을 아는 사람이 좋은 수필을 쓸 수 있다는 ‘누구나의 문학이 아닌 누군가의 문학인 수필’을 강조하겠다고 했다. 한국의 대신대학원대학교 문학언어치료학 교수인 그는 지난 1988년 월간 ‘동양문학’ 수필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제10회 동백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을 비롯, 제9회 설송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제1회 정과정문학상 수필평론 부문 대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한 수필론 강연과 문학상 심사활동으로 수필학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권 교수는 2시간으로 예정된 이번 강연에서 수필에 대한 모든 것을 한인들에게 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권대근 교수 초청 문학 특강 이후, <뉴스 코리아> 신문은 “수필 명인 권대근 교수 문학 특강 성황리 개최”라는 타이틀로 다음과 같은 기사를 내보냈다.
“중앙일보 텍사스 문화사업부와 H마트가 주최하고, 달라스한인예술인엽합회가 주관한 ‘권대근 교수 문학특강이 지난 26일(일)오후 4시 캐롤튼 H마트 열린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김미희 달라스 한인문학회장, 박인애 본격수필가협회 미주지회장을 비롯해 달라스 지역 문인들과 수필을 좋아하는 한인들이 참석해 상황을 이뤘다.
퍼스트노트 & 프렌즈의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음악공연과 김미희 회장의 ‘나팔꽃(권대근 작) 시 낭송으로 이어졌고, 박인애 회장은 권대근 교수를 ’대한민국 대한명인전에서 추대된 수필계의 명인으로 소개했다. 권대근 교수는 지낭 1988년 월간 ‘동양문학’ 수필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한 이후 한국 수필문학계의 발전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현재 대신대학원대학교 문학언어치료학 교수로로 재직 중이다. 권 교수는 “달라스에 계간 에세이문에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문인들이 10여 명에 이른다.”며 활동 중인 문인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또 “달라스의 이민생활은 척박하나 이러한 삶 자체가 수필을 위한 훌륭한 토양이 된다.”며 “이번 특강을 계기로 달라스문학이 한국문학의 중심으로 도약하기를 바란다”고 문인들을 격려했다.
그는 특강을 통해 “수필은 붓 가는 대로 누구나 쓰는 편안한 글이 아니며, 수필 작법과 문장술을 체계적으로 알고 접근하는 ‘누군가의 글인 독립적인 예술 장르”라며 수필시학에 있어서 제재를 통한 주제 드러내기, 치환의 완곡화의 기법 등을 통해 일상의 사건이 문학적 사건으로 승화돼 삶의 향기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필 작성시 피해야 하는 4기의 금기사항인 ’격약‘ 품격이 낮아서는 안 되며, ’재부‘ 재주를 부리지 말고, 이단’, 이치가 짧아서는 안 된다. ‘의잡’, 의도가 잡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소개하고, 수필 작성 과정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할 ‘수필금기 40’에 대해서는 언급했다. <켈리 윤 기자>
그리고 중앙일보는 특강 이후, “감동적인 글이 좋은 수필의 기본”이란 타이틀을, ‘한국 수필학의 대가 권대근 교수, 텍사스 한인 대상 문학강연회’란 부제를 내걸고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실었다.
“달라스문학이 변방이 아닌 한국수필문학의 중심이 되기 바란다.” 주앙일보가 주최한 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제 문학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권대근 교수가 텍사스 한인들에게 글 잘 쓰는 방법을 안내했다.
지난 6월 26일 오후 4시 캐롤튼 H마트 열린문화센터에서 열린 문학특강에서 권 교수는 수필문 작성에 잇어서 주의해야 할 점과 좋은 수필을 쓰는 데 필수적인 조건들에 대해 강연했다. 권 교수는 문학은 “이엇을 저적으로 치환하는 원리”라며 긍을 쓰는 과정에서 ‘그립다’와 같은 추상적인 단어를 구사하는 것은 철저하게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필은 주제와 제재 중심의 문학이라며 연상과 상상을 통해 감동적으로 작성해야 된다고 부연했다.
수필은 독자들이 읽기 전에 주제를 알 수 없도록 글 제목을 숨기되 숟가락, 젓가락, 고무신, 된장국, 창, 틀, 문 등 추상적이 아닌 구체적인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좋은 글을 쓰려면 모방도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제와 관련된 문장술의 대가인 유명 작가들의 글을 5,6편 정도는 필독하고 문장에 엑센트를 주어 ‘모으고 풀어쓰기’를 반복하는 문장술이 중요하다고 안내했다. 주관을 객관화하는 장르인 문학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소개한 그는 문학도 영화와 연극처럼 묘사를 구체화해야 감동이 커진다고 했다.
수필을 작성하는 과정에 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도 제시했다. 권 교수는 사실일지라도 자신과 가족을 자랑하는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거부반응을 불러온다며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단점과 부족함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글을 쓰라고 했다. 문장 속 물음표를 비롯 느낌표, 축약형, 구어체, 말 줄임표, 하이픈, 영어스팰링, 결론적으로, 계량단위 등 수필문 작성 과정에 기피해야 할 40가지 어휘 및 부호도 소개했다. 상상력 부재가 우리 수필의 문제라고 지적한 권 교수는 눈물과 소박, 진실한 표현이 감동적인 수필의 기본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수필 명인의 이날 강연은 문학에 관심있는 한인들에게 큰 감동과 교훈을 선사했다. 달라스 한인문학회 김미희 회장은 “권 교수의 강연을 듣고 보니 지금까지 글을 써온 것이 한없이 부끄럽게 다가와 몸 둘 바를 몰랐다.”며 모든 회원들에게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만족해했다. <박철승 기자> 지역 언론인 KTN은 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제 시상식을 보도하면서 나의 문학 무분 심사평을 박스 기사를 사진과 함께 실었다.
“권 교수는 이번 심사에서 수필은 자아를 얼마나 세련되게 세계화했는가와 미학적 측면에서 얼마나 미적으로 구조화했는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학 작품을 물색했다고 밝혔다. 대상을 수상한 허선영 씨의 단편소설 ‘길냥이와 새댁’은 날카로운 풍자적 감각과 현실비판적 의식이 아주 돋보인 작품이라며 현대인의 욕망에 기댄 탈영토성을 적나라게 표현해서 사람과 삶의 현실적인 면을 유머스러운 명과 우화적인 기품을 살려 아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최우수상을 수상한 조소현 씨의 수필 ‘사랑 또 다른 삶 그리고 희망’은 심층에서 숙성시킨 소재를 통해 통찰의 결과를 끌어내어 미적 구조를 형이상학적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수상 정평수 씨의 수필 ‘아, 나의 아버지’를 보면서 삶이 힘들 때 아버지를 생각한다고 쓴 이 작품을 통해 정씨의 아버지는 참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을 갖게 했다고 심사평을 내놨다.
제25회 해외한국문학심포지엄을 계기로 미국 코리아 모니터, 미국 동부 일부, 캐나다 토론토 일원을 돌고 마무리 지점에서 텍사스 달라스 중앙일보 초청을 받아 문학 특강을 한 것은 미국 동부 일원을 관광한 것보다 더 큰 감동을 내게 남겨준 것 같다. 무엇보다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작가들의 문학혼을 엿볼 수 있어서, 그리고 본격수필론을 펼칠 수 있어서 기뻤다. 특히 달라스 문학 특강을 주도적으로 준비해서 저를 초청해주신 달라스 중앙일보 문화사업부 문정 원장님께 감사를 드리며,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박인애 한국본격수필가협회 미주지회장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앞으로도 해외 우리 문학의 토양이 더욱 기름지고, 달라스문학 특강의 성공과 함께, 우리 해외 한인 문학인 한 분 한 분의 건강과 건승 그리고 건필을 빈다.
*저작권은 권대근에게 있습니다. 인용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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